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던 나기천 국민상조 대표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나기천 국민상조 대표가 오늘(31일) 오전 8시 5분쯤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국민상조 본사 옥상에서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공동대표 K씨가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수사의뢰 된 나 대표는 23일 경찰의 소환 통보를 받고 오늘 오전 10시 김포경찰서에 첫 출석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숨진 나 대표의 차량에서 가족과 상조회 고객들에게 남기는 유서 2매를 발견했다. 유서에는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고객에게 실망을 안겨 죄송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다른 상조회사와 협의 중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찰 수사지휘를 받아 사체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고, 공정거래위원회 수사 의뢰 건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국민상조는 지난 7월 4일 한국상조공제조합에 내야할 예치금을 납입하지 못해 공제계약이 중지됐고, 5일 폐업했다. 폐업 후 8만 명이 넘는 회원들 중 전·현직 경찰관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많은 논란이 됐었다. 국민상조가 폐업하자 한상공은 '안심서비스'를 통해 소비자피해보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달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경찰에 나 대표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국민상조의 총 선수금 규모는 지난 3월말 기준 945억원으로 전체 214개사 가운데 14위에 랭크돼 있다. 국민상조의 외부회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효림회계법인은 “회사의 2015년 12월 31일에 종료되는 회계연도 현재 자산이 436억원인데 비해 부채가 1055억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619억원 만큼 초과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비예수금 948억원에 비해 보유한 유동자산은 126억원이다”며 의견 거절 근거를 제시했다.

이어 “회사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할지의 여부는 회사의 신규사업의 계획, 향후 자금조달계획, 비용절감 및 경영개선계획의 성패에 따라 좌우되는 중요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불확실성의 최종결과로 발생될 수도 있는 회사의 자산과 부채 및 관련 손익항목에 대한 수정을 위해 이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회계법인의 의견거절 이후 외부에서 투자금을 받아 경영난을 타개하려고 했으나 예치금 및 운영자금을 확보 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242%로 전체 평균인 115%와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자본총계가 -619억원으로 이미 오랜 시간 부실이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