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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기 작가의 사진이 있는 이야기] 아열대 기후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한반도
 
한남기 동국대 평생교육원 교수   기사입력  2020/08/31 [09:24]


역대 최장 기간 동안 한반도에 장맛비를 퍼부었던 장마가 물러가고 살인적인 불 볕 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철은 지난 610일 제주를 시작으로 624일 중부, 남부로 이어졌고 제주도는 728, 남부는 731, 중부는 816일 종료됐다. 중부와 제주 장마 기간은 각각 54, 49일로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긴 해로 기록됐다. 중부와 남부, 제주 모두 평년 장마 기간은 32일이다.

 

이번 장마는 한반도 기후 변화에 서곡에 불과하다.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1880년 이후 전 지구의 온도가 0.85도 상승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1912년 기준으로 2017년에 무료 1.8도가 상승했다. 이처럼 한반도 평균 기온 상승률은 세계 평균의 2배에 달한다. 북극과 남극의 빙하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겨울도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남쪽은 벌써 아열대 기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열대 기후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한반도는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가 사는 한반도의 기후 변화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한반도는 급격한 기후 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온대성 기후에서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월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인 날이 8개월 이상 지속되며 겨울은 짧아지고 수입하던 열대 과일들이 국내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 되면서 국내 아열대작물 재배지역이 점차 넓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국내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3배가 넘는다. 제주도에서는 열대 과일인 바나나와 구아바, 패션프루트, 올리브 등을 보는 것이 이제 익숙한 일이 됐고 매실로 유명한 전라남도 광양에서는 애플망고가 재배되고 있다. 충청도에서는 구아바와 차요테, 강원도는 애플수박, 경상남도는 용과, 경기도는 사탕수수 등 아열대작물의 국내 재배지가 꾸준히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2080년에는 한반도 면적의 60% 이상이 아열대 기후에 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래에는 사과 배 등 우리가 흔히 먹는 과일이 앞으로 보기 힘들 수 있다.

 

기온 상승에 동반하여 우리나라 연안의 수온상승 속도도 전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빠르다. 1968년부터 지난해까지 50년간 우리나라 해역의 표층 수온은 약 1.23도 올랐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바다의 상승 폭(0.48)의 약 2.6배에 이른다. 해역별로는 동해가 1.48, 서해가 1.18, 남해가 1.04도 각각 상승했다. 이로 인하여 제주를 비롯한 남해안 일부 연안에서는 이미 아열대화가 상당히 진행됐다. 수산과학원이 최근 4년 동안 제주 연안에 출현한 아열대성 물고기를 조사한 결과 어획된 전체 어종의 40%를 넘었다.

 

아열대성 어종의 비율이 201443%, 201543%, 201641%, 201742%였다. 대표적인 아열대성 어류는 청줄돔, 가시복, 거북복, 호박돔, 아홉동가리, 쥐돔, 철갑둥어 등으로 필리핀, 대만 연안에서 주로 서식한다. 부산과 경남 등 남해 연안은 물론 동해의 독도 주변 바다에서도 아열대에 사는 산호초와 물고기들이 자리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산과학원이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의 자산어보집필 200주년을 기념해 서해의 흑산도 주변 바다에 사는 물고기를 조사해보니 자산어보에 기록되지 않은 26종이나 됐다. 이 가운데 당멸치, 일지말락쏠치, 샛돔, 독가시치, 바리밴댕이, 열동가리돔, 노랑촉수, 꼬치고기, 별넙치, 투라치, 동강연치 등 16종은 열대나 아열대에 서식하는 물고기였다.

 

특히 우려할 점은 한반도 기온의 상승률이 전 세계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2018년 기상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50년에는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3.2정도 상승하여 한반도의 대부분이 아열대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앞당기는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2100년쯤 지구 평균기온이 최대 5.2도 상승해 한반도 전체가 아열대 기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열대 기후는 열대와 온대 중간에 위치하는 기후대로 연중 비가 많이 오고 기온이 높다. 남아메리카 칠레, 북아메리카 캘리포니아 지역, 파키스탄, 사하라 등이 아열대 기후에 속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제주, 남해안을 따라 매우 좁은 지역에만 형성돼 있다.

 

과거 한반도에서는 겨울이 가장 긴 계절이었으나 이제는 여름이 가장 긴 계절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기후변화 탓이다. 극지방 바다 얼음 면적도 많이 감소해 21세기 중반 이후에는 여름철에 북극 해빙이 거의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21세기 말에는 남극에서도 여름철 바다 얼음이 사라질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미래의 일이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우리 국민 모두가 익숙했던 온대성 기후가 사라지고 아열대 기후에 적응해야 할 시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 마련과 적극적인 실천이 시급한 시점을 맞아 우리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한번쯤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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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31 [09:24]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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