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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박대훈 발행인   기사입력  2016/09/28 [08:52]


지난 8월말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던 나기천 국민상조 대표가 자살했다.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국민상조 폐업 사태는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세간의 이목을 모았고, 얼마 전에는 한공중파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상조업계의 문제점이 다뤄지기도 했다.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으며 큰 타격을 입어왔던 상조업계로서는 또 한번 홍역을 치르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상조업계의 위기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은 요즘이다. 강화되는 규제 속에 영세업체 줄도산 우려는 당장 오늘, 내일을 장담하기 힘들만큼 눈앞에 다가와 있고, 매번 거듭되는 언론의 공격에 상조업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선불식 할부거래를 규정한 할부거래법 시행 6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 정부 당국, 언론, 일반적인 소비자 인식까지 업계가 극복해야하는 외부의 적이 너무도 많다. 특히 최근 일부 비양심업체의 먹튀 도산에 업계 상위 업체였던 국민상조 폐업사태까지 이어지며 업계 이미지는 바닥까지 온 듯하다.

 

이러한 업계 상황을 더욱 힘들게 하는 이들이 있다. 후불식의전업체들에 대한 이야기다. 후불식 의전 업체들의 폐해는 이미 본지에서도 수차례 다뤄진 적이 있다. 이들은 질 낮은 상품과 편법적인 추가 요금 징수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해왔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상부상조’정신에 기반을 두고 있는 ‘상조(相助)’라는 용어를 단순히 장례행사를 뜻하는‘상조(喪弔)’의 의미로 오용하며 상조업의 기본 개념을 혼동시키고, 할부거래법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편법 영업인만큼 애초에 위법 행위에 대한 경계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업계가 세간의 비판을 받는 상황을 악용해 이들 비정상적인 후불식 의전업체들이 오히려 선불식 상조업체들을 흠집내는 방식으로 홍보, 영업을 하고 있다. 태초부터 불법인 업체들이 일부 업체들의 위법 행위를 빌미로 정상 업체들을 욕하고 있는 것이다. 사기꾼집단이 일부 경범죄 사범이 발생한 시민 사회를 욕하며 자기 이익을 꾀하는 형국이다.

 

아직도 일부 대중은 상조업계를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는 불법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할부거래법을 통해 법적 규제를 받는 업계의 현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매스컴에 등장하는 일부 피해 사례를 기반으로 한분별 없는 편파 보도를 보며 부정적인 인식을 쌓고만 있을 뿐이다. 이런 이들에게 합법 업체와 불법 업체를 가릴 수 있는 인식이 있을 리 없다. 이들에게는 단순히 ‘돈을 먼저 내지 않으니 회사 망한다고 돈 떼일 리 없다’는 후불식 의전 업체들의 논리가 타당해보일 수 있다. 상대방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인식에 기반 해 제한된 정보만 제공하며 사람을 현혹시키는 사기꾼의 방식과 다를 바가 없다.

 

어쩌면 그 동안 업계는 이들 불법 업체들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해왔는지 모른다. 대다수는 제도권 하에 있는 정상 업체라는 당당함으로 후불식 의전업체들을 단순 무시하며 ‘우리만잘 하면 돼’라는 생각에 머물러 있었고, 일부는 단순히 타깃 소비자가 같다는 이유로 이들을 경쟁상대로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건대 이들은 무시할 수 있는 대상도, 경쟁자도 아니다. 불법 업체가 합법 업체의 경쟁자가 될 수 없음은 당연한 사실이고, 선불식 상조업의 일부 부정 사례를 악용하는 이들의 영업방식은 가뜩이나 훼손된 업계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켜 더욱 장기적이고 심각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런 개입 없이 시장을 두면, 양질의 제품이 저질의 제품에 밀려 사라진다. 세상은 생각처럼 순리대로만 돌아가지 않는다. 악화에 대한 끊임없는 경계와 인위적인 조치가 없다면 양화는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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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9/28 [08:52]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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