2014년 상반기, 선불식 할부거래업자 주요정보가 공정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각 시·도에 등록된 상조업체는 259개사로 지난해 하반기 정보공개 대비 34개 업체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0년 이후부터 상조업체의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법정 선수금 보전비율을 준수하지 못한 업체의 폐업 등의 요인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체수의 감소에도 총자산, 총 선수금이 늘고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등 상조시장의 재무구조는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입자 수 378만 명, 전년 하반기 대비 10만 명 증가해
 
이번 정보공개는 2014년 4월 기준으로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259개 중 23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됐다. 폐업 및 직권말소 예정업체 5곳과 자료미제출 업체 15개사는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4년에는 전년 대비 34개 업체가 감소했는데 가족사랑휴 등 7개사가 신설했고, 디에이치상조 등 41개사가 등록취소 또는 폐업했다.
 
239개 업체의 일반 현황에 따르면 총 가입자 수는 378만 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정보공개보다 10만 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수가 5만 이상인 업체인 20개사로 나타났는데 이들 업체의 가입자 수가 약 266만 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7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업체당 평균 13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가입자 수가 1000명 미만인 업체 수는 121개사로 전체 업체 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가입자 수는 업체당 평균 293명에 불과했으며, 전체 가입자 중 차지하는 비율이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상위업체와 하위업체 간의 차이는 자연스럽게 부익부빈익빈 현상의 심화를 초래하는데, 가입자에게 납입 받은 선수금 규모도 대규모 상위 업체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자 수가 5만 명 이상인 업체 20개사의 선수금은 2조 1890억 원으로 전체 선수금의 6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가입자 수가 1000명 미만인 121개사의 선수금은 433억 원으로 전체 선수금의 약 1.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소재업체의 가입자 수가 287만 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75.9%로 높은 점유를 보였다. 타 지역에서 점차 수도권으로 거점을 이동하는 회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수도권 상조업체의 수는 130개사로 전년 대비증가비중이 1.2% 오른 반면, 영남권(부산, 울산, 경남, 대구,경북)업체의 수는 64개사로 전년 비중인 28.6%에서 26.7%로 감소했다. 자산규모 100억 원 이상 대형업체 49개사의 65.3%인 32개사도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다.
 

선수금 100억 이상 업체 52개사…선수금 규모 2조 9946억원
 
2014년 전체 상조시장의 가입자 수가 증가하면서 총 선수금 규모 역시 증가했다. 2014년도 상반기 상조업계 총 선수금 규모는 3조 2483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정보공개 대비 1694억 원이 증가했으며, 상반기 정보공개 대비 12.54%증가했다. 공정위는 총 선수금 증가분에 대해 행사·해지에 따른 선수금 감소분보다 신규·유지 가입자의 선수금 납입분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선수금 100억 원 이상인 52개 업체의 총 선수금은 2조 9946억 원으로 전체 선수금의 92.3%에 해당하는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이들 업체의 선수금 증가 금액은 1853억 원으로 전체 선수금 증가액수인 1694억 원보다 159억 원을 초과하고 있어 상위업체 위주로 상조시장이 좌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선수금 10억 원 미만인 영세업체 123개사의 경우 전체 업체 수의 51.5%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총 선수금이 356억
원으로 전체 선수금의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상조업체 관계자는 “상위업체들의 경우 충분히 확보된 회원 정보와 자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 마케팅의 변화를 줌으로서 계속적으로 성장해나가는 반면, 영세업체들의 경우 당장 현금자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수금 예치까지 하려다 보니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신경 쓸 여력이 부족한 업체가 많다”고 설명했다.
 
자산 규모 높아지고 부채는 줄어
 
총 선수금 규모가 증가한데 이어 총 자산 규모 역시 늘었는데, 2014년 상반기 상조업계 총 자산 금액은 2조 870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정보공개대비 3742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자산 규모 증가의 원인은 총 자산규모 100억 원 이상인 대형업체의 수가 전년에 비해 8개사 증가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조시장의 자산 규모가 증가한데 이어 부채 비율도 총 3조 36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47억 원 많아졌다. 부채규모 100억 원 이상인 상조업체 수는 55개사로 이들 업체의 부채총액이 3조 0661억 원이며 상조업체 전체 부채의 91%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부채규모 10억 원 미만 업체 수는 107개사이나 부채 총액은 332억 원으로 전체의 1%에 불과했다.

또, 총 부채비율은 높아졌지만 자산 대비 부채는 117.3%로 전년 대비 1.7%p 감소했는데 부채비율이 150% 이상인 업체의 수는 전체의 23.8%로 전년 대비 17개사가 줄었다. 자산이 늘어나고, 자산 대비 부채가 줄면서 상조업체 재무건전성을 파악하는 주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상반기 지급여력비율은 84.7%로 전년 하반기 대비 1.1%p 상승했다. 공정위는 아울러 지급여력 비율이 평균보다 높은 100% 이상인 업체 수는 107개사로 전체의 44.8%에 달하는 한편, 전년 보다 8개 업체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급여력비율의 개선은 선수금 증가액보다 자산 총액의 증가액이 더욱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수금 미예치 업체 22개사…보전비율 ‘31.2%’
 
공정위는 상조업계 주요 이슈인 법정 선수금 예치와 관련 2014년 상반기까지 총 선수금 3조 2483억 원의 50.1%에 해당하는 1조 6257억 원이 보전됐다고 밝혔다. 보전 기관에 따르면 은행 예치 167개사, 공제조합 가입이 89개사, 지급보증이 3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제조합 가입을 통해 선수금을 보전하는 업체들의 경우 총 선수금 2조 6052억 원의 50%인 1조 3026억 원을 보전했다.
 
은행과 예치계약을 통해 선수금을 보전하고 있는 업체들은 총 선수금 4083억 원의 49.4%에 해당하는 2015억 원을 보전해 법정 선수금 예치비율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지급보증 업체들은 총 선수금 2347억 원의 51.7%인 1215억 원을 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예치 업체의 경우 전체 사업자의 66.8%를 차지하면서도 전체 가입자의 11.7%에 해당하는 약 44만 명만이 가입하고 있어 주로 영세업체들이 밀집돼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자산 규모가 100억 원 이상을 넘어가는 상위 업체 대부분이 공제조합을 통해 선수금 보전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를 가입자 수로 따져보면 전체의 81.8%에 해당하는 308만 명이 가입된 상황이다.
한편 공제조합에 가입할 경우 선수금 대비 일정비율을 담보하는 방식으로 선수금을 보전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은행예치 계약 업체 대비 적은 선수금을 예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에 자금난에 부딪힌 은행예치 업체들 대부분이 공제조합과의 계약을 희망하고 있지만 관리·감독 의무가 없어 계약 체결에 별다른 조건이 없는 은행과 달리 공제조합의 경우 업체에 대한 실사, 별도의 신용평가를 통해 회원사를 받고 있어 가입이 무척 까다롭다. 이 때문에 은행예치 대비 공제조합 가입사의 수는 적은 대신 그 규모는 큰 것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향후 영세업체들이 밀집한 은행예치 제도가 거의 사장될 것으로 분석하는 한편, 근시일 내에 공제조합과 지급보증 형태가 사실상 소비자피해보상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법정 보전비율 준수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도 법정 보전 비율인 50%에 미달한 업체는 22개사로 밝혀졌다. 이들의 선수금 규모는 234억 원으로 전체 선수금 규모의 1.3% 수준이며 가입자 수는 1만 7000명이라고 전했다.
이들 업체의 선수금 보전비율은 31.2%로 그동안 73억 원의 선수금을 보전조치 해 법정 선수금 보전비율의 약 2년 치 가량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수금 보전조치 내역을 파악할 수 없는 업체가 8곳인 것으로 드러나 선수금 보전현황을 보다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공개 자료 신빙성 불투명…“은행예치업체 면밀히 조사해야”
 
공정위는 이번 정보공개에 대해 상조업계 전체의 선수금 보전비율이 높아져감에 따라 상조업체 부도·폐업 시 소비자 피해 보상금 지급 여력이 커졌다고 밝히며 자금부족 등으로 22개사가 법정 선수금 보전비율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으나 점차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수금 미예치사들의 경우 선수금 비중이 전체 선수금 대비 1.3%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과 미준수 업체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업계 개선의 이유로 꼽았다. 한편 이번 정보공개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15개 업체에게는 과태료 부과 등을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정보공개는 소비자가 상조회원 가입 시·도 등록여부, 재무건전성, 선수금 보전현황 등을 확인하도록 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상조업계의 동향 및 개별업체의 운영상황을 공개함으로써 산업의 신뢰도를 제고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소비자들이 상조시장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개된 상조업의 주요정보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정보공개 자료를 통해 대략적인 상황은 파악이 가능하겠지만 정말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에 대해서는 아직 취약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선불식 할부거래업자 주요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공정위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재무상황이 제대로 명시되지 않은 업체가 상당수다. 또, 자산과 부채 등의 재무상황, 선수금 예치현황 등 중요한 정보를 제외하고, 일부 수치만 입력된 업체도 많아 제대로 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기 까지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문제는 정보공개 자료 자체가 가진 신빙성 여부다. 대부분 공정위의 요청에 따라 상조업체 측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업체 측에 유리하게끔 수치를 조작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반응이다. 또, 이번 정보공개상 선수금 미예치사가 22개사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의심스럽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는 최근 회원 수를 고의적으로 누락시켜 선수금 보전금액을 줄이는 방식으로 보전조치를 이행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예치업체들이 선수금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실제 업계에서 들려오는 얘기인데 이러한 소문들과 정보공개 자료가 크게 차이가 나고 있어 보다 확실한 전수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