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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할부거래법 개정안…포퓰리즘 정책 일색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1/05/02 [19:54]

- 업계 현실 외면한 채 소비자 보호만 강조

 


최근 크루즈 여행상품의 할부거래법 포섭을 골자로 한 할부거래법 개정과 온라인 상품 규제를 위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21대 국회에서는 너도나도 소비자를 보호한다며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해 눈길을 끈다. 이에 상조매거진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소관위에 접수됐거나 심사 중인 할부거래법안의 내용을 살펴봤다.

 

 

최승재 의원, 상조업체 거래명세서 발급·재화 내역 게시 법안 발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할부거래법 개정안은 7개안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에 걸쳐 소비자 보호와 용어 정비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으며 각각의 맹점을 차례차례 살펴보고자 한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24일 상조회사의 거래명세서 발급을 골자로 한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선불식 할부거래업은 장례, 결혼, 여행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분야와 관련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권익을 두텁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장사법의 경우, 장례식장 업자로 하여금 장례식장 임대료, 장례용품 가격 등을 장사정보시스템에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할부거래법은 이 같은 규정이 없어 소비자가 업체별 재화 및 서비스의 정보, 가격 등을 비교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불식 할부거래업자 등으로 하여금 해당 정보를 소비자에게 설명하고 계약서를 발급하도록 규정하는 것에 그치고 있어 소비자가 재화 등이 제대로 공급되었는지 사후에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하여금 재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정위가 지정하는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도록 하고, 재화 등을 공급한 후에는 거래명세서를 교부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선불식 할부거래업자 간 비교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건전한 경쟁을 유도한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개정안은 제 23조의2(계약체결 전의 정보 게시)를 신설, 선불식 할부거래업자 등은 각 호의 사항을 공정거래 위원회가 지정하는 홈페이지에 게시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게시 내용에는 재화 등의 종류 및 구체적인 내용, 세부적인 품목 및 가격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제23조의 3(재화 등의 공급 후 거래명세서 교부)을 신설, 거래명세서를 소비자에게 교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여기에는 공급한 재화 등의 종류 및 구체적인 내용, 세부적인 품목 및 가격, 재화 등을 공급한 방법 및 시기 등이다. 법안의 내용은 차치하고, 문제는 거래명세서를 발급하도록 하는 이 법안이 바가지요금 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상조회사가 거래명세서를 발급하지 않는 것이 어떤 연유로 바가지 요금으로 논리가 전개될 수 있는지를 고려하면 이는 무리한 명칭이라 판단된다. 아울러 바가지 요금은 기존의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장례업자, 혹은 규제 기관조차 부재한 후불제 의전업체에서 유난히 기승을 부리는 점에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상조업체들은 이미 상품 패키지에 포함된 용품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충분히 공지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도 충분히 전달된다는 점에서 법안 발의의 배경 상 비약이 크다는 판단이다. 물론 거래명세서의 교부는 투명한 거래를 완수하는데 있어 무척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로인해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의 주체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심도 깊은 관심, 또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박대출 의원 상조업체 휴·폐업시 소비자에 의무적으로 고시해야

 

최 의원에 이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도 상조 먹튀 방지법이란 별칭의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지난 33일 발의했다. 제안이유에 따르면 현행법은 할부계약 및 선불식 할부계약에 의한 거래의 공정화를 통해 소비자를 보호하고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에 대한 등록 의무, 선불식 할부계약의 이전, 계약 체결 및 해제 등의 규정을 두고 있다.

 

최근 상조보험과 관련, 상조업체 사업자가 사업을 폐업한 이후에도 소비자로부터 상조보험의 보험금을 계속 받아 온 사실이 있어 이로 인해 해당 사업자의 폐업 사실을 알지 못한 소비자는 보험료를 납부하고도 상조서비스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납부한 보험료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 의원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하여금 휴업 또는 폐업으로 시·도지사에게 신고하는 경우에 그 사실을 소비자에게도 알리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법률안 제 18조 제4, 34조 제19호 신설안을 발의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최근 3년간(2016163, 202077) 폐업한 상조업체가 86곳으로 절반 이상이 폐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 역시 업계의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정책이란 지적이 지배적이다. 우선 상조회사의 경우 보험과는 전혀 별개의 사업으로 선불식 할부거래를 통해 회원으로부터 일정 금액의 상품대금을 정해진 기간에 맞춰 납부하는 방식을 갖는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회원이 납입하는 돈을 부금예수금 또는 선수금이라고 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불의의 사고 시 보장 내용을 이행하는 보험료와는 다른 특성을 갖는다.

 

또한 상조업체의 폐업 역시도 지난 2019년 자본금 증자조치와 꾸준한 영세·부실 업체의 통폐합을 통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는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폐업한 업체의 소비자들이 뒤늦게 해당 사실을 인지하는 경우가 어느정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률 정비의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의 발목을 잡아온 경쟁법 위반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동의의결제 제도를 할부거래법 개정안으로도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며, 이 역시도 어느정도 필요성을 공감받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12일 현행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에만 도입된 동의의결제를 8개 경쟁법(할부거래법포함)에 확대하기 위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동의의결제란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 피해구제, 원상회복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동의의결제가 도입되면 소비자 및 중소기업의 피해에 대하여 기존의 시정조치보다 더 신속하고 실질적인 보상이 가능해진다. 특히 동의의결제는 경쟁당국과 법위반 혐의가 있는 사업자간의 합의에 의한 사건 해결을 통해 경쟁당국 내 자원배분의 효율성 및 경쟁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윤창현 의원은 그동안 공정거래 및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법률들 중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 이외의 법에는 동의의결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형평성, 합리성, 공정성 등에 문제가 있었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청약철회 정보제공 사항 확대·결합상품 규제 법안도 눈길

 

앞서 계약 이행 부분에서 사용한 재화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과 더불어 계약 체결 이전 소비자 정보제공 사항을 늘리는 법안도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24, 할부계약 체결에 있어 소비자의 판단을 위해 중요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청약 철회권, 소유권 유보에 관한 사항, 사업자의 해제권 기한의 이익 상실, 소비자의 항변권 등의 사항에 대해서는 계약체결 전 정보제공사항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며이를 공개하도록 하는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를 위해 개정안은 제5조 제8호 신설을 통해 청약의 철회 및 계약의 해제의 기한·행사방법·효과에 관한 사항 및 청약철회 등의 권리 행사에 필요한 서식으로써 총리령으로 정했다.

 

, 이러한 청약철회에 관련한 할부거래법 개정안으로는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지난 219일 할부거래법 개정안이 있다. 가전 결합상품 판매 시 각각의 재화의 계약서를 따로 발급하는 한편, 청약철회의 실효성을 제고한다는 배경에서다.

 

김홍걸 의원은 현행법상 소비자는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할부계약은 7일 이내에, 선불식 할부계약은 14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으나 할부계약을 통해 구매하는 재화 등은 대부분 고가이고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한 채 구매가 이루어질 수 있는데, 소비자가 불완전판매상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시점은 계약을 체결하고 할부금청구서를 받은 후가 되므로 인해 현행 청약철회 기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마의자·전자제품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소위 끼워팔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같은 무상제공 제품들은 대부분 판매 상품의 할부금에 별도로 포함되고 있고 소비자가 반품 요청을 하더라도 거절당하는 사례가 빈발한다고 밝혔다.

 

이에 할부계약 및 선불식 할부계약의 청약철회 기간을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30일로 연장하는 한편, 각각의 재화 등에 대한 계약서를 따로 발급하도록 하는 법안 제6·8·23·24, 43조의2를 신설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결합상품의 경우 각각의 계약서를 따로 발급하고 있으며, 가전제품이나 안마의자 등도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고 소비자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며 현실성에 의문을 표했다.

 

 

소비자 보호 미명 하에 사업자 죽이지 말아야

 

그 밖에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신고 민원의 처리절차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는 법률 개정안과 일본식 법률용어를 일상적인 언어로 바꾸는 할부거래법 개정안도 눈길을 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6, 선불식 할부거래업자 등록사항 변경신고 및 지위승계 신고를 받은 경우에는 7일 이내에, 선불식 할부계약의 이전계약 신고를 받은 경우에는 5일 이내에 각각 신고수리 여부를 신고인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해당 기간 내에 신고수리 여부 또는 처리기간의 연장을 통지하지 않은 경우 신고를 수리한 것으로 간주하는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16, 청약철회와 관련해 제 10조를 개정함으로써 일본식 용어 등을 한글화하거나 보다 쉬운 표현으로 바꾸는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발의, 법률에 국민의 이해 정도와 접근가능성을 확장시키고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1대 국회에 발의된 7개 개정안을 살펴본 결과, 일부 조항이나 이슈에 대해서는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손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공감되나 대체적으로는 시장의 실제 현황을 외면한 채 단순히 소비자 보호만을 주창하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점철돼 아쉬움과 씁쓸함을 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법개정 추진에 대한 상조업계의 대응력을 높일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며, 업계의 의견을 응집할 수 있는 유일한 대표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앞으로 1차원 적인 시각에 머물러있는 마구잡이식 법안이 아닌 보다 심도깊은 고민과 세밀함을 더해 사업자의 권익을 지나치게 훼손하지 않고, 동시에 소비자를 진정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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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5/02 [19:54]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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