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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문재인 정부 고용정책에 가려진 진실
상조 모집인 산재보험 적용, 과연 타당한가
 
박대훈 발행인   기사입력  2019/09/05 [08:57]


상조모집인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이 추진되면서 업계에 또 다른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말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고용노동부 및 근로복지공단 담당자와 상조업체 관계자 일부가 참여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형태적으로는 회의, 비공개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사실상 일방적으로 정책 방향을 통보하는 자리였다는 전언이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란, 독자적인 사무실, 점포, 작업장 없이 계약된 사업자에 종속되어 스스로 고객을 찾거나 맞이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며 각자의 실적에 따라 소득을 얻는 이들을 말한다. 개인이 스스로 근로방법, 시간 등을 결정하고 정해진 고정 급여 없이 실적으로 수익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자영업자에 가깝지만, 계약 관계로 특정 사업자에 종속된다는 점에서 일부 근로자의 성격도 갖고 있다고 인정되는, 즉 자영업, 프리랜서와 일반 근로자의 중간에 있는 개념이다. 현재 법적으로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대출모집인, 보험설계사, 레미콘기사, 신용카드모집인, 대리운전기사, 학습지교사, 골프장캐디 등이 해당한다.

 

정부는 사회복지 안전망 확충의 일환으로 근로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직에 대한 4대 보험 적용 등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 첫 단계로 산재보험 적용 대상을 늘리고 있다. 사회적으로 점차 복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각지대를 찾아 해결해 나가겠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문제 삼기 어렵다. 그러나 세부 정책을 실행함에 있어서 실질적인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확실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산재보험을 비롯한 4대 보험은 수혜자와 사업자가 비용을 분담하는 준조세적 성격이 강하다. 4대 보험 적용 대상이 되면 그 순간 갑작스러운 비용이 발생하는데 그 규모가 만만치 않다. 현재 상조업계에는 최소 몇 만 명이상의 모집인이 활동하고 있다. 업계 전체적으로 월 수십억의 고정비용이 생기는 셈이다. 적용 대상의 적정성도 따지고 볼 필요가 있다. 정책의 취지는 사실상 종속된 근로자로서 해당 활동을 주 소득원으로 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상조 모집인의 경우 소득이 적고 부업 개념으로 활동하는 이들의 비중이 매우 높고 이직률도 상당하다. 원치 않는 종사자는 적용 제외 신청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원칙적으로 전 종사자에 당연 적용한다는 현재 정부안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정책의 일관성이다. 다단계판매업계에서는 본업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회원들이 판매원 가입이 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본 직장에서 퇴직 시 실업수당을 받는 데 제한을 받는 사례들이 논란이 되어 왔다. 이미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이들임에도 불구하고 판매원(사업자)으로서의 자격이 고용된 근로자로서의 자격보다 우선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산재보험 가입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에서는 독립된 판매원, 영업자의 성격보다 근로자의 성격을 우선하겠다고 한다. 대상은 유사한데 상황에 따라 지위가 달라지는 이상한 장면이다.

 

이러한 상황에 특수고용직을 두고 있는 타 업계에서도 반발이 심상치 않다. 오래 전부터 방문판매를 주요 유통 경로로 활용해온 화장품 업계의 경우 언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의 방문판매원은 사실상 전업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상조 모집인보다 정책 취지에 부합하는 직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상조업계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아무리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더라도 이해당사자와의 충분한 협의가 이뤄져야만 부작용을 줄이고 실효성을 높이는 완성도 높은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간과된 일방적인 정책은 이해당사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사실상 공권력의 폭력이나 다름 아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는 상조업계를 비롯한 이해당사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조율에 나서야 한다. 업계 또한 새로운 사업자단체들을 중심으로 머리를 맞대고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정책을 협의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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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05 [08:57]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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