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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 고객돈 욕심낸 기업 사냥꾼의 말로
라임 사태 주범, 재향군인회상조회 인수 후폭풍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0/05/29 [11:32]


지난해 11, 상조업계 상위권에 속하는 선수금 3000억원 대의 회사, 재향군인회상조회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에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이 200억원 대의 자금을 들여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하려했으나, 16000억원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주체인 라임과 관련된 회사라는 이유로 노조 측이 반발, 끝내 불발됐다. 이후 재향군인회 측은 공개입찰로 전환해 다시 매각을 추진했고 결국 한 컨소시엄이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지난 1월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문제가 본격화된 것은 이 컨소시엄이 재향군인회상조회의 자금을 빼돌린 후 보람상조에 되팔면서부터 불거졌다. 이에 상조매거진에서는 해당 컨소시엄과 같은 기업 사냥꾼 세력의 상조시장 진출에 따른 폐해와 재향군인회상조회의 매각부터 지금까지의 현황을 들여다봤다.

 

올해 상반기 상조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보람상조와 프리드라이프의 과감한 행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1, 1차로 추진했던 재향군인회상조회의 매각에서 재향군인회는 메트로폴리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미 세간을 떠들썩케 한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 사태가 그해 여름 터진 것을 감안하면 라임 관련 부동산 회사인 메트로폴리탄이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노조 측의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재향군인회는 당시 재향군인회상조회를 매각한다는 사실을 재향군인회상조회의 직원들은 물론, 협력업체 어디에도 알리지 않고 몰래 매각을 시도하려다 들통이 나면서 재향군인회와 라임과의 유착 의혹까지 불거졌던 상황이다.

 

이에 재향군인회 측은 관련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매각 과정에 노조의 직접 참여 등을 제안했고, 공개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다시 선정키로 했다. 그렇게 12, 다시 공개입찰 공고가 게재됐고 여기에는 보람상조와 한강라이프 등 상조업체를 비롯해 쌍방울과 홈쇼핑 업체 등 3개 회사로 이뤄진 향군상조인수컨소시엄이 참여해 논의 끝에 가장 많은 인수가액을 써낸 향군상조인수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이 최종적으로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당시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복지사업심의위원회에서는 향군상조인수컨소시엄이 메트로폴리탄과 마찬가지로 라임 관련 회사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러한 이유로 심의가 연기되는 등 한 차례 진통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복지사업심의위원회를 넘긴 재향군인회는 결국 향군상조인수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재향군인회 관계자는 컨소시엄이 입찰가가 320억원으로 다른 참여업체 대비 가장 높고,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하려는 뚜렷한 의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향군상조 인수한 컨소시엄, 두 달 만에 자산 약 380억원 빼돌려

 

그러나 재향군인회가 무엇보다 간과한 것은 컨소시엄이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하려는 뚜렷한 의지가 아닌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컨소시엄은 지난 1월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후 두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인수의 진짜 이유로 추정되는, ‘자금 빼돌리기에 집중했다.

 

특히 이런 결과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복지사업심의위원회에서 컨소시엄이 라임 관련 회사로 지목됐던 당시부터 예견됐던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먼저 컨소시엄은 인수 직후 상조공제조합을 찾아 공제계약을 추진했다. 은행에 예치된 3000억원 대 선수금 중 절반에 해당하는 1500억원 이상의 고객 돈을 빼내고자 한 것이다. 이는 공제계약이 성사된다면 출자금·담보금을 납부함으로써 은행에 예치된 50%보다 현저히 낮은 20% 미만의 수준으로 선수금 보전조치를 이행할 수 있는 탓이다. , 공제조합에 가입하는 것만으로 컨소시엄 측은 약 7~800억원 이상의 선수금을 합법적으로 빼돌리는 것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상조공제조합과 상조보증공제조합 모두 재향군인회상조회의 공제계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동안 상조업과 무관한 업종에서 시장에 진출했다가 방만 경영을 일삼았던 기업 사냥꾼의 폐해가 종종 있어왔고, 컨소시엄 역시 상조업체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를 위해 현재 공제조합에서는 신규 공제계약을 추진할 시 엄정한 기준을 두고 신용도를 평가하고 있으며, 은행에 기예치된 금액 역시 곧바로 인출이 되는 것이 아닌, 각종 영업 요소 등을 평가해 일정 기간이 지나야 내어주고 있다.

 

컨소시엄은 공제계약이 불발되자 무차별적으로 재향군인회상조회의 월 부금과 직영 장례식장을 비롯한 각종 자산을 빼돌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작업은 재향군인회상조회의 직원조차 모르게 빠르게 진행됐고, 결국 378억원에 달하는 돈이 컨소시엄 품으로 사라졌다.

 


컨소시엄, 향군상조 자산 횡령 후 보람상조에 웃돈 얹어 재매각

향군정상화추진위원회, 재향군인회과 컨소시엄 로비 의혹 제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각종 자산을 빼돌린 컨소시엄이 지난 3월 돌연 재향군인회상조회 인수전에 함께 참여했던 보람상조에 380억원을 받기로 하고, 재매각 해버린 것이다. 또한 이는 자신들의 인수가인 320억보다 60억원이 많은 액수로 더욱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리 빼돌려둔 자산 탓에 재매각 과정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컨소시엄이 인수했던 지난 1월부터 재매각 협상을 벌인 3월까지 별다른 이슈가 없을 것이라 믿었던 보람상조는 큰 의심 없이 계약금으로 250억원을 미리 건넸다. 같은 날 법인 등기를 변경함으로써 재향군인회상조회의 주인은 보람상조로 바뀌었다.

 

그러나 컨소시엄과 미리 협의한 실사 일정인 다음날, 컨소시엄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를 핑계로 실사를 거부했다. 이상함을 느낀 보람상조의 중역들은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직접 찾아 실사를 강행했고, 여기서 컨소시엄이 매각 협상에서 자산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숨긴 채 매각했음을 파악했다.

 

이에 보람상조는 이미 내준 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곧장 법적 대응에 나섰다. 컨소시엄 측은 실사를 강행한 보람상조을 무단 침입으로 고발하는 한편, 잔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재향군인회 역시 최초 매각 당시 3년 내 재매각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았으나 이를 어겼다는 이유로 컨소시엄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러한 소송 난타전은 재향군인회 노조에서도 일어났다. 재향군인회가 라임 관련 회사를 잇따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재향군인회상조회를 매각한 것과 관련 로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향군정상화추진위원회는 지난 56, 전국대의원연합회와 공동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재향군인회상조회 매각 비리 혐의로 김진호 향군회장을 고발했다.

 

이상기 향군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재향군인회상조회 외에도 김진호 회장이 여주 학소원장례식장을 최저경매가의 2배를 주고 매입했으며 신림동 유령백화점에 150억을, 전남 여수시 리조트 사업에 180억을 끌어다가 투자를 시도하는 등 끊임없이 부도 난 물건만을 찾아서, 고수익 단기투자를 노렸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라임 사태 주범들과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컨소시엄 뒷배김봉현 회장, 측근 동원해 자산 빼돌린 라임사태의 주범

 

재향군인회 로비 의혹의 중심에는 김봉현 회장이란 인물이 전면에 나온다. 김 회장의 실체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한 증권사 간부가 라임 펀드로 손실을 본 고객과 나눈 음성대화 녹취록에서 처음 등장했다.

 

SBS가 보도한 녹취내용에 따르면 해당 증권사 간부가 지난해 라임 사태 피해자를 만나 재향군인회상조회가 공개입찰로 나왔다상조회에서 회원비로 1800억원이 있고, 인수하면 이걸 쓸 수가 있다. 투자를 할 수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자금력에 정관계 로비 능력도 있는 회장님의 존재를 거론하며 이 회장님이 로비를 통해 컨소시엄이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하고, 상조회 돈으로 라임 자산을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녹음파일이 녹취된 날,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재향군인회 관계자는 해당 증권사 간부의 발언은 말일 뿐, 허언에 불과하다며 로비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어 해당 간부를 비롯해 사태에 연루된 관련자 모두에게 법적대응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본지가 파악한 결과 김봉현 회장의 존재는 재향군인회상조회 매각이 마무리되기 전부터 재향군인회 내부에서 라임의 뒷배로서 알려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향군인회 관계자는 김 회장에 대해 향군 내부에서도 많은 이들이 존재를 알고 있다재향군인회 역시 컨소시엄의 피해자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 향군 내부에서도 라임 측과 짜고 쳤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봉현 회장은 산업용 로봇제작 회사인 스타모빌리티의 소유주로서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컨소시엄을 조종해왔으며 표면적으로는 측근인 장모 A사 대표를 앞세워 자산을 빼돌리거나 각종 협상테이블에 내보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람상조와 재매각 협상을 벌일 때에도 김봉현 회장이 직접 나서진 않았고, 장모 대표가 대신 나와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공제계약을 문의한 것 역시 장모 대표였다.

 

그렇게 김봉현 회장은 철저하게 막후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재향군인회 내부에서는 막상 이 김 회장의 존재를 모르는 이가 없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재향군인회와 김 회장 간의 로비 의혹은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람상조, 컨소시엄 관계자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자산 일부 회수 완료

검찰, 김봉현 회장과 기업 사냥꾼 일당 잇따라 구속 기소혐의 조사 박차

 

재향군인회와 향군정상화추진위원회, 그리고 컨소시엄 간의 송사와 더불어 보람상조 역시 지난 4, 장모 A사 대표를 비롯한 컨소시엄 관계자 9명을 사기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장모 대표가 가장매매를 통해 가져갔던 여주 학소원 장례식장의 보전조치를 완료(90억원)했으며, 유출된 자산 중 펀드 80억원도 처분금지가처분 조치했다나머지 210억원의 자산도 되찾아올 예정이다고 밝혔다.

 

210억 원 중 152억 원은 한 법무법인에 보증금 형태로 보관돼 있다가 사라졌고, 보람상조는 인수컨소시엄 관계자가 이 법무법인에서 152억 원을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중 466000만원은 각각 대여금과 판매촉진비 명목으로 브레세드컴퍼니와 아바드코퍼레이션으로 빠져나갔는데, 두 회사 모두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두 회사 역시 김봉현 회장의 수행비서로 알려진 성모 씨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거나 맡았던 회사로 드러났다.

 

한편, 상조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김봉현 회장을 필두로 한 라임 사태 주범들에 대한 명확한 조사와 합당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기업 사냥꾼이 상조업계에 대한 아무런 지식 없이 진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함께 강구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선수금 3000억원 대의 탄탄했던 회사가 삽시간에 작전 세력의 놀이터로 전락한 재향군인회상조회는 현재 라임이라는 불순물이 껴들면서 심각한 이미지 훼손을 입었다. 이 때문에 재향군인회상조회는 현재 밀려드는 해약 요청으로 내부 수습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러한 대중의 불안감은 비단 재향군인회상조회 한 곳이 아닌 상조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기업 사냥꾼 세력들은 대부분 상조업체에 대한 이해가 없다보니 공제조합에 가입만 하면 곧장 돈을 빼돌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는 경향이 잦고, 실제로 이런 시도는 이번뿐만 아니라 이따금 있어왔다상조공제조합의 경우 이런 세력의 의도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지만 재향군인회의 경우 상조업 경험이 많은 관련 노조의 반발에도 졸속 매각을 강행한 바, 심의의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업계 내부에서도 협회 활동을 통해 이러한 기업 사냥꾼 세력의 시장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활동을 벌일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서는 관련 법 개정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상조산업은 꾸준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장 외부의 잘못으로 인해 덩달아 이미지 훼손과 해약 사태 등으로 인한 억울한 피해를 받고 있어 반드시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 진정성 있게 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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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5/29 [11:32]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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