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ㆍ장묘 > 장묘 일반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공공 동물장묘시설 설치…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반려인, 고비용·원정 화장 등 불편 호소
 
신범수 기자   기사입력  2019/10/16 [17:40]

 

▲     ©상조매거진

 

농림축산식품부에 의하면 한 해 전국에서 약 15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폐사하지만, 이 가운데 불과 2만 마리 정도만 화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사후처리와 관련 시설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동물장묘시설 설치를 둘러싸고 지역주민과 사업자간 갈등이 심해 분쟁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혐오시설이란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지만 사업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관련 시설 건립을 마냥 미룰 수는 없다며 맞서고 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반려인이 많아지면서 동물보호법에 따라 장묘시설에 맡겨 화장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다만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합법적인 장묘업체는 현재 전국 39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선택한 장묘업체의 등록 여부를 확인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미등록 업체의 경우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지 못해 여러 동물사체를 동시에 화장하거나 고비용을 청구하는 사례가 있기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반려동물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동물장묘업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는데, 규제와 민원 등으로 그 수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한 곳의 동물장묘시설에서 하루 3~10건의 화장 진행이 가능하다. 전국의 모든 장묘시설을 365일 모두 가동한다고 해도 한 해 발생하는 688000여 마리의 반려동물 사체의 15% 정도만 화장이 가능해 시설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동물장묘시설 확충에 앞장서야 할 지자체에서는 민원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회피하고 있어 반려동물 장묘업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보통 동물장묘시설은 혐오 시설로 인식돼 도심에서 접근하기 힘든 외곽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역시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이 아닌 타 지역으로의 원정 화장은 바쁜 현대인들이 시간을 내서 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반려동물이 새벽에 죽는 경우도 많은데, 반려동물을 잃은 보호자가 직접 운전을 하고 동물 장례식장에 가는 것에는 위험성이 존재하기도 한다.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불안한 심리상태로 운전을 하게 되면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동물 장례식장은 앞서 언급한 시설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기 전에 허가를 받은 업체가 대다수이고, 추후 필요에 의해 허가를 받으려 해도 주민들의 민원 및 집회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내 동물장묘시설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동물 화장장의 허가 문제로 인한 주민과 사업자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     ©상조매거진

 

진주 대곡면 주민들, “동물화장장 절대 안 돼

 

진주시 대곡면과 의령군 화정면 주민 200여 명은 지난 92일 대곡면사무소 앞에서 동물화장장 건립 반대 집회를 열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마을 주민들은 비옷을 입고 면사무소로 속속 모여 들었다. 집회참가자들은 주민 동의 없는 동물화장장 건립은 절대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곡면 동물화장장 설치 반대 진주시 대곡면 공동대책위원장인 성재윤 대곡면 이장단협의회회장은 동물화장장이 건립되면 대곡면의 청정한 지역 이미지가 추락하게 되고 또 소각로에서 배출되는 분진 등으로 대곡면과 의령군 화정면 주민들은 맑은 공기를 마실 권리를 박탈당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물화장장 건립을 추진하는 민간업자가 최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한번 해보자는 것이다. 보고만 있을 수 없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참가자는 힘을 모아서 동물화장장 설치를 막아내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한 참석한 이현욱 자유한국당 시의원과 제상희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도 동물화장장 설치를 막기 위해 시의회 차원에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대곡면과 화정면 주민들은 집회 후 동물화장장 설치 예정지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한편 민간업자 A씨는 지난 4, 시청 건축과에 대곡면 동물화장장 설치신고를 한 후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설치신고를 자진 철회했다. 하지만 6월에 다시 허가신청을 냈고 진주시는 동물화장장의 진출입로가 확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이에 A씨는 불복해 최근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대곡면 동물화장장 설치에 대해 지난 6월 류재수 민중당 시의원은 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문에서 공설 동물화장장 설치에 대해 질의했다. 류 의원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에 육박해 동물화장장 건설이 필요하지만 주민들이 혐오시설로 인식해 반대하고 있다며 시가 직접 운영하는 공설 동물화장장 설치를 제안했다.

 

이에 조규일 진주시장은 공설 동물화장장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진주시 여건과 주민 여론 등을 들어보겠다고 밝힌 뒤 김해시에서 국비 등을 지원 받아 동물화장장 설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 반대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을 예로 들며 공설 동물화장장 설치가 쉽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공공 동물장묘시설 건립으로 갈등 풀어야

 

동물장묘시설 설치를 둘러싼 갈등은 진주시와 경남도만의 일이 아니다. 동물화장장 설치를 둘러싼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은 진주, 양산, 의령, 김해 등 경남지역에서만 5곳이 넘는다. 뿐만아니라 다른 여러 광역 시·도에서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경남도가 파악 중인 도내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정식 등록된 수만 63000여 마리다. 하지만 실제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는 수는 638000여 마리로 10배가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현재 동물화장장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설치 운영 중인 동물화장장은 경남도내 18개 시·군 중 김해시에 4, 고성군과 양산시에 한 곳씩 모두 6곳에 불과하다. 동물화장장도 공영화장시설은 한 곳도 없고 모두 민간이 운영하고 있어 접근성과 비용측면에서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반려동물 사체 대부분은 종량제쓰레기봉투에 담아 일반 쓰레기와 함께 불태우는 방법으로 처리되고 있다. 또 일부는 집 주변 야산 등에 불법으로 매립하는 사례도 많다. 동물병원을 이용해 의료폐기물 전문처리업체를 통해 사체를 처리하거나 애완동물 화장장을 갖춘 동물장묘업체를 통해 처리하는 사례는 비용 부담으로 이용이 많지 않다.

 

따라서 최근 반려동물이 크게 늘면서 동물 장묘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시설 동물화장장을 설치하려는 개인 민간업자들도 늘고 있다. 일부 민간업자들은 해당 지역주민 반대와 건축허가권을 쥔 지자체에 맞서 행정소송까지 진행 중인 곳도 있다. 지자체에서는 시대가 변화하는 만큼 상황에 맞는 행정력을 발휘할 때이다.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인센티브로 동물장묘시설을 혐오 아닌 편의 시설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현재 불법으로 운영되는 장묘시설에 대한 단속도 필요해 보인다.

 

경남도 관계자는 반려동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도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동물화장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우후죽순처럼 난립하지 않게 적정한 시설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 흐름 맞는 합리적인 행정력 필요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반려동물 가구는 600만 가구, 반려동물은 1000만 마리에 달한다. 2018년 반려동물 사체 발생량은 688000마리로 추산된다. 반려동물 사체는 현행법으로는 쓰레기봉투에 넣어 생활 쓰레기로 처리하든지 동물병원에 위탁하거나 장묘업체를 이용해야 한다. 합법적 화장률은 10% 이하다. 화장시설이 부족하고 비용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화장장과 납골당 등을 모두 둔 동물장묘시설은 28곳에 불과하다.

 

반려동물도 가족의 일원이 되어감에 따라 동물장묘시설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동물장묘시설 설치는 허가제가 아니라 등록제이므로 조건을 갖춘 민간업체의 설치신고를 받아줄 수밖에 없다. 지자체가 주민 반대를 이유로 신청서를 반려해도 법원에 소송하면 대체로 업체가 승소하기에 주민과의 갈등과 부정적 인식만 남겨둔 채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지자체가 나서서 공영시설 설치로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그런데 공설로 전환해도 주민들이 입지 제공에 응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김해시는 반려동물지원센터 조성 터 확보를 위해 지난 56월 유치 희망마을을 공모했지만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그런데 경기도 용인시에서는 지난 4월 반려동물 문화센터 및 공설동물장묘시설 유치 공모에 한 마을이 신청했다. 대폭적인 인센티브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는 선정된 마을에 대해 시설 내 카페와 식당, 장례용품점 운영권을 주민들에게 넘기고, 10억 원 이내 주민숙원사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지자체 담당자는 주민 의견과 민원도 반영해야 하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시설 설치도 강제로 막을 수 없어 다각적으로 검토하지만 어려움이 많다반려동물 장사시설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홍보활동을 준비 중에 있지만 반발이 극심한 민원을 잡기에는 불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동물화장장 건립을 추진하려는 한 사업자는 동물화장장이 불법 시설물도 아니고 환경적으로도 안전한데도 혐오시설로만 치부되고 있다눈치만 보고 있는 지자체의 대응이 관련 산업의 발전을 저해 할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10/16 [17:40]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