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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수 600만 상조업계, 패러다임 전환 필요
상조산업의 내일은 ‘신뢰와 투명’ 바탕돼야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19/10/07 [09:24]

 

상조업계의 가입자 수가 600만 시대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010년 할부거래법으로 규율된 상조산업은 그동안 공정위의 관리·감독 아래 여러 강도 높은 규제를 통해 구조조정을 거쳤다. 설립 자본금 요건 상향 등의 정책을 통해 상조시장의 양적 팽창이 저지되면서 결과적으로 질적 성장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업계의 안정성장에도 불구, 아직까지 공정위의 관리·감독 수위는 제재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양 공제조합 계약사를 중심으로 나뉜 2곳의 상조협회도 출범했지만 아직 어떤 성과를 내기는 요원한 상황이다. 또한 대형업체들이 다수 가입된 한국상조공제조합의 경우 전임 이사장이 비리 의혹으로 중도 퇴진한 이후 새로운 인사를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하루빨리 이러한 시장 내부의 혼란을 수습하고, 또 다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상조산업은 숱한 난관 속에서도 견실한 업체들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 노력이 이어졌고, 그 결과 다양한 선불식 할부거래상품이 시장에 등장, 강도 높은 규제와 그로 인한 불리한 여론 형성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소비층을 견인하며 가입자 수 600만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성장통을 겪으면서 처음 제도권에 포섭될 당시 300곳이 넘던 상조업체의 수는 오늘날 86개사로 구조조정됐으며, 이러한 인수·합병을 통한 업체 수의 변동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올해 초에는 상조업체의 설립 자본금을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상향해 재등록을 마쳤고, 이를 통해 상조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발판이 강화됐지만 상조산업을 관리·감독하는 공정위는 여전히 규제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우선 공정위가 향후 추진키로 한 상조 관련 이슈는 크게 두 가지다. 일부 업체가 소비자 혜택 증진과 결합상품 마케팅을 통해 지급키로 한 100%의 만기 해약환급률이 과도하다는 공정위의 입장에 따라 이를 법을 개정해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722, 이 같은 상조업체의 상품 마케팅에 대한 경고를 담은 상조 상품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내용에 따르면 해당 상품들의 경우 만기 후 실제로는 일정기간이 지나야 100%의 환급금을 소비자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일부 상품의 경우 32년까지 기간이 소요돼 사실상 돌려받기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특정 한 업체의 사례에 해당하며 대부분 업체들은 그리 길지 않은 기간 내에 100%의 환급금을 돌려주도록 설정한 상황이다. 여기서 공정위는 그러한 마케팅 자체가 회사의 부실을 초래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이러한 상품을 장기적으로 판매할 경우, 업체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에이스라이프의 폐업, 32년짜리 장기상품 등 특정한 업체의 마케팅이 마치 상조업 전체의 꼼수인 것처럼 강조하는 듯한 공정위의 보도 행태는 결국 불필요한 혼란을 부추겼고, 또 다시 여러 언론의 먹잇감으로 비화됐다.

 

그렇다면 법으로 개정한다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이에 대한 공정위의 답변은 검토중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이미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201711, 소비자보호지침을 한 차례 개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공정위는 결합상품의 해약환급금 지급 조건을 상조상품 납입 총액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지급하라고 권장했고, 권고사항으로는 소비자가 결합상품 각각의 계약 조건을 명확히 인지한 후 계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만기 해약 시 과도한 환급금 지급 조건 설정을 자제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든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실제로 업계의 마케팅 활동까지 법으로 개정하는 것은 어려워보이며 이를 검토하더라도 지침 개정에 적합해보인다고 부연했다.

 

공정위는 이와 더불어 또, 지난 4월 천궁실버라이프의 폐업 이후 불거진 크루즈상품 선수금 미예치 논란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또한 할부거래법 개정을 통해 예치할 수 있도록 검토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실제 상조업 현황을 고려하지 않은 섣부른 처사이며, 제대로 된 실태 파악이 급선무로 보인다. 사실상 이미 대부분의 업체들이 수년 전부터 크루즈 상품을 통해 거둬들인 선수금을 금융기관과 공제조합 등에 예치하고 있는 탓이다.

 


상조협회 출범 2개월인가 두고 고심하는 공정위

법 개정 의견 전달·업계 권익 보호 등 동시 추진해야

 

긍정적인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제재만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상조업계는 업계의 재편을 계기로 상조 사업자의 권익을 위한 협회 출범에 기대를 걸었다. 이처럼 업계 종사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여겨졌던 상조협회는 지난해부터 추진 움직임이 본격화됐으며, 지난 7월 보람상조와 한강라이프 등 한국상조공제조합을 중심으로 한 대한상조산업협회, 프리드라이프와 함께 대명스테이션 등 상조보증공제조합이 주축이 된 한국상조산업협회가 동시에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이들 협회의 사업 계획을 보면, 상조업계 현실에 맞는 회계기준 마련, 일용직 근로자퇴직금 이슈에 대한 대응, 할부거래법·방문판매법 개정 시 업계 의견 전달 등 굵직하고 업계에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 다수 포함돼있다.

 

물론 하나의 단체가 아닌 두 곳으로 나뉜데 대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동안 사업자단체의 출범에 대한 업계 종사자들의 바람이 컸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하다는 지적아래 각 협회의 행보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도 높았다.

 

현재 두 협회는 창립총회를 가진 이후 사업자 단체 인가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으며, 정관을 비롯한 관련 서류를 공정위 할부거래과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애초에 한 곳의 사업자 단체의 인가를 염두했던 상황에서 이러한 두 협회의 출범은 공정위에게도 적지 않은 당혹감을 안겨줬다. 그동안 공정위 스스로도 상조업계의 사업자 단체 출범 추진을 독려하는 듯한 발언이 있어왔지만 이런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할부거래과 관계자는 현재 두 단체에서 서류를 보내와서 검토했는데, 어떤 결과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어렵다협회 인가에 대한 어떤 기준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두 곳 모두 인가를 하지 않을 수도 있고라며 말을 흐렸다.

 

현재 협회 인가에 대한 할부거래과의 입장은 개별 승인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국 양 협회의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또한 이는 양 단체의 개별적인 활동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아직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은행예치 업체의 유치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한국상조산업협회의 경우 창립총회 이후 서울을 거점으로 지속적으로 업체들을 찾아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한상조산업협회 역시 관련 공문을 보내며 업체들의 참여를 촉구했지만 상조업체가 몰린 서울이 아닌 행정이 중심이 되는 세종시를 거점을 둔 탓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남은 상조업체의 협회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앞으로 공정위의 정식 승인에 있어 무척 중요한 요소가 되리란 것은 알고 있지만 현재 상조업계의 권익보호를 위해 협회가 해야할 일도 산적하다공정위가 계속해서 제재를 시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로 인해 이따금 대량 해약사태가 일어나기도 하는 상황 속에서 우선 협회로서 해야할 본연의 일에도 박차를 가해야 하지 않겠냐고 조언했다.

 

관계자는 이어 또한 공정위의 태도를 보면 두 협회의 통합은 결국 불가피해 보인다현재두 협회가 세세한 운영 방식은 다르면서도 결국 지향하는 바는 업계의 권익보호에 있으니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통이 아닌 소통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지난 19, 사단법인 인가 신청과 더불어 상조업계에 산적한 주요현안을 비롯한 각종 과제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도록 임시총회를 열어 회원사 간 의견을 공유한 한편 적극적인 활동을 약속했다.

 

한상공, 하반기 이사장 선임 전망업계 이해도 높은 인사 기대

상조시장, 필수산업 발돋움사랑받는 업종으로 나아가야

 

현재 양 상조협회가 추구하고 있는 공동의 목표는 상조사업자들의 권익과오해 불식, 특히 상조업계를 둘러싼 오해를 바로 잡는데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현 시각에도 상조업을 향한 잘못된 지식과 왜곡된 보도는 계속 나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악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박제현 한국상조공제조합 전임 이사장이 조합 돈 유용 등의 비리 의혹으로 중도 퇴임했음에도 불구하고, 1억원 이상의 퇴직금과 성과급을 조합에 요구해 물의가 되기도 했다.

 

퇴직금은 차치하고, 막대한 성과급에 대한 요구는 상조업계의 현황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공제조합의 수장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박 전 이사장은 중도 퇴임 직전 이사회에서 해임 발의안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총회에서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못하도록 저지했고, 자신을 둘러싼 물의에 대해 스스로 물러나는 것으로 겨우내 수습한 인물이다.

 

한국상조공제조합에서 측은 박 전 이사장의 퇴직금·성과급 요구에 대해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에서 지난해 박전 이사장에 대한 특별조사를 실시하며 그 결과로 막대한 성과급에 대한 개선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상조공제조합 관계자는 박 전 이사장에 대한 형사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러한 요구에 순응한다면 조합 신뢰, 나아가 상조업에 대한 신뢰에 또 다시 금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공제조합은 박 전 이사장의 중도 퇴임 이후 정상화를 목표로 투명한 조직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오준오 보람상조 대표이사는 이사장 직은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가 필요하다전임 이사장과 같은 전횡이 일어나지 않도록 크고 작은 조합사의 의견을 존중하고, 조합 운영에 반영할 수 있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상조공제조합의 새 이사장 선임 절차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에서는 지난 7월 임추위 위원을 추천했으며,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부터 이사장과 함께 공석인 공익이사 선임 등의 절차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으나 한국상조공제조합의 내부적인 문제들이 수습되면 업계가 한층 견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투명과 신뢰는 이러한 한국상조공제조합만의 숙제는 아니다. 상조업계 또한 이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상조업계가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내세워 새로운 트렌드를 추구해왔다면 앞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굳건한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상조 협회 활동을 통한 자율규제가 필요할 것이며, 두 번째로는 소위 상조업을 향한 가짜 뉴스와 규제업종으로 바라보는 감독기관의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원 수 600만명을 넘어 필수산업으로 발돋움한 상조업계가 아무쪼록 보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업종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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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7 [09:24]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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