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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장사시설, 시대 흐름 따라 활성화 필요
혐오시설 이미지 벗고 사회적 합의 이룩해야
 
신범수 기자   기사입력  2020/01/29 [09:15]
▲     ©상조매거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크게 늘면서 반려동물 장사시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동물 장사시설에서 장례식부터 화장까지 한 번에 이뤄지다 보니 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는 반려동물 장사시설 사업자와 지자체가 무려 4건의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부산 기장의 한 반려동물 장사시설은 완공한 지 6개월이 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관할 군청인 기장군청에서 사업자가 신청한 영업 등록을 반려했기 때문이다.

 

기장군 관계자는 사업자가 신청한 곳은 공원이 하나 있어서 반경 300이내에 설치 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동물 장묘업 등록이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에 사업자는 곧바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조성 공사가 한창인 기장군의 또 다른 동물 장례 시설은 군청에서 애초에 허가를 내주지 않았지만, 소송을 통해 승소 후 공사를 시작했다.

 

기장군 마을 관계자는 피해라든가 이런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지 자기네들(법원과 군청)이 어떤 법에 대한 그것(적법성 여부)만 생각해서 허가를 내준 것에 대해서 많은 주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동물 화장 시설을 둘러싸고 기장군에서만 4건의 소송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조례를 만들거나 해서 건립을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장군 또 다른 마을주민은 분진이 발생하면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은 물론 작물에도 피해를 준다이렇게 되면 누가 여기에 살고 싶겠냐고 말했다.

 


대구 첫 동물화장장, ‘건축 적법판결2년 갈등 끝나나

 

법원이 대구 지역 첫 동물화장장 건축이 적법하다며 민간 사업자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에 따라 주민 반대로 무산될 예정이었던 동물화장장 건립이 다시 진행 절차를 밟게됐다. 대구지법 행정1부는 민간사업자 A씨가 대구 서구청을 상대로 낸 동물화장장 건축 허가 신청 불허가 처분 취소소송1심에서 서구청의 불허가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대구 서구청은 지난 4A씨의 서구 상리동 동물화장장 건축 허가 신청을 최종적으로 불허했다. 사람이 많이 오가는 동물화장장의 진입도로가 충분히 확보돼 있지 않고, 지난 3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학교 등이 가까이에 있어 입지가 부적정하다는 이유다. 개정 시행된 동물보호법은 인가밀집지역·학교 등으로부터 300m 이내에는 동물장묘업 등록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가 동물화장장을 건축하려는 신청지는 서구 상리동 계성고등학교에서 직선거리로 200m 이내이며 상리동 마을과는 반경 600m 이내다

 

문제는 민간 사업자 A씨가 동물보호법이 개정되기 전에 동물화장장 건축 신청을 했다는 점이다. A씨는 20173월 서구 상리동 1924터에 건축면적 383.74, 연면적 632.7, 2층짜리 1동 건물로 동물 화장시설과 전용 장례식장 등을 짓겠다며 서구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인근에 학교와 민가가 있는데 사체 분진을 마시게 된다며 반대했다. 결국 서구청은 허가를 반려했고, A씨는 행정소송을 냈다. 올해 816일 대법원은 적법한 동물화장 시설을 구청이 반려할 수 없다A씨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에 따라 한 달 뒤 A씨는 다시 건축 신청서를 구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주민 반대와 그사이 개정된 동물보호법 등을 이유로 서구청이 허가하지 않자 또다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A씨는 이번 재판에서 동물보호법 부칙에 이 법 시행 전 동물장묘업 등록을 신청한 자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는 취지의 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주민 반대로 건축 허가가 동물보호법 개정 후까지 지연됐기에 서구청의 불허가는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건축법에 동물장묘업과 관한 규제사항이 없어 개정된 동물보호법과 별개로 동물화장장 건축 자체는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건축법은 건축허가와 관련해 동물보호법의 동물장묘업 등록에 관한 의제 규정 내지 협의에 관한 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다따라서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물장묘업 등록이 불가하다는 점을 이유로 불허가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동물화장장이 학생들의 학습 환경이나 인근 주민들의 생활환경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도 지적했다.

 

서구청은 즉각 항소한다는 입장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건축을 하더라도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장묘업 등록이 어려울 텐데 당황스럽다주민 기본권이 우선시 돼야 하기에 항소하겠다고 했다.

 

주민들도 여전히 반대 입장이다. 주민 관계자는 동물화장장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물화장장 바로 200m 앞에 학교가 있는데 학생들이 화장으로 나오는 분진을 마시게 되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정부지자체, 인식개선 및 갈등조정에 적극적 나서야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늘면서 반려동물 사후 복지에 대한 수요 역시 늘고 있으나 앞서 살펴본 사례처럼 동물장묘시설을 둘러싼 업자와 지역주민,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에 등록된 동물 장묘식장은 모두 41곳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반려동물 장례 문화가 확산되면서 수요가 증가해 시설에 대한 요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사업자간 갈등과 지자체의 방관이 사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등록 동물장묘업체 중 경기에 18, 경남에 8곳이 몰려있다. 서울·인천·대전·울산·전남·제주에는 동물장묘업체가 전무하다. 국내 전체 반려견이 680만마리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수 동물들이 죽은 뒤 폐기처분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합법적인 반려동물 사체처리 방법은 3가지다. 생활폐기물로 분류해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배출하거나, 동물병원에 위탁해 의료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다. 동물장묘업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반려동물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매장은 불법이다.

 

반려인 입장에서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동물을 쓰레기처럼 버리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장묘업체를 이용하려 해도 거리가 너무 먼 경우에는 불법매립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동물사체를 매립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들도 상당수다.

 

최근 불법 이동식 화장시설을 이용하는 업체들이 생겨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장시설을 운영하려면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데 차량에 소각로를 싣고 다니는 이동식 화장장은 기준을 무시한 채 불법 운영되고 있다. 동물 사체를 생활폐기물로 버리는 것이 비인도적이라는 인식은 확산되고 있지만, 막상 동물장묘시설 건립 과정에서는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동물장묘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이 같은 주민여론을 외면할 수 없는 지자체는 접수된 허가신청에 불허 처분을 내리고 있다. 업체들은 화장장 등 동물장묘시설이 편의시설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례나 시행령 등 법규 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법은 동물장묘시설의 입지기준에 대한 규정이 없고, 동물장묘업의 영업범위와 시설기준, 등록절차만 규정돼 있을 뿐이어서 동물장묘시설에 대한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반려동물 관련 시설을 혐오시설로 여기는 인식이 여전하다정부와 지자체가 인식개선과 갈등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방법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말했다.

 


임실·제주, 반려동물 산업 육성두 마리 토끼 잡아

 

반려동물 가구의 급증으로 인해 장묘시설에 대한 수요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관련 인프라 확충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 반려인들은 많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으며, 시설 설치에 대해선 지역 주민과의 갈등으로 많은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지자체의 행정력이 요구되는 상황인데, 제주와 전북 임실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 이목을 모으고 있다.

 

민선 7기를 맞은 제주도에서는 동물방역과의 주도 하에 반려동물 화장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도민화합 공약실천위원회와 함께 세부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에서는 먼저 공공 화장터 설립이 가능한 부지를 확보한 후 주민 동의 과정을 거쳐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 관계자들이 타 지자체의 민간 반려동물 화장터를 방문해 설치 시 문제점과 해결방안 등에 대해 조사를 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전북도와 임실군은 반려동물 산업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육성하려는 플랜을 내놨다. 전북도와 임실군이 밝힌 청사진은 공공동물장묘시설과 연계한 큰 그림이다. 지역 전통 문화자원의 하나인 오수 의견등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과 반려동물 가족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테마공원 조성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테마공원에는 훈련장, 산책정원, 갤러리 하우스, 야영장, 동물 매개 치유센터, 반려동물 놀이터, 교육보호센터 등을 설치해 반려동물 가족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에 농공단지에 사료와 동물용품 관련 기업을 유치해 힐링, 관광, 산업이 함께하는 반려동물 산업 거점지역을 조성할 예정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 장묘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임실군이 사업대상지로 선정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반려동물 장례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대비 반려동물의 죽음과 장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화돼, 보다 적극적으로 동물 장례를 수용하는 보호자가 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이에 반려동물 장례 산업의 규모는 가파른 상승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므로 무조건적인 반대보단 하루빨리 산업으로의 육성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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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29 [09:15]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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