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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엽 칼럼] 남편 동의한 제3자 인공수정 자녀도 친자식
 
전상엽 변호사   기사입력  2020/06/05 [18:53]


우리 민법은 친자관계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친자관계는 부모와 자녀의 법률관계를 의미하고, 친자에는 자연적 혈연관계가 있는 친생자, 당사자의 의사에 기초하는 법정친자관계인 양자로 나뉜다.

 

이러한 친생자에는 혼인 중의 출생자와 혼인 외의 출생자로 나뉘는데, 혼인중의 출생자는 법률상의 부부사이에서 출생한 자를 의미하고 여기에는 생래적 혼인 중의 출생자와 준정에 의한 혼인중의 출생자(혼인 외의 자로 출생하였으나 후에 부모가 혼인한 경우)가 있다. 모의 경우, 친생자의 문제는 거의 생기지 아니한다. 왜냐하면, 아이를 포태함으로서 모의 친생자임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의 경우에는 외관상 친생자임을 확인할 수 없어 우리 민법 제 844조는 처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 ‘홍인성립의 날로부터 200일 후 또는 혼인관계 종료의 날로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는 친생자로 추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민법 제 844조의 범위 내에는 있으나 외관상 부의 자가 아닌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친생자 추정이 미치지 아니한다.

 

예컨대, 부부의 한 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이다. 친생자로 추정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에 따라 친생여부를 다투는 형식 등을 우리 민법은 구별하고 있다.

 

친생자로 추정을 받는 경우, 친생여부를 다투는 것을 친생부인의 소라하고 추정을 받지 않는 경우 친생여부를 다투는 것을 친생자존부확인의 소라 한다. 친생부인의 소는 혈연의 진실보다 가정의 평화를 위한 취지의 제도로서 친생자존부확인의 소와 비교해 친행부인권자와 제소기간을 제한하여 부자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고 그 이후에는 부자관계를 다투지 못하게 함으로써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친행부인의 소는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과거 자녀를 얻는 방식은 남녀 간의 직접적인 성관계 외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었지만, 과학의 발달로 인해 직접적인 성관계 없이 포태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른바 인공수정이다. 인공수정시 부부간의 정자와 난자를 통한 인공수정의 경우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부가 불임의 원인이기 때문에 제3자의 정자를 이용해 포태를 하는 경우이다.

 

이에 대법원은 제 3자의 정자를 이용해 포태한 경우에도 친생추정이 미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91023일 선고 20162510 전원합의체 판결). 본 사건은 부의 동의하에 제3자의 정자를 이용해 처가 포태하였는데, 출생신고 이후 약 10여년이 흐른 후, 부는 친생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제3자의 정자를 이용해 포태한 경우에도 친생추정이 미치며, 인공수정에 동의한 남편이 나중에 이를 번복하고 친행부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도 안 된다고 판시하였다. 특히 부가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서 친자관계를 공시·용인해 왔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동의가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취급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을 통해 인공수정을 통해 혈연관계가 없는 부자관계에 대해서도 친생추정을 받음을 명확히 하였다. 다만, 부의 동의가 없는 경우,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여전이 문제로 남아있다고 보인다. 앞으로의 과학발전으로 더욱더 다양한 방식의 임신(포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한 모든 것을 현재 법체계 하에 담을 수는 없다고 보이며, 이는 판례나 법해석을 통해 명확해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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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05 [18:53]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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