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부산상조·고려상조·디에스라이프 등 선수금 이어 자산도 감소

대부분 업체들의 자산이 증가했지만 한효라이프(-4.60%), 디에스라이프(-0.36%), 새부산상조(-3.82%), 고려상조(-9.10%) 등의 업체는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새부산상조와 고려상조, 디에스라이프의 경우 자산과 더불어 선수금 역시 감소하는 추세에 있어 경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채 역시 선수금 규모에서 가장 앞선 프리드라이프가 8331억원으로 전년 6977억원 대비 19.41% 증가해 1위를 차지했다.이어 보람상조가 7674억원으로 전년 6841억원 대비 12.16% 증가했고, 더케이예다함이 2537억원에서 22.67% 증가한 3113억원을 기록하며 부채 규모 3위에 놓였다.

더케이예다함의 뒤를 이어 재향군인회상조회가 2826억원으로 4위에 올랐으며, 5위는 2364억원의 부채를 보유한 부모사랑으로 나타났다. 부채 규모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부금선수금으로 부채 규모의 증가는 상조산업에 있어서는 오히려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자산대비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는 경영의 적신호로 해석할 여지는 존재한다.

보람상조개발, 상조업체 순이익 ‘최다’

이처럼 상조업계 주요 업체의 각종 재무 지표들이 전년 대비 상승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언론 매체 등의 상조업 때리기가 계속되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조업계의 회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채가 많다는 점을 들어 부실 산업이라고 호도하는 사례가 여전히 빈발하는데다, 일부 영세·부실 업체의 도산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일어나면 마치 상조산업 전체가 불법의 온상인 것처럼 프레임을 덧씌워 부정적인면만 부각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상조업계의 성장은 오히려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들어서고 있다. 선수금 규모 5조원 시장을 앞두고 있는 상조업계는 현재 장례상품과 더불어 삶의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신상품의 출시, 그리고 상품 마케팅의 강화와 판매채널의 확대로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여기에 풍부한 자산운용을 통해 경영 리스크를 축소시키면서 상조시장의 질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보험업계에서도 상조업계의 문을 두드릴만큼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으며, 규제의 한파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아내고 있다.

그 결과, 최근에는 상조업의 회계특성상 순이익을 달성하기가 어려운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한계를 벗어난 업체의 수도 적지 않다.

2017년말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업체로는 42개사 가운데 18개사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보람상조개발이 5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에이플러스라이프가 50억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더케이예다함도 38억원의 높은 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화드림 역시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상조사업 관련 성과만으로 보기는 어려워 순위에서 제외했다. 이와 함께 25억원의 순이익을 낸 프리드라이프 역시 7년 연속 흑자달성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밖에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업체로는 교원라이프(5억 2149만원), 라이프온(7억 2820만원), 효원상조(5억 4467억원), 제이케이(25억 1255만원), 현대에스라이프(9억 5836만원), 다온플랜(3억 8535만원), 디에스라이프(2억 2981만원), 휴먼라이프(1억 3745만원), 모던종합상조(4440만원), 대한라이프보증(4억 8873만원), 다나상조(8931만원), 새부산상조(9901만원), 삼육리더스라이프(1173만원)으로 분석됐다.

한편, 이들 42개사의 총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109.01%로 나타났으며, 2017년말 기준 업계 전체 평균 111% 대비 약 2%p 낮은 것으로 나타나 안정세를 보였다.

감사보고서 미제출사 전년 대비 두 배…영세업체 폐업 대비해야

이번 금감원 공시업체의 재무제표 분석 결과 상위권 대형업체의 경우 선수금·자산·매출 부문에서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선수금과 매출액을 비롯해 자산 등 모든 지표에서 감소세를 보인 업체도 일부 존재했다. 이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나머지 약 120여개 사의 상황은 대형업체의 선전과는 달리 그리 낙관적이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공정위에 따르면 감사보고서의 제출 법정기한인 올해 3월말까지, 50개사가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보고서 미제출 업체의 수는 지난해의 두 배가 늘어난 것으로, 이는 자본금 상향을 앞두고 조만간 대규모 폐업 우려가 있음을 시사한다.

내년 1월까지 자본금을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증액 조치하지 않을 경우 업체들은 그대로 폐업 수순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감사보고서의 제출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을 이어나갈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따라서 올해에는 그 어떤 해보다 치열한, 구조조정의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그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양 공제조합에서는 안심서비스와 장례이행보증제도 운영을 통해 피해보상 활동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공정위 역시 은행예치 업체를 대상으로 한 보상시스템을 마련한 상황이다.

그러나 앞으로 일어나게 될 피해보상을 준비하는 것으로는 산업의 연착륙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소비자 피해가 있을 때마다 각종 언론 매체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상조산업으로서는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한 까닭이다. 때문에 업계 권익을 보호하고 제 목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또한 시장 외부에서 오해하는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는 업계의 대표단체의 설립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앞선 42개사의 분석 결과는 시장 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흑색선전이 실제의 시장 상황과 크게 동떨어져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그저 ‘우리끼리의 얘기’일 뿐이다. 아무쪼록 상조업계가 걸어온 길, 가고 있는 길, 그동안 증명해온 길을 바로 알리기 위한 업계의 자구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