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계의 명예와 위신이 추락하고 있다. 가뜩이나 소비자 인식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 속에서 잊을 만하면 터지는 매스컴의 오보와 왜곡 보도는 과도한 규제 속에서도 상조업의 성장과 건전화라는 두 목표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업계인들의 힘을 빠지게 한다.

지난 9월 MBC PD수첩에서 상조업을 다룬 이후 업계가 크게 위축됐다. 방송에서는 어느 산업계에서도 볼 수 없는 강도 높은 소비자 피해 보상 제도인 선수금 50% 예치제에 대해서도 소비자 피해 보상에는 부족한 규모라며 칼날을 세운다. 그 동안 수도 없이 언급되고, 해명되기를 반복했던 부채 비율 문제도 여지없이 지적된다.

소비자 피해 보상 기관이지만, 동시에 소비자 피해 예방을 목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공제조합에 대해서도 단순히 예치금 규모만 놓고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상조, AS 상조 등 일부 업체의 사례를 업계 전체의 문제로 매도하는 방식은 기본이다.

그 동안 업계는 매스컴으로부터 무수한 질타를 받아왔다. 그리고 대부분의 질타는 업계 현실에 대한 이해는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문제 사례에 일반적인 수치적 시각을 끼워맞추는 것에 불과했다. 레퍼토리도 항상 반복된다. 업계는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항변하고, 문제로 지적된 부분에 대해 해명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같은 오보 및 왜곡보도가 반복되는 것은 이들이 업계의 목소리는 전혀 들을 생각이 없음을 증명한다. 이슈가 될 만한 이야기라고 제대로 된 준비와 분석 없이 터뜨려놓고 이후에는 나 몰라라 하는 식이다. 과연 이것이 진정한 문제의식을 가진 보도라고 볼 수 있을까.

방송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이라는 이들의 발언은 과연 이들을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상품을 개발하고, 인건비를 지급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기존 고객을 관리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기업의 기본적인 운영에 대한 부분은 배제하고 선수금을 100% 가깝게 유치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웨딩, 여행 등 상조업이 시장 다각화를 위해 내놓은 상품에 대해서는 ‘장사가 안 돼서’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업계 전체의 선수금 규모가 매년 늘어나는 등 업계의 성장세가 분명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움을 넘어 실소가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상조업계의 부실 여부는 단순히 부채의 증가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고, 지급여력비율이나 선수금 예치 준수 여부 등을 통해 평가해야한다고 당부하지만, 이마저도 들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는 상조업만의 독특한 회계구조는 여전히 업계의 부실과 부정으로 해석된다.

방송 이후 많은 업계인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영업에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으나 누구 한 명 책임져 주는 사람이 없다. 주변인들로부터 불편한 시각을 받는 이들도 많다.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 자긍심이 무너진다. 매년 10월은 국정감사 기간이다. 이 기간 업계는 정무위 국정감사 내용에 귀를 기울인다. 올해도 어김없이 업계에 우려를 제기하는 발언이 나왔고, 아니나 다를까 업계 현실에 대한 이해는 전혀 없는 주장이었다. 이해는 관심에서 비롯된다. 매스컴에서 정치권까지 이처럼 이해가 떨어지는 것은 곧 평소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심도 없는 분야에 대해 단지 이슈 거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매스컴과 입법·행정부 등 정부기관의 목소리는 그 무게감과파급력이 일반인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책임을 생각해야 하며, 깊은 고민과 이해를 통해 이뤄져야한다. 만약 그들이 그것을 망각하고 있다면, 관련한 이해 당사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이들의 행태도, 업계의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언제까지 상조업의 위신이 떨어지고 있는 현실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 가뜩이나 더욱 강화된 규제로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시기다. 힘들더라도 조금 더 힘을 내서 이제는 이 반복되는 고리를 끊어내고 업계의 명예를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