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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혼란 틈타 후불제 의전업체 기승···대책 마련 시급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0/04/24 [14:56]


상조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틈 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후불제 의전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일부 업체의 선수금 무단 인출 사례 등으로 인해 상조업계를 향한 마녀사냥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무분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자사 홍보를 위해 상조업계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으로 불신을 부추기는가 하면 터무니없는 저가상품을 내세워 가격의 합리성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상당수의 후불제 의전업체에서는 선불식 할부거래 상조상품의 경우 관리비와 모집수당이 상품가격에 포함돼있어 저렴한 후불제 상품에 가입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선불식 할부거래업체의 경우 잦은 폐업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속출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상대적으로 후불제 의전상품이 안전하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부 사실을 바탕으로 그럴싸하게 가공되고 포장된 거짓 논리라 할 수 있다. 우선 후불제 의전상품이 선불식 할부거래 상조상품보다 안전하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후불제 의전업체는 할부거래법을 적용받고 있는 상조회사와 달리 아무런 법적 보호 장치가 없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 400만원 대 상품이 주력으로 판매되는 상조상품과 비교해 절반 이하의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400만 원대 상조상품에 비해 현저히 낮은 서비스 구성으로 인해 오히려 잡음이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현실이다.

 

이는 한 후불제 의전업체의 자사 블로그에도 나타나있는데, 이들 역시 상조상품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덧붙여서 전문성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후불제 상조 서비스는 경험이 충분한 전문가가 아니면 제공하기 힘든 서비스이다라고 강조하며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후불제 의전상품은 자신들의 저가상품에 적합한 용품과 인력만이 지원되기 때문에 상조상품과 서비스 측면에서의 비교는 무리가 있으며, 저가상품의 구성 이상의 완성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후불제 의전업체들 중 태반은 저가상품을 우선 판매한 후, 막상 회원이 행사를 요청하면 경황이 없는 틈을 타 제단 장식 등의 여러 용품에서 추가비용을 청구하는 일이 잦으며, 이로 인해 상조상품 대비 서비스의 질은 떨어지면서도 가격은 결국 엇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후불제 의전업체, 법적 규제 없어 피해보상 불가능

가입비 명목 고가 수의 판매 물의’, 저가행사 판매 인한 이미지 훼손도 우려

 

물론, 후불제 의전업체가 아닌 상조회사나 장례식장에서도 추가비용 청구를 통해 이익을 늘리는 사례는 심심찮게 있어왔다. 그러나 정확히는 상조회사의 경우 직영 인프라를 갖춘 회사가 아닌 후불제 의전업체를 통해 외주로 행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이러한 일이 빈번하게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한 상조업체의 경우에는 행사 진행과 관련한 자체 모니터링 없이 콜센터 접수부터 모든 부분을 의전업체가 관리하도록 맡겼다. 그 결과, 추가비용 청구로 인한 잦은 클레임은 물론, 의전업체 직원이 상조회사에서 들어온 행사 건을 자사 실적으로 빼돌리는 수법으로 수익을 챙기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 후불제 의전업체의 경우 B2B 또는 홍보관을 통한 상품 판매가 주를 이루는데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빈번하다. 홍보관을 출입하는 계층이 주로 노년층인 점을 악용해 의전상품 가입비를 대신한다는 명목으로 저가 수의를 고가로 속여 막대한 이익을 편취해 논란이 됐다.

 

상조회사가 잦은 폐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후불제 의전업체의 주장 역시 영세·부실업체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의 사례를 곡해해석 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상조회사가 폐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피해보상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은 후불제 의전업체와 달리 할부거래법에 의거해 피해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며, 공정위가 운영하는 내상조 그대로의 이용을 통해 현물보상까지 받을 수 있어 사실상 피해가 원천 차단되고 있다.

 

반면, 후불제 의전업체의 경우 추가비용 청구로 인한 부당 이익이나 고가 수의를 속아서 구매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호소할 길이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위험 부담이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고령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악덕상술 관련 피해의 유형에는 홍보관 상술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161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가장 최근인 424일에도 전체 16가지 유형 중 4위를 차지할 만큼 높게 나타나고 있다.

 

피해 구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비롯해 열악한 재무상태 또한 후불제 의전업체의 불안요소로 꼽힌다.

 


선불식 안되니 후불식으로···영세업체의 교묘한 상술

 

현재 운영되고 있는 수십 곳의 후불제 의전 중 태반은 과거 상조회사에 몸담았거나 상조회사를 운영한 업체로서, 지난 2010년 할부거래법 개정으로 상조업계의 선수금 예치가 의무화되자 이러한 법적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후불제로 전환한 경우가 지배적이다.

 

상조업체 관계자는 처음 할부거래법 개정이 있었던 2010년 후 후불제 의전업체가 크게 늘었고, 지난 2019년 설립 자본금을 15억원으로 상향조치가 이뤄진 후에는 100여 곳이 넘는 후불제 의전 업체가 또 다시 난립한 상황이다이는 그만큼 자금력이 약한 업체가 많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으며 상조회사와 같이 월 불입금을 받는 방식이 아니다보니, 오히려 추가비용 청구로 수익을 보전하려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후불제 의전업체들은 선불식 거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월 불입금을 받지 않는 상조회사를 표방하면서 시장에 등장했다.

 

그럴싸한 캐치프레이즈까지 동원하며 홍보했지만 그 본질과 목적은 단순히 상조회사가 적용받는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것이 많은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할부거래법에 따르면 재화의 대금이나 용역의 대가를 ‘2개월 이상에 걸쳐 3회 이상나눠서 지급하는 것을 할부거래로 규정하고 있는데, 후불제 의전업체에서는 처음 가입 시 가입비를 받고, 나머지는 행사 시 정산하는 방식으로 법망을 빠져나갔다.

 

그러다 계약금을 받는 행위 역시도 할부거래로 간주될 수 있다는 법적 이슈에 직면하자 후불제 의전업체들은 아예 고가 수의를 판매하는 식으로 가입비를 대신했고, 그로 인한 피해가 일파만파 커졌다.

 


상조산업 이미지 훼손하는 용어 혼란 바로잡아야

후불제 의전 업체 관리·감독, ‘무늬만 방판사례 주목도

 

이에 공정위에서는 지난 1, 2020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온 후불제 의전업체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했으나 그 방식은 아직까지 구체화돼지 않아 효과적인 관리·감독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상조업계 전문가들은 사각지대에 놓인 후불제 의전업체를 할부거래법상 규율할 수 있는 명문화 방안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상조업계와 유사 업종인 방문판매업계의 사례를 살펴보면, 과거 실제로는 다단계 회사이면서도 다단계 회사로서 지켜야 할 법적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일부 업체들이 다단계와 방문판매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변종 영업을 탄생시킨 바 있다.

 

방판법을 적용받지 않는 방판업체, 이른바 무늬만 방판논란이다. 당시 공정위에서는 무늬만 방판에 해당하는 변종 영업을 법에 포섭시키고자 이러한 판매방식을 후원방문판매라고 명명하고, 이를 방문판매법에 포함시키면서 규율체계를 확립했다.

 

그러나 후원방문판매의 신설을 골자로 한 방문판매법 개정은 2008년 이슈화된 후 숱한 법적 공방을 거쳐 2011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개정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후불제 의전업체를 규율하는 것은 단시간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써 상조라는 단어의 사용을 후불제 의전업체들이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못하도록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과 상조가 서로 다르듯이 상조업체와 후불제 의전업체 역시 완전히 다른 업종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후불제 의전업체가 표방하는 상조가 기존 상조업계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상조업계에서의 상조는 한자로 相助’, 즉 서로 돕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장례뿐만 아니라 크루즈 여행, 웨딩, 헬스케어 등 다방면에 걸쳐서 상부상조에 입각한 할부거래 상품의 개발이 가능하다.

 

그러나 후불제 의전업체가 무차별적으로 업체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조의 뜻은 喪弔’, 즉 상례의식 그 자체를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각기 다른 상조의 의미가 마치 동일한 것으로 퍼져 구분 없이 사용됨으로써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하는 등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어의 혼용을 바로잡는다면 먼저 소비자가 오해를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 향후 후불제 의전업체를 할부거래법상 포함하는 법 개정 작업을 추진함에 앞선 선제적 조치로서도 효과적이다.

 

이와 더불어 상조의 올바른 의미를 알리기 위한 활동에는 무엇보다 업계의 이익 대변을 위해 출범한 대한상조산업협회·한국상조산업협회, 두 곳의 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두 곳 협회 모두 출범식에서 후불제 의전업체로 대표되는 무등록 업체, 각종 변종영업으로 인한 문제의식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던 만큼, 업계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이를 통해 후불제 의전업체의 기승으로 인한 상조업계의 이미지 훼손을 비롯한 여러 오해들이 불식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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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4/24 [14:56]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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