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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장사시설, 시대 흐름 맞춘 인프라 구축 필요
 
신범수 기자   기사입력  2021/03/19 [09:16]

 - 님비현상 넘어 시설 확충 위한 노력 절실

 

 

언제부턴가 TV에는 동물관련 프로그램이 심심치 않게 방송되고, 공원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이는 1인가구와 노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려동물인구는 지난 2017년에 이미 15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떠나보낼 때 사람과 같은 형태의 장례를 치르는 문화도 빠르게 정착해 가고 있다. 그러나 수요에 비해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주민들의 피해는 물론 불법업체가 난립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상조매거진에서는 반려동물 장사시설 부족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살펴봤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사람과 비슷한 형태의 장례를 치르는 문화가 대중화되고 있다. 이는 키우던 동물을 단순한 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장례식을 치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비용을 들이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의 수가 많지 않고, 일부 지역에만 특정적으로 몰려있는 탓에 수요에 비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등록 불법업체인지조차 모르는 곳에서 먼저 화장을 한 뒤 바가지 요금을 청구받는 등의 피해사례도 어렵지 않게 들리는 현실이다.

 

이에 따른 실태를 보면, 다른 동물과 섞어서 화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최근 유행하는 메모리얼 스톤의 경우 미리 만들어 놓은 돌을 속여서 주는 사례마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피해는 관련 인프라의 부족으로 인한 불법업체의 난립으로 인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은 올바른 문화 정착과 함께 주민피해를 줄이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에서 나서야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민원 등을 이유로 오히려 설치에 미온적인 태도로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대구 서구청의 동물화장장 반려 건으로, 대법원 승소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동물화장장 사업자 A씨는 지난 2017년 서구청에 동물화장장 건축 허가를 신청했지만 서구청은 이를 반려했다. 이에 A씨는 서구청을 상대로 건축 허가 신청 반려처분 취소소송을 냈고, 2018816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에도 서구청은 도로 폭, 환경 영향, 주민반발 등을 이유로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에 A씨는 20195월 대구지방법원에 서구청을 상대로 건축 허가만이라도 내달라며 소송을 다시 냈다. 동물화장장 운영과는 별개였다. 1심에서는 A씨가 승소를 거뒀으나, 2심에서는 서구청의 불허가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났다.

 

이처럼 상황이 흘러가면서 대구 지역에서의 반려동물 장사시설 설치에 대한 기대치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주민 반대와 함께 지자체의 완고한 입장이 주민들의 불편을 키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주민 반대로 동물 장사시설이 건립되지 못한 비슷한 사례는 최근 제주에서도 나타났다.

 

현재 제주에는 공공은 물론 민간에서 운영하는 동물장례시설도 없어 제주도민들은 반려동물이 사망했을 때 육지 업체를 이용해 화장하거나 주변에 묻어왔다. 제주도는 이러한 주민불편과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수립한 동물복지 5개년 계획에 동물 장례식장 설치를 과제로 올려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 사업은 혐오시설로 바라보는 주민 반발에 부딪쳐 매번 좌초되고 있다. 도는 지난해 관련 부지를 마련하고, 건립에 착수할 방침이었으나 부지 지역주민의 반대로 사업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된 상태다. 동물 장례식장 건립을 위해 서귀포시 여러 마을과도 협의를 진행했지만 같은 이유로 실행하지 못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예산 확보도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동물 장례식장조성은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서도 다수의 주민들은 반려동물 관련 장사시설이 필요하다고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고, 건립에도 찬성표를 던진다. , 내 집 앞에는 안 된다는 입장만을 고수하는 게 문제다. 지난해 부산에서 이와 관련 여론조사를 진행했는데 응답자의 80%가 반려동물 관련 시설을 짓는 데 찬성을 했다고 하지만 정작 내 집 앞에 짓겠다고 하면 악취나 소음, 안전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렇다고 지자체가 또다시 일방적으로 사업을 밀어붙이면 갈등만 커져 결국 흐지부지되기 일쑤다.

 

이에 복수의 전문가들은 추진 초기부터 공청회나 또 주민들이 만든 자발적인 의사 결정 기구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반려동물 장사시설을 건립 시 단순 장사시설에 그치지 말고, 주민 편의시설을 같이 복합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고 조언한다.

 

 

동물 장묘시설 부족하자 불법 업체 활개피해는 결국 주민 몫

 

주민 반대에 부딪혀 반려동물 장사시설의 설치가 제자리걸음을 반복할 동안에도 관련 시설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이는 결국 또 다른 병폐를 낳고 말았다. 바로 미등록 불법 동물 장묘업체들이다.

 

이들은 정식 업체가 없는 지역의 주민들이 반려동물 장례를 원할 경우 불법으로 개조한 자동차로 원정을 다니며 활개를 치고 있다. 인프라 확충이 더딘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등의 수법으로 잇속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불법 동물 장묘업체들의 행태를 살펴보면 당초 안내했던 것보다 두 배가 넘는 금액을 요구하면서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을 요구하거나 여러 마리를 동시에 화장하고, 추가 요금을 내지 않으면 유골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경우가 있다.

 

대개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외진 곳에서 화장을 하기에 당국의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어렵사리 적발했다고 하더라도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동물보호법상 불법 장묘는 최대 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게 전부인 탓이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불법 동물 장묘업체들이 주로 현금거래를 해 기록이 남지 않아 처벌이 힘들고, 이동식 화장장의 경우에는 현장 파악이 어려워 단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이어 현재 법령 개정을 추진 중에 있으며, 동물보호 관리시스템에 등록 사업자 현황을 공시하는 등의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부연할 뿐이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불법 동물 장묘업체가 활개를 치는 배경에는 수요 대비 부족한 인프라 때문이라는 근본적인 지적이 돌아온다. 반려동물의 사체는 현재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매장이 불법이다. 그러나 사체를 처리하기 위한 수요는 늘어감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체의 설치조차 어려운 현실 속에서 주민들은 부랴부랴 불법 업체를 찾아 이를 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 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동물 장묘업체는 총 55(222일 기준)에 불과하다. 분포를 살펴보면 경기도 21, 영남 16, 충청 10, 호남 2, 강원 2개로 나타났다. 이 중 4곳은 장례와 봉안만 할 수 있고 화장은 하지 못해 사실상 51개 업체만이 반려동물의 장례의 모든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서울과 인천, 제주에는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 중 화장까지 가능한 업체는 전무한 실정이어서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반려동물의 장례를 위해 타 지역으로 원정화장을 가는 등의 불편함까지 호소하고 있다.

 

한 반려동물 장묘업체 관계자는 등록 업체가 있는 지역이라고 해도 이용이 편리한 것은 아니다강원의 경우는 영동지방에만 있고 영서지방에는 없는 상황이며, 호남지역은 전북에만 있어 광주·전남지역 주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원정화장을 나서거나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불법 동물 장묘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 김선임 성남시의원     © 상조매거진

 

일부 지자체 동물장묘시설 설치 미룰 일 아냐

 

이처럼 반려문화의 저변확산에 맞춰 관련 인프라가 갖춰지지 못함에 따라 주민피해와 불법적인 행태들을 양산해내자 일부 지자체에서는 공동 동물장묘시설 설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선임 성남시의회 의원은 지난해 10월 제258회 성남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시대 흐름에 맞는 동물장묘시설 건립이 필요하다고 밝힌바 있다.

 

김 의원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고 장례를 치르는 것은 이미 시대적인 문화로 자리 잡고 있으며, 동물애호가들에게 동물 장묘시설은 필요불가결한 시설로 여겨진지 오래됐다성남시 관내에도 화장장과 추모실, 상담실 등을 갖춘 공공 동물장묘시설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려인구 1500만 시대에 동물장묘시설은 전국 48개소, 그중 경기도는 광주시에 5개소 등 20개소다모두 지자체에 등록한 합법적인 민간 사업장이지만 반면 무허가 업체도 난립하고 있어 저렴하게 장례를 치를 수 있는 공공 동물장묘시설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인1407명 중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동물화장장을 찾겠다는 사람은 59.9%, 주거지 야산 등에 묻겠다는 사람은 24%, 동물병원에서 폐기물로 처리하겠다는 사람은 12.9%, 쓰레기봉투에 담아 처리하겠다는 사람은 1.7% 순이다며 공동 동물장묘시설 설치가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반려동물 사체는 현행법에서 폐기물로 되어 있어 동물병원에서 처리하는 경우에는 의료폐기물로, 집에서 처리하는 동물 사체는 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담아 일반 쓰레기와 같이 소각하고 있어 야산 등에 불법으로 매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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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3/19 [09:16]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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