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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회계지표 상위업체 공개 후폭풍···중대형 업체 해약사태 잇따라
언론매체 마녀사냥도 기승, 소비자 혼란 가중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0/07/03 [17:29]

 

공정위가 지난 1일 새로운 회계지표 분석에 따른 상위업체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이에 포함되지 않은 업체의 해약사태가 불거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회계지표별 상위업체 명단에 따르면 상조영업을 거의 하지 않는 업체나 소규모 업체가 상위권에 랭크된 반면, 지난해 수 백억원의 신규 실적을 유치한 업체의 상당수가 제한적인 분석 방식으로 인해 정작 순위권에 들지도 못하는 등 이에 대한 소비자의 오해가 심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현금성자산비율, 해약환급금준비율, 청산가정반환율(지급여력비율), 영업현금흐름비율 총 4가지 지표를 통해 각 상조업체의 2019년말 회계감사 보고서를 전수 분석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업체의 규모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한 비율분석을 제공함으로써 혼란을 낳았다.

 

▲  공정거래위원회

 

이와 관련 논란이 되고 있는 해약환급금준비율의 경우, 공정위 분석 결과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한 업체가 하늘문으로 713.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늘문의 경우 실질적으로 상조영업보다는 봉안당 사업을 메인으로 하는 사업체로 상위 10개사 평균 비율인 45.2%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은 비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 선수금 규모는 8억원에 불과한 소규모 업체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하늘문에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한 한양상조와 제주일출상조 역시 선수금 규모가 각각 75862만원, 87983억원 규모의 소규모 업체로, 해약금 자체가 대형업체 대비 현저히 낮아 해당 지표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물론, 규모가 작은 업체라고해서 무조건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당 분석이 틀렸다는 얘기도 아니다. 다만,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서는 각 업체의 특성, 규모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며 이러한 점을 배제한 채 단편적인 분석을 내놓은 공정위의 처사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고객이 매월 납부하는 선수금의 규모는 그 자체로 업체의 볼륨을 의미한다. 따라서 선수금이 많은 업체일수록 일반적으로 사업 연도가 오래된 탄탄한 업체로 해석된다. 여기에 정확한 선별을 위해서는 전년 대비 선수금의 증감율이나 매출액, 영업현금흐름비율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상조매거진

 

하늘문의 경우 상조영업에 제한적인 특성상 선수금 규모가 전년 11억원에서 오히려 8억원으로 감소했고, 한양상조 역시 전년 8억원에서 7억원 대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해약환급금준비율과 별개로 영업적인 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해약환급금준비율 상위 업체 10개사 명단에는 조흥, 바라밀굿라이프, 영남글로벌, 두레문화, 동양상조, 좋은세상, 아이넷라이프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0개사의 총 선수금 규모는 211억원으로 상조업계 전체 선수금 규모인 57534억원 대비 0.36%에 불과한 상황이다.

 

반면, 해당 순위에 들지도 못한 선수금 규모 상위 10개사의 총 금액은 37640억원으로 전체의 65%를 점유하고 있어 공정위 분석 결과와 실제 업계 현황과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지표 역시 각 업체의 규모별, 혹은 구간별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마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현금성자산비율이 높은 업체가 정작 해약환급금준비율부문에서는 순위권에 들지도 못하는 식이다.

 

때문에 순위권에 든 업체나 들지 못한 업체들 모두 이번 회계지표가 보여주는 엉뚱한 결과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나름대로 중요한 회계지표를 분석해 제공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명분이겠지만, 단편적인 분석 결과를, 그것도 각 지표 모두 들쑥날쑥한 결과가 나오는 데이터를 제공하면 오히려 소비자들의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네티즌, 선수금 상위 10개사 모두 누락된 지표 분석에

"처음 들어보는 상조회사가 많아 믿을 수 없다"'당혹'

 

실제로 공정위가 해당 보도자료를 발표한 후 한 주요 포털 사이트의 반응은 업계가 우려한 바를 그대로 보여줬다.

 

한 네티즌은 듣보잡 상조들이 상위에 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 같은데, 정말 제대로 비교한 게 맞는지 의심스럽네요라는 반응을 보였고, 뒤이어 다른 네티즌 역시 처음 들어보는 상조회사가 엄청 많은데 믿을 수 있는 자료인지 모르겠네요라며 호응했다.

 

▲     ©상조매거진

  

이 밖에 보람상조대명스테이션등 업계 상위 업체가 순위의 우위 혹은 아예 들지 못한데 대한 의문을 표하는 이도 있었고, ‘하늘문을 선택하면 되느냐며 반문하는 이도 있었다. 이처럼 우왕좌왕하는 네티즌의 반응들은 해당 보도 기사 댓글의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

 

▲     ©상조매거진

  

특히 이번 공정위의 회계지표 분석 발표는 지난 한 해 수십 억, 내지 수백 억원의 신규 실적을 유치했음에도 순위권 자체에 들지 못한 중·대형 업체들에게 때 아닌 경제적 피해를 낳기도 했다.

 

B2B 영업을 중점적으로 해온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공정위가 회계지표 분석 보도를 낸 직후 제휴업체로부터 무수한 연락을 받고 있다내용이 주로 업체의 재정이 괜찮다더니 왜 순위에 없느냐는 식의 질책들로, 작년 한 해 선수금만 200억 원 이상 신장시켰는데, 단편적인 보도로 인해 한 순간에 저평가를 받게 되니 억울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업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이번 보도로 인해 갑작스럽게 해약요청까지 더 늘고 있으며 그 숫자 역시 코로나가 한창일 때보다 더욱 높다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모자라 줄을 세워 발표하는 명분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더불어 순위권에 들었지만, 사실상 영업을 멈춘 탓에 현금이 많거나, 지급여력비율 등이 높게 나타난 소규모 업체에 밀려 후순위를 차지하게 된 업체들의 반응도 이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이러한 사태를 예견한 듯 정보 제공의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전체 상조업체 중 선수금 예치금이 5억 원 미만이거나 감사의견이 한정의견 또는 의견거절인 11개 업체를 분석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또, 공정위 관계자는 하나의 지표만으로 특정 상조업체의 폐업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므로 소비자는 해약환급금준비율, 영업현금흐름비율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부가설명을 보도자료에 명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정위의 선심은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곳곳에서 해약사태가 터졌고, 예상치 못한 업체가 주목받는 등 기현상을 낳고 말있다. , 이를 의식한 소비자들은 해당 자료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매체 마녀사냥도 기승, 소비자 혼란 부추겨

 

이러한 분위기를 틈 탄 여러 언론매체들의 상조업계에 대한 무분별한 마녀사냥도 문제가 되고 있다.

 

중앙일보, KBS 등 많은 주요 언론매체들은 27곳을 제외한 나머지 상조업체들의 청산가정반환율(지급여력비율)’100%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상조업체 10곳 중 6, 폐업하면 납입금 전액 못 돌려줘’, ‘망해도 납입금 다 돌려줄 수 있는 상조회사 셋 중 하나뿐등의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보도해 논란을 빚고 있다.

 

상조업체의 지급여력비율은 높을수록 안정적인 것은 사실이나, 선수금이 수익이 아닌 부채로 계상되는 업계의 회계적 특성을 감안하면 비율이 낮다고 반드시 부실하다고 속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또한 상조업체는 현재 할부거래법의 적용을 받고 있으며, 해당 법에 따라 소비자가 낸 선수금의 절반을 금융기관 등에 예치하고 있다. 따라서 업체가 폐업하게 될 경우, 기존에 피해보상을 목적으로 예치해 둔 50%의 보상금을 피해 회원에게 반환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일부 언론매체의 망해도 납입금을 다 못 준다식의 보도는 이러한 법 조항의 존재를 무시한 악의적인 행태라 볼 수 있다.

 

한편, 공정위는 이처럼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는 회계지표를 향후 또 다시 개선·보완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도모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양상을 봤을 때, 과연 공정위의 계획대로 합리적인 정보 제공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업계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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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7/03 [17:29]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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