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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10년, 절반의 성공
관련제도정비 및 주민갈등 등 해결할 과제 많아
 
신범수 기자   기사입력  2019/10/18 [10:07]


수목장은 산골에서 납골당으로 변화한 국내 장묘문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성장을 이어왔다. 국토훼손을 막고 장례문화 선진화를 위해 산림청에서 설립한 수목장림인 국립하늘숲추모원이 올해로 개원 10주년을 맞이했다. 수목장 도입 초기에는 자연보호와 산림활용 등으로 긍정적인 분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많은 부작용도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도 더해지는 상황이다.

 

국립하늘숲추모원 개원 ‘10주년

산림청, 국내 첫 수목장림 추모원 재조명

 

산림청이 국립하늘숲추모원 개원 1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수목장림의 의미 재조명에 나선다. 산림청은 지난 97일 경기도 양평에서 하늘숲추모원 개원 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추억이 머무는 숲, 사람을 품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추모객, 지역 주민,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 240여 명이 참석해 하늘숲추모원의 현재와 미래를 재조명 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하늘숲추모원은 2006년 자연장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 개장한 국내 유일의 국립수목장림으로 20095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6월 현재 하늘숲추모원은 추모목 81%의 분양률을 보이고 누적 방문인원은 추모객을 포함해 총 40만여 명에 이른다. 수목장림 수요에 부응하고자 산림청은 지난해 공모를 거쳐 제2국립수목장림(기억의 숲) 대상지를 충남 보령 개화리 일대로 확정한 상태로 개원은 2022년으로 전망했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하늘숲추모원이 수목장의 모델로 자리매김한 만큼 산림청은 앞으로 공공형 수목장림을 늘리고 수목장 문화가 일반에 확산될 수 있게 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화장률 84%수목장 16% 불과

사설 사용료 국립 비해 3~10배 비싸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수목장은 자연친화형 장사 방법으로 주목 받으며 화장 후 봉안당에 안치하는 기존의 방식을 대체할 차세대 장사 방법으로 떠올랐다. 해마다 묘지와 납골묘설치 등으로 사라지는 여의도 면적 규모의 산지 잠식과 자연훼손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지만 제도 미비와 국민인식 부족 등으로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지만 최근에는 그 한계를 드러내며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92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국내 화장률은 200033.7%에서 201884.6%로 급증했다. 화장 후 선호하는 장법으로 수목장 등 자연장이 45.4%로 가장 높았고 납골당·납골묘 등 봉안(39.8%), 매장(12.6%) 등의 순이다. 그러나 2016년 조사 결과 수목장은 높은 선호도와 달리 실제 이용률이 16.1%에 불과했다. 화장 후 대부분(70.6%)은 봉안시설에 안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으로는 이용 불편 및 부담이 지목됐다. 현재 전국에 조성된 수목장림은 87곳이다. 이 중 60%는 수도권에 집중돼 수목장 서비스 기반이 미흡한 데다 종중이나 개인 소유로 사용이 제한된 수목장림 51곳을 제외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36곳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신뢰도 있는 국립과 공립 수목장림은 5곳뿐이다.

 


규정이 없다 보니 국유를 제외한 수목장림 사용료는 천차만별이다. 산림청이 경기 양평에 운영 중인 하늘숲추모원의 경우 가족목(유골 3위 기준)1년 사용료는 147000~155000, 공동목(유골 1위 기준)47400~49000원이다. 추모목은 최장 60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산림청은 사설 수목장림 사용료가 국립에 비해 3배에서 10배 정도 비싼 것으로 파악했다. 사설 수목장림은 수익 창출이 목적이다 보니 허가지 이외 분양과 산지 훼손 등 불법이 잇따르고, 무분별한 수종 식재와 밀식 조림 같은 부실이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산불·병해충 등에 대해 전문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산림재해에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공익적 서비스로 국공립 수목장림 조성 확대를 주문하지만 현실과 괴리가 크다. 국내 첫 국립수목장림인 하늘숲추모원은 2009년 개장 당시 10였지만 현재 5(48) 가까이 확대됐고 2021년이면 분양이 끝날 정도로 수요는 충분하다. 그러나 수목장림이 혐오시설로 인식돼 지역 주민의 반대로 조성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산림청조차 충남 서천에 국내 최대 규모(60)의 제2 국립수목장림 조성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이에 따라 충남 보령으로 지역을 옮겨 2022년 개장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공공수목장림 50곳을 조성한다는 정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하경수 산림복지정책과장은 수목장림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조성 및 관리 기준과 요금 등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공공법인이 조성·운영에 참여하고 주민 참여 공모 방식으로 상생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수목장림이 확산될 수 있도록 개선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민간 수목장 우후죽순위법 시비 수목장 주의

 

수목장림 역시 장사 시설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좌초돼 사업이 중지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틈을 이용해 비싼 사설 수목장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개 치고 있다. 특히 갑자기 초상을 당해 황망해 하는 유가족들에게 소나무 한그루에 수천만 원을 받고 분양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경기도 남부의 한 사설 수목장은 소나무 한 그루에 5000~6000만원을 부르고 있다. 산림청 산하 산림복지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4인 가족이 이용 가능한 추모목 한 그루 분양 비용은 국립 232만원, 공립 10~150만원인데 비해 사설 수목장은725~2240만원을 받는다. 사설이 공설보다 10배 넘게 폭리를 챙기는 셈이다.

 

한 공설 장례시설 관계자는 소규모 사설 수목장의 경우 관리비를 선납 받은 뒤 잠적하거나 몇 년이 지나면 시설을 방치해 장기적·안정적 사용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법망을 피해 불법으로 수목장림을 조성해 이익을 챙겨오다 적발되기도 한다. 양주시청은 지난 5월 수목장 운영업체가 허가를 받지 않은 임야에 800기 가량의 묘역을 조성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불법사실이 확정되면 양주시가 해당 묘역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릴 수도 있어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다수의 장묘업 관계자들은 이미 이곳에 가족묘를 수목장으로 꾸린 시민들이 그 대상이어서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지난 봄 문을 연 김포시의 민간 수목장은 최근 일부 주민과 불법 시비로 갈등을 빚고 있다. 김포시청은 주민 민원에 따라 조사를 벌여 수목장 시설이 당초 신고한 내용과 일부 다르게 조성된 사실을 확인했다. 김포시는 해당 수목장에서 나무를 옮긴 것, 잘라낸 것, 다시 심은 것, 배수시설 계획을 변경한 것 등 애초에 신고한 내용과 다르기 때문에 모두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밝혔다. 김포시 측은 산림청의 지침에 따라 행정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혀 문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 그대로의 숲을 훼손하지 않고 비석 등 석물조차 세우지 않는 수목장림을 2008년 경기도 가평, 2016년 충남 서천에 검토됐으나 주민반대로 무산됐다. 그래서 국립 수목장 확충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난 2016년 국내 연간 사망자는 28만명이었으나 우리나라가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 초과)로 진입하면서 오는 2025년에는 연간 37만 명으로 사망자가 급증할 전망이다. 그만큼 증가할 장사 수요에 공공부문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수목장림 한 관계자는 독일의 경우 라인하르츠발트 숲을 비롯해 수령이 수백 년 넘는 보호림에 수목장림 100여 곳을 만들었고, 독일인 3명 중 1명은 수목장을 한다사설 수목장에서는 수목의 생육 공간을 무시하고 너무 좁은 땅에 나무를 비좁게 심어 비싸게 분양하는 상혼이 판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목장이 앞으로 더 자리 잡으려면 전문기관인 산림청이 숲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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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18 [10:07]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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