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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장례문화 이모저모
비대면 온라인 추모 서비스 확대, 의례 절차 없는 화장까지 등장
 
신범수 기자   기사입력  2021/02/08 [09:09]


지난 한 해 혼란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의 여파는 기존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으며 이른바 뉴노멀의 시대를 탄생시켰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제 일상이 됐고, 언택트와 같은 신조어도 자연스러워졌다. 장례문화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그동안 당연시 됐던 부분부터 변화를 나타냈다. 장례식장 조문대신 온라인으로 조의금을 보내고 위로하는 게 미덕이 되고, 장례식장에서 식사하는 것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으로사망하게 된 환자는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도 못하고 바로 화장을 하는 등 우리 장례문화의 오랜 틀이 깨지게 된 것이다. 이에 상조매거진에서는 변화하는 장례문화에 대해 살펴봤다.

 

코로나19는 장례 등 기존의 관혼상제 문화를 완전히 뒤집었다. 우선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경조사·제사 심지어 명절 모임까지 작년에부터는 참석하지 않는 것이 기본 예의가 됐다. 때문에 거리두기 단계마다 변화하는 방역 지침에 따라 장례식장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연락을 돌리는 일이 자연스러워졌고, 문상객 역시 장례에 참석하지 않고 조의금만 전달하는 것이 일종의 미덕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5월 초와 10월 중순, 경조사 이동을 비교한 결과 각각 -2%, -22%로 감소했다. 부고 알림에는 ‘조문은 정중히 사양합니다’라는 문고와 계좌번호를 함께 담아 보내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요즘이다.

 

이에 따라 먼저 부의금 간편 송금서비스 이용이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애용되며 그 이용이 급증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실내 5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 직후 조사한 결과, ‘송금 봉투’사용량이 거리두기 2단계 이상 시행 전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경조사를 직접 가기보다 돈만 전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12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식사까지 한 조문객은 빈소 당 평균 81명으로, 전년 동기 평균(251명)의 3분의 1로 급감했다.

 

장례식장에서는 기존의 3일장 대신 2일장이나 무빈소 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식사는 고사하고 빈소 방문조차 하지 않는 탓이다. 유족들은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장례를 치르기 보단 현실에 맞는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족들끼리만 장례를 치르는 가족장은 최근 떠오른 장례형태 중 하나이다.

 

이에 몇몇 상조회사 역시 유족들이 장례를 2일장으로 줄여가거나 무빈소로 진행할 경우를 대비해, 그에 맞는 상품을 재구성하거나 유족에게 금전적 부담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서비스 전략을 마련하는 형국이다.

 

 

SNS로 고인 기리는 온라인 추모 자리 잡아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추모문화 역시 SNS와 어플리케이션과 같은 인터넷 공간에서 슬픔을 나누고 고인을 추모하는 새로운 문화를 확산시켰다. 코로나19 환자가 점점 더 늘어나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온라인 추모'는 이제 대중적인 서비스로 완연히 자리잡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에는 개그우먼 박지선씨의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진 후 온라인에서는 각계 각 층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동료 연예인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SNS를 통해 추모글을 올리며, 고인을 그리워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박지선님은 남을 낮추지 않고도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탁월한 희극인이었다"며 "고통 없는 곳에서 부디 편안하기를 기원합니다"고 추도했다. SNS의 발달로 시작된 온라인 추모는 디지털 기술 발전과 코로나19 방역조치의 영향으로 새로운 추모형식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빈소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면서 자연스레 온라인 공간에서 추모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인터넷을 활용한 추모문화는 오늘날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지만 3~4년 전만 하더라도 ‘성의가 없다’는 비판이 쇄도하기도 했다. 고인을 향한 추모가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데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컸던 탓이다. 그러나 현재는 그 평가가 완전히 역전돼 학계에서는 코로나 19로 더욱 본격화된 '디지털 퍼스트' 시대, 온라인 추모문화가 뉴노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SNS를 통해 부고를 접하는 일에 익숙해지면서 인터넷에서 언제든지 찾아가 글과 사진을보며 추모하는 일은 더 이상 거부감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장례업계의 한 관계자는 “멀리 떨어진 묘소를 일 년에 한 두번 방문하는 것보다 떠난 이들을 우리 곁에 더 가까이 둘 수있는 방법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와 함께 정부를 비롯한 각 지자체 역시도 온라인 추모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4월 3일, 제주도 4.3사건 추념식에서는 현장 참배인원을 줄이고 '4.3 희생자 온라인 추모관'을 통한 추모 동참을 유도했다.

 

당시 원희룡 제주지사는 “코로나 19라는 비상한 상황으로 인해 올해 추념식을 규모를 축소해 봉행합니다”며 “한 자리에 모여 4.3 영령들을 기리지 못하지만, 온라인 추모관을 방문하시어 4.3을 기억하고 4.3정신을 공유하시길 바랍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4일 기준, 4.3 희생자 온라인 추모관에는 5만 4494명이 헌화에 참여했다.

 

초등학생들 또한 추모 게시판에 글을 남겨 4.3사건 추모에 함께 했다. 여수시 또한 여순사건 72주년 추모를 위해 ‘여순사건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해 많은 관심을 끈 바 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장례도 못 치러

 

코로나19의 높은 전염성 탓에 장례식 조차 하지 못하고 곧바로 화장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존재한다. 코로나19 환자가 세상을 뜨면 ‘선 화장, 후 장례’의 방역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받는 음압격리병동에서 사망자가 생겼다는 연락이 장례식장으로 오면 장례 지도사는 관을 준비해 전신보호복을 챙겨 입는다. 이후 병동까진 이송차량으로 이동해 주검을 확인한다.

 

하지만 염습은 불가능하다. 주검이 두 차례 소독 뒤 밀봉되기 때문이다. 수의 대신 입던 옷 그대로 주검을 담는 비닐백에 안치한다. 유족이 고인 얼굴을 확인하고 싶다면, 입관 직전 병실 안에서 비닐백에 싸인 모습을 유리 창문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운반을 위해 관을 묶은 뒤 다시 이송차량으로 장례식장에 돌아와 안치실에 모신다. 이후엔 고인의 이름만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망자를 담당한 한 장례지도사는 “예전엔 고인 사진을 찍는 걸 꺼렸는데, 코로나19 유행 초기엔 가족이 입관 과정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기도 했다”며 “하루 이틀 새 갑자기 안 좋아져서 가족이 늦게 오거나 외국에 있어서 병원에 못 오니까 그렇게도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엔 이마저도 잘 안된다고 한다. 사망자 가족까지 격리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다. 가족이 같이 코로나19에 확진됐는데, 각각 일반 격리병실과 중환자 병실에 있다가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코로나19 사망자를 향한 낙인과 두려움은 절차도 바꿨다. 일반적인 3일장이나 5일장은 생각조차 할 수 없고 대부분 숨진 지 하루 안에 국가지정 화장시설로 옮겨져 화장에 들어간다.

 

대개 서울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은 서울추모공원과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 절차를 거치도록 하며,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아닌 사망자의 화장이 종료된 오후 5시가 넘어서야 화장이 가능하다.

 

감염우려 때문에 일반 사망자의 유족들이 항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예 빈소를 차리지 않고 유족이 유골만 인수해 납골당에 가는 일이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이 더 큰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기원한다.

 

최근 코로나19로 가족을 떠나보낸 A씨는 “유가족들은 개인 보호 장구를 착용해서라도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길 원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게 가슴에 한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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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08 [09:09]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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