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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두구육’ 후불제 의전, 상조 비방은 이제 그만
개정 할부거래법 시행 이후 급속도로 늘어 ‘주의요망’
 
신범수 기자   기사입력  2019/02/13 [09:04]

    

지난 1월 24일 최종적으로 할부거래법에 명시된 자본금 요건인 15억원을 충족한 81개사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으므로 새로운 시작을 위해 본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자본금 요건을 충족 못하고 후불제 의전업체로 옷을 갈아입을 업체들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후불제 의전업체는 그동안 상조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 적이 있어 그들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힘이 더해지고 있다.

 

전국에서 난립한 후불제 의전업체 중 다수가 과거 폐업한 상조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11년 할부거래법이 개정된 이후 법이 정한 비율의 선수금 예치 또는 소비자피해보상보험 가입 등이 의무화 되면서 법을 지키기 어려운 업체들이 상조업계를 떠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법망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영업을 계속하는 ‘후불제 상조’의 탈을 쓰고, 다시 시장에 나타났다. 이들은 정부에서 소비자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마저 지키지 못해 일종의 퇴출을 당한 셈인데 간판을 바꿔달고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어 상조업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도 떠올랐다.

 

후불제 의전업체가 난립하게 된 것은 할부거래법 규제로 인해 나타난 ‘풍선효과’라고 분석할 수 있다. 이들은 대체로 선불식 할부거래시장을 비판하며 언론에 부정적인 내용을 제보하는 등 영업활동을 전개하는데 ‘미리 불안하게 선불금을 납부할 필요 없이’경제적으로 장례 행사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490만원 패키지 상품을 180만원선에서도 서비스가능하다는 다수의 후불제 의전업체들은 상조업계의 패키지 상품을 고가라고 매도하며 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그들이 주장하는 경제적인 장례행사에서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을 당해 경황이 없는 유족들에게 장례행사에 대한 무지를 틈 타 애초 약정된 금액을 벗어나 추가비용을 청구하거나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많고, 저가행사의 경우 터무니없이 부실한 내용의 행사를 진행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상조, 경제적 이점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서비스 이용가능

피해보상시스템 운영으로 폐업해도 서비스 받을 수 있어

 

상조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으로 장례, 결혼 등 개인이 쉽게 치르기 힘든 가정의례행사를 대행하거나 관련물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뿐만 아니라, 크루즈여행과 어학연수, 100세 시대를 대비한 셀뱅킹 프로그램 등 우리 일생 전반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상조는 우리 전통 중 하나인 ‘주변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도우며 해결한다’는 문화를 관혼상제와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로 만든 것으로 업계가 성장하면서 그 영역이 더욱 확대돼 국민들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할부거래법 제 2조에 의하면 상조서비스업은 장례 또는 혼례를 위해 가정의례 행사를 위해 상조서비스 공급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소비자로부터 서비스 이용대금을 분할 등의 방법으로 대금을 납입 받고, 약속된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상조서비스 가입계약은 상조회사가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모집원을 통해 회원을 모집해 매월 일정금액의 불입금을 받은 후 이에 대한 대가로 장례 등 행사와 관련된 용역과 물품을 약정하는 계약이다.

 

향후 10년 혹은 20년 후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가입 시 저렴한 금액으로 상조상품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메리트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가입한 상조회사의 다양한 할인제도를 이용할 수 있어 상 발생 후 가입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상조상품은 장례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웨딩과 크루즈여행뿐만 아니라 셀뱅킹과 어학연수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함에 따라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적인 이용이 가능하며, 일부 업체 상품의 경우 상조상품 가입 시 리조트, 콘도 등의 이용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 상 발생 전후인 평소에 장례상품 이외의 다양한 부가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갑자기 상을 당해 유족이 경황이 없을 때 장례절차를 유족에게 알려주고, 유족을 대신해 장례식장과 화장장, 납골당의 업무를 조율해줘 핵가족, 1인 가구 등 가족 수 감소로 상발생 시 상장례 전문회사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 상조업체는 폐업이 되어도 타사에서 상조계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며, 보험과 달리 타인에게 양도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 후불제 의전업체를 이용할 경우 법적 보호 장치가 없고, 추가 금액 요구 등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상품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선불식 상조상품의 이점이 미리 일정 금액을 납부하다가 향후 행사발생 시 잔금을 계산해 경제성이 높은 반면, 후불제 상조는 최초 가입비용이나 가입비용 없이 행사가 발생하면 곧바로 상품가를 자불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또 선불식 상조상품에서도 제공하는 장례 서비스 이외에는 별다른 장점을 찾기가 어렵다.

 

실제로 많은 후불제 의전업체들이 자신들의 상품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선불식 상조시장에 존재하는 영세·부실업체들을 집중 거론하며 후불제 상품을 이용할 경우 소비자의 각종 위험요소가 상대적으로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상품 가격 역시 후불제로 인해 영업수당·관리비 등이 제외되므로 기존의 상품들보다 훨씬 저렴하게 상품 이용이 가능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후불제 상품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들이 지적한 것보다 훨씬 심각한 병폐가 그들 스스로에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상조매거진

 

후불제 의전업체, 변종영업으로 업계 불신 부추겨

 

개정 할부거래법 시행으로 상조업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후불제 상조업체의 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100여 곳이 넘는 후불제 상조업체들이 선불식 할부거래법의 사각지대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영업이 아닌 할부거래법의 규제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후불제 상조업체들은 법의 관리를 받지 않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피해를 낳을 우려가 높다. 후불제 업체가 내세우는 상품들의 가격은 일반상조회사에서 제공하는 가격보다 저렴하지만 한 장례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본가격을 낮추고 수의나 관 등의 제품 변경을 통해 추가요금으로 이익을 챙긴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어 후불제 상조업체 중 일부는 특정 장례식장에 행사를 몰아주고 장례식장과 함께 수익을 분배한다고 했다.

 

후불제 업체가 자신들의 홍보를 위해 선불식 상조업체의 폐업이나 소비자피해 발생 등 부정적인 뉴스를 앞세우는 것도 문제가 된다. 기존 상조업체에 가입하면 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과도한 비용으로 바가지를 쓸 수 있다는 내용을 자신들의 홈페이지나 블로그, 카페, SNS 등에 올려 상조에 가입한 회원에게 불안감을 심어줘 해지를 유도하고 있다. 상조업계 전체 중 일부 영세업체나 폐업한지 오래된 회사의 기사를 짜깁기 해 재무상태가 좋고, 회원 수가 많은 대형 상조회사도 곧 폐업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장한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상조회사를 경영하던 사람들이나 장례지도사들이 전국에서 후불제 상조 혹은 OO상조라는 상호명을 걸고 선불식 상조회사들을 비방하며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자신들이 몸담으며 생계를 꾸려온 상조업계를 마치 범법자들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법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매우 잘못된 행태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 종사자들은 선불식과 후불제를 구분할 줄 알지만 일반 국민들은 상조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다 똑같은 곳 인줄 알아 이미지에 타격이 크다”며 “상조회사와 후불제 의전업체를 구분 지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덧붙였다.

 

상조회사의 상조(相助)와 후불제의 상조(喪弔) 의미 전혀 달라

상조업 이미지 제고위해 용어정리 반드시 이뤄져야

 

앞서 살펴본 문제들보다 더 큰 문제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 영업하는 후불식 상조업체들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이다. 후불제 업체에서 사용하는 상조는 서로 돕는다는 뜻의 相助(서로상, 도울 조)가 아닌 상례를 뜻하는 喪弔(잃을상, 조상할 조)로 국한돼 있어 장례 서비스 외에 웨딩, 크루즈여행, 어학연수, 셀뱅킹 등 우리 삶 전반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불식 상조업계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선불식 상조회사에서 사용하는 상조(相助)와 후불제 의전업체에서 쓰고 있는 상조(喪弔)의 용어정리 없이 상조관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선불식 상조회사를 향한 언론의 집중포화가 시작된다. 그동안 업계에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힘써온 노력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할부거래법 개정으로 할부거래의 정의가 확대되면서 후불제 업체의 편법 영업을 일부 규제할 수 있게 됐지만 용어 정리에 대한 부분은 반영되지 않아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고, 정상적인 경영과 영업을 하는 상조회사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 법망을 교묘히 피하기 위해 변종영업을 선택한 후불제 업체나 의전업체가 상조라는 이름을 걸고 영업하는 현실을 이대로 바라만 본다면 상조업계는 또다시 언론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후불제 의전업체들의 횡포는 상조업계의 부정적 이미지를 자양분으로 삼아 이미 언론 포탈들을 잠식해나가며 상조업계에 데미지를 주고 있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상조업의 감독 기관인 공정위에서 후불제 의전업체에 대한 적극적인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 총 2회 차 까지 납입금을 받아 운영되던 후불제 의전업체를 법으로 포섭했다고는 하지만 변종영업의 행태가 날로 진화하는 현 상황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후불제 의전업체에 대한 전수조사 등 실질적인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할부거래법 개정으로 상조업계가 어수선한 가운데 후불제 업체는 100여 곳 이상으로 늘어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며 “지난 1월 이후 자본금 증자를 이루지 못한 업체들이 후불제로 선회한다는 말들이 여러 곳에서 들려와 언제 또다시 외부의 무분별한 비방에 업계가 타격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이나 언론의 집중공격으로 인한 소비자 불신은 상조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소였기에 업계는 하루 빨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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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13 [09:04]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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