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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후불제 의전업체 바가지 기승, 그들은 왜 그럴까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1/06/29 [09:32]

- 외주업체 상품 통제 어려워 서비스 부실 심화

- ‘회비 없다는 후불제 의전 장점, 추가비용 청구로 돌아와

 

 

후불제 의전업체의 질주가 매섭다. ‘상조보다 저렴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지난 2010년부터 횡행하기 시작한 후불제 의전업체는 당시 수십 곳에 불과했으나 현재에는 100여 곳이 넘는 업체들이 운영되며 산업을 양분하다시피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19년에는 대형 언론사인 조선일보 역시 자회사를 통해 후불제 의전업체를 런칭, 광고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후불제 의전업체의 수가 해마다 늘고, 관련 마케팅 활동도 왕성한 오늘날이지만 그 이면에는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쉽사리 반복하는 후불제 의전업계의 불안정성이 내포돼있다. 이는 성장세 자체가 뚜렷하지 않은 탓이며, ‘회비가 없어 이익 실현이 어렵고 그로 인한 바가지행태 등 다양한 부작용이 초래되는 탓이다. 이러한 면면으로 하여금 과연 후불제 의전업체가 장례 시장의 한 축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적지 않은 의문이 남는 현실이다.

 

후불제 의전업체들은 저마다 브랜드나 사명에 상조를 표방하고 있으나 정확한 업태는 전문 장의업자라고 할 수 있다. , 상조업체와는 상품 영역중 장례 분야가 겹치는 다른 업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우선 이러한 차이를 굳이 설명하는 것은 현재 대다수의 후불제 의전업체들이 상조라는 단어를 오용하면서 기존 상조업체들을 배척하는 마케팅 활동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조와 후불제 의전업체가 근본적으로 다른 산업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후불제 의전업체들은 저마다 스스로를 소위 기존 상조의 대안임을 자처하고 있다. 상조의 스탠다드 상품군인 390, 460만원대의 구성에 거품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보다 훨씬 저렴한 ‘200만원, 100만원 대의 패키지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자회사인 헬스조선이 런칭한 후불제 의전업체 ‘3일의 약속도 언론사의 강점을 앞세워 이러한 내용의 홍보 기사를 연신 쏟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저렴해보이는 후불제 의전업체의 저가 상품들은 대개 눈속임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이는 수차례의 언론 보도와 실제 현장에서의 취재를 통해 숱하게 이슈화 된 부분이기도 하다. 오히려 지나치게 저가를 강조함으로써 장례 서비스의 질이 낮아져 유족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결국 소비자의 니즈를 반 쪽만 파악했기 때문이다. 고비용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킨 시도는 좋았으나 결국 처음부터 저렴한 용품들을 판매한데 불과했기 때문이다. 또한 상조상품 역시도 후불제 의전업체의 구성과 유사한 형태의 저가형 패키지가 엄연히 존재한다. 후불제 의전업체라서 상조가 못하는 일을 대신하진 못한다는 의미다.

 

오히려 후불제 의전업체에서는 지나치게 낮은 상품 제공으로 인해 모자란 이익을 채우기 위해 유족들에게 끼워팔기의 형태로 바가지를 씌워 문제가 되고 있다. 끼워팔기작업이 들어간 최종 상품 가격은 결국 자신들이 그토록 부정하는 상조상품의 패키지 가격과도 맞먹는 게 현실이다.

 

후불제 의전업체와 상조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는 규제 기관의 존재 유무다. 상조의 경우 할부거래법의 규율을 받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를 감독 기관으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상조업체들은 15억원의 기초 자본금을 갖고 있어야 하며, 회계감사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또 소비자 보호를 위한 소비자피해보상보험에 가입해 회원으로부터 받은 선수금의 절반을 금융기관 등에 예치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상조업계의 두 공제조합에서는 공정위와 더불어 내상조 찾아줘를 통해 업체의 폐업 시 피해보상금과 더불어 당초 가입된 행사까지 보상받을 수 있도록 견고한 보호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후불제 의전업체의 경우 규제 기관이 없고, 규제 법령 역시 부재하다. 때문에 무엇보다 소비자 보호에 취약하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 숱하게 벌어지는 유족들의 금전적 피해는 구제받을 방법이 모호하고, 굳이 창구를 찾고자 한다면 소비자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 특히나 끼워팔기와 같은 바가지 행태는 은연 중에 경황이 없는 틈을 타 일어나고 있고, 대부분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탓에 국민권익위원회나 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에서 작심하고 조사를 하지 않는 한 적발하기 어려워 많은 유족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사라진 회비와 수당, 고스란히 끼워팔기로 충당

후불제 의전업체, 설립 문턱 낮지만 적자 운영 빈번

 

많은 후불제 의전업체들이 굳이 소비자를 기망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추구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단순하게도 회비모집수당없기 때문에 상품의 거품을 없앴다고 주장하는 후불제 상품의 이점이 고스란히 독이돼 돌아왔기 때문이다.

 

후불제 의전업체는 사업자 등록만 낸다면 누구나 설립이 가능하고, 지자체 신고 의무나 자본금도 필요 없기 때문에 도전하기 쉬운 업종이다. 낮은 허들 덕분에 과거 많은 부실 상조업체들이 폐업 후 후불제 의전업체로 선회할 수 있었고, 기존 장의업체들 역시 외연 확대를 위해 너도나도 후불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상조업계에서 밀려난 사업자들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없다시피 한 후불제 의전업체로 쉽게 방향을 틀었지만 그 운영만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장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 장담할 수 없는 상품의 특성 때문이다.

 

여기에 필수 최소 인력으로 상근직원에 대한 임금과 상시 장례접수를 콜센터 직원, 사무실 임대료 등이 고정비라고 감안한다면 사업 시작 후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기약없는 상황 속에서 매월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 후불제 의전업체의 운영이다. , 이따금 발생하는 장례 행사에 영세하게 출발한 후불제 의전업체의 입장으로서는 수익 극대화를 위한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으로 결코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100만원 이하의 패키지까지 등장하는 것이 근래의 후불제 의전업체에서 다루는 상품 추세이며 결국 유족에 대한 추가비용 청구는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판단으로도 비쳐진다. 또한 특별히 자본금 없이 출발한 사업인 만큼, 장례행사는 거의 모두 외주업체와 제휴를 통해 수익을 양분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본사에서는 영업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외주업체는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는 파트너십의 연계로 이뤄진 것이다. 장례 행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장의차나 버스, 장례용품 등 다양한 제반사항을 갖춰야 하나 이를 본사에서 구비한 경우는 거의 드물다. 따라서 이를 갖춘 의전업체와의 행사대행 계약이 필수적인데, 이때 소문이 좋지 않은 의전업체와 파트너십을 갖게 되면 앞서 언급한 모든 종류의 소비자 피해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본사와 외주업체간 커뮤니케이션이 통일되지 않아 서비스 품질을 통제하기 어렵고, 비전문가 집단이 후불제 의전업체를 설립한 경우 외주업체의 입김에 놀아나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례로 헬스조선의 3일의 약속의 경우 본사에서는 상품에 한지 수의를 제공한다고 명시했으나 정작 이들의 외주업체에서는 한지가 아니다라는 엇갈린 답변을 내놓아 물의가 되기도 했다. 결국 현재 3일의 약속 홈페이지에는 한지를 제공한다는 언급이 아예 삭제되는 것으로 일단락된 상황이다.

 

후불제 상품, ‘브랜드화불가능한 이유

 

본사와 외주업체로 나뉜 운영 형태는 고스란히 후불제 의전업체의 한계점으로 작용한다. 외주업체의 네트워크에 의존해 본사에서는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 본사에서 제시하는 상품 패키지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게 된다. 지역별로도 본사에서 제시한 상품이 아닌 제각기 다른 상품이 제공되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상조업체의 경우 직영화나 체계적인 교육 등을 통해 어느 지역에서건 동일한 서비스 제공이 용이하다. 100% 직영으로 운영되지 않는 업체라고 하더라도 외주행사에 대한 모니터링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상조상품의 브랜드화가 가능했던 것도 이러한 시스템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업자 단체, 공정위가 후불제 횡포 대책 마련해야

 

후불제 의전업체가 소비자는 물론, 사업적으로도 불안정한 이유는 영업 방식의 한계에서도 찾을 수 있다. 과거에는 회원 유치시 수의 등의 고인용품을 판매하고, 해당 대금을 일종의 가입비로서 여기는 우회적인 선불식 거래가 존재했으나 공정위 조사 등에 막혀 현재에는 이 같은 방식은 보이지 않는다. 가입비를 어떠한 형태로 받는다고 하더라도 1회에 그치기 때문에 실익이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부분 후불제 의전업체들은 우선 인적조직이 없는 탓에 대면 영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개는 B2B를 통한 기업 및 단체 영업에 치중하고 있다. 단신으로 움직일 수 있고, 한 번에 많은 잠재고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되는 방식이다. 현재 현진시닝이나 해피엔딩 등 후불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업체들 모두 B2B를 통해 성장을 이뤘다.

 

다만 B2B 역시도 곧장 장례행사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당장의 실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매월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받기 위해서는 수십 곳과의 B2B 거래는 필수적이며, 이런 노하우를 획득하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다.

 

앞서 언급한 현진시닝과 해피엔딩의 경우에는 장례용품 업체를 직접 운영하거나 B2B의 선발주자로서 두각을 나타낸 경우로 다소 특수한 성공사례이지, 일반적인 사례라도 보긴 어렵다.

 

한 후불제 의전업체 대표는 단신으로는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형 상조업체의 행사를 대행하는 경우도 있고, 그러면서도 대외적으로는 후불제 의전업체 영업을 겸하면서 상조업체를 비방하는, 그런 아이러니한 사례도 많다제 아무리 많은 업체와B2B를 체결하더라도 고정적으로 행사가 일어나지 않으면 기본적인 유지조차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후불제 의전업체를 운영했던 대표는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나 홍보성 광고 기사를 노출하는 온라인 마케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이 경우 소규모 업체에 해당되고 실질적인 이익이 없는 것으로 안다여러모로 힘든 상황 속에 2년간 버텼으나 결국 현재는 상조업체로 재취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후불제 의전업체는 대형사 일부를 제외하면 불안요소가 산적해 있다. 경영자의 현실적인 고충은 바가지의 형태로 소비자에게로 전가되고, 그 피해는 제대로 복구되지 못한 채 상, 장례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풍조로 비화되고 있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상조와 후불제 의전업체가 공동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후죽순 숫자만 불려가는 후불제 의전업체, 그 실체에 무엇이 있는지 주무기관인 공정위를 비롯해 사업자 단체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심도 깊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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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6/29 [09:32]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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