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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엽 칼럼] 헌재 “4촌 이내 방계혈족을 상속 4순위로 본 민법, 합헌”
 
전상엽 변호사   기사입력  2020/05/06 [08:59]


우리 민법은 제1000조 제1항에 피상속인의 사망시 상속순위를 규정하고 있다. 동 조항은 상속순위로 제1순위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2순위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3순위 피상속인의 형제자매, 4순위 피상속인의 4촌 이내의 방계혈족으로 규정하고 있고,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제1순위 상속인과 공동상속인이 되며, 1순위 상속인이 없거나 상속포기시에는 제2순위 상속인과 공동상속인이 된다. 만일, 1순위 상속인 및 제2순위 상속인이 없거나 상속포기시에는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

 

A기금은 2017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사망한 갑을 상대로 금전청구를 제기하였는데, 1순위 상속인부터 제3순위 상속인까지 상속을 포기하거나 사망했기 때문에 제4순위 상속인의 갑의 4촌 형제로 채무 상속자로 변경해달라고 신청하였다. 이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민법 제1000조 제14-4순위 상속인으로서 피상속인의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을 규정한 조항-등은 사실상 피상속인의 재산보다 빚이 많은 경우에만 상속인이 되도록 강제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며, 오늘날 4촌 이내의 방계혈족과 왕래하는 비율이 적어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하였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하였다(2018헌가11).

 

우리 민법의 상속제도는 피상속인의 모든 재산이 포괄적으로 상속인에게 승계되기 때문에 피상속인의 부채나 채무도 모두 상속된다. 따라서, 피상속인의 상속재산 중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경우, 상속인은 대부분 상속을 포기한다. 이렇게 선순위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게 되면 차순위 상속인에게 상속이 일어나게 된다.

 

핵가족 시대인 근래에도 제1순위 상속인부터 제3순위 상속인 까지는 여전히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4순위 상속인인 피상속인의 4촌 이내의 방계혈족(상속인의 직계비속 입장에서는 5촌에 해당될 수 있다)은 점점 왕래가 없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다 보니 제4순위 상속인은 피상속인이 사망을 하였는지도 모를 수 있고, 더 나아가 피상속인의 재산상황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우리 민법은 상속을 강제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상속사실을 알고 상속을 받았으나, 나중에 부채나 채무가 드러나는 경우에는 제4순위 상속인은 상속재산이 아닌 자신의 재산으로 이를 변제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다만, 4순위 상속인도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따라 상속인이 사망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상속포기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가 위 위헌법률심판제청에 대해 합헌결정을 한 가장 큰 근거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제도로 보인다. 민법 제1019조 제1항은 상속인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순위 상속인의 경우, 이러한 3개월의 기간이 도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상속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민법 제1019조 제3항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신고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한 경우’(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이 됨)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 재판과정에서 채무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위의 특별한정승인 제도를 이용하면 된다.

 

많은 상속인들이 민법상 특별한정승인 제도를 알지 못해 부당하게 자신의 재산으로 상속채무를 변제하는 경우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특히, 상속채무 중 개인 간의 채무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알려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경우가 매우 많다. 만일, 상속인들이 상속인 사후에 상속채무의 발견으로 인해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경우, 반드시 특별한정승인 제도를 이용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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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5/06 [08:59]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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