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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제도권 정착한 상조산업, 현실에 맞는 법 개정 필요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1/08/27 [10:45]

-자본금 유지 등 산업 발전 위해 필요하나 일부 조항 아쉬워

-후불제 의전 등 상조업계 내부 아닌 외부 문제점 개선이 시급

 

 

공정위는 최근 2분기 상조업계 선불식 할부거래업자 변경사항을 공지하면서 산업이 안정적인 성장세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2019년 자본금 증자 후 구조조정을 통해 폐업이 0건을 유지하는 한편, 선수금과 회원 수와 각각 6조 6649억원, 684만 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공정위는 보다 종합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소비자 보호를 더욱 두텁게 함으로써 더욱 신뢰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지난 8월 12일 공정위는 15억원으로 증자한 자본금을 항시 유지하도록 하는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크루즈 여행상품을 할부거래법으로 포섭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황이다. 상조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상조산업의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일부 조항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도 몇몇 부분에 대해서는 시장의 여건을 고려한 합리적인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상조매거진에서는 할부거래법 개정안의 내용들을 상세 분석해보고 업계의 의견을 토대로 개선점을 고민해봤다.

 

공정위는 지난 8월 12일 자본금 유지의무를 골자로 한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오는 9월 23일까지 입법예고했다. 할부거래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총 다섯 가지로 ■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등록 이후에도 자본금 15억원을 유지하도록 하고, 위반 시 등록취소 근거 마련 ■ 선불식할부거래업자의 등록사항 변경, 지위승계, 이전계약 신고에 대한 처리기한 명시 ■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선수금과 관련된 내용을 지급의무자의 확인을 받아 소비자에게 통지 ■ 공정거래법의 과징금 연대납부 및 결손처분과 관련된 규정 준용 ■ 일부 위법행위(거짓 감사보고서 제출, 거짓 공시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근거 신설 및 조사불출석·자료미제출·조사방해에 대한 과태료 부과금액 상향이다.

 

먼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에 대한 자본금 유지의무 부과 내용을 살펴보면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 이후에도 자본금 15억원을 유지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관할 지자체가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안 제19조, 제40조를 개정했다.

 

할부거래법 제19조(자본금)는 제18조에 따라 등록하려는 자는 ‘상법’상 회사로서 자본금이 15억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돼있으나 이번 개정안은 제18조에 따라 등록하려는 자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상법’상 회사로서 자본금이 15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로 명확히 했다. 이어 제40조(영업정지 등)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제19조를 위반한 경우를 신설, 자본금 감자 시 등록취소가 가능토록 했다.

 

이와 함께 구체화한 조항으로는 민원의 투명하고 신속 처리와 민원인의 예측가능성 제고 명목으로 개정안 제18조를 통해 신고에 대한 처리기한을 등록사항 변경·지위승계 7일, 이전계약 5일로 명확히 했다. 이어 등록사항 변경, 지위승계 신고의 경우 7일의 범위에서 처리기한을 연장할 수 있게 하되, 연장사유를 신고인에게 통지토록 함으로써 이전계약 신고의 경우 처리기한 내에 수리여부를 통지하지 않을 경우 기한이 끝난 날의 다음 날에 신고를 수리한 것으로 간주토록 했다.

 

또한, 공정위는 현행법상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선수금 관련 내용을 소비자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있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 선수금 보전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알기 어렵다며 선수금 관련 내용 통지 의무를 위한 개정안 제27조의 2를 신설했다.

 

신설한 제27조의 2(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선수금 관련 통지 및 제출의무)에 따르면 ①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선수금과 관련하여 선수금액, 납입횟수 등 총리령으로 정하는 내용을 지급의무자의 확인을 받아 소비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②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제1항에 따라 지급의무자로부터 확인을 받아 소비자에게 통지한 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③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선수금 관련 내용 통지와 제출의 절차 및 방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한다고 명시했다. 해당 조항은 법 시행 당시 체결된 모든 계약에 대해 법 시행 후 3개월 이내에 통지하도록 부칙을 뒀다.

 

이에 따라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선수금과 관련된 내용을 지급의무자(은행, 공제조합)의 확인을 받아 소비자에게 통지하도록 했으며, 해당 통지내역을 공정위에 제출하도록 하고 위반 시 시정명령·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개정안 제47조 등을 통해 과징금 관련 공정거래법 준용규정을 마련과징금 관련 공정거래법 준용규정을 마련함으로써 과징금 징수에 대한 업무처리방안을 명확화했다. 이 밖에도 현행법상 거짓 감사보고서 제출이나 거짓 공시행위에 대한 과태료 조항이 없고, 조사 불출석·자료 미제출·조사 방해에 대한 부과금액 및 조건이 다른 소비자법과 상이함에 따라 개정안 제52조를 통해 기존 부재한 부분을 과태료 규정을 신설, 정비하는 한편 타 소비자법과 유사한 수준으로 과태료 부과금액을 상향했다.

 

공정위는 이번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유관기관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규제심사, 법제심사, 차관·국무회의 등 입법절차를 거쳐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업계, 법안 개정 취지에 공감하나 통지 의무개선 필요

이 같은 개정안에 대해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크루즈 여행상품의 포섭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큰 이견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산업 발전의 측면에서 자본금의 항시 유지나 등록취소 요건과 과태료 등의 명확한 근거 마련은 필요했던 조치라는 입장이 다수를 이룬다. 다만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좀 더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중 가장 설왕설래가 오가는 이슈는 상조업체의 선수금 관련 통지 조항이다. 과거 비슷한 업무에서 부작용이 속출했던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관련 내용을 축약하면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선수금과 관련된 내용을 지급의무자(은행, 공제조합)의 확인을 받아 소비자에게 통지한 후, 통지 내역을 공정위에 제출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시 처벌 근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기존의 선수금 관련 통지의 방법으로는 현재에는 진행하지 않으나 지난 2015년 공정위의 주도로 상조 공제조합에서 연 2회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바 있다. 그 밖에 상조업체의 통지 사안으로는 계약이전 사실의 통지, 휴·폐업 등 각종 변동 사항 발생에 대한 통지, 연체 회원의 직권해지를 위한 통지 등이 법과 지침상 명시돼있는 상황이다.

 

선수금 관련 통지 의무가 빠져있는 상황에서 공정위의 시각상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은 십분 이해되는 바이나, 동일한 사안을 다룬 할부거래법안이 지난 2016년 발의됐다가 폐기된 바 있고, 이후 현재까지 이런 부분이 제도화되지 않은 것 역시도 분명히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은 염두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소비자에게 선수금과 관련된 내용을 연 2회, 내지 그 이상 미리 통지해주는 것이 과연 소비자 피해 예방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그 실효성에 대한 검토는 배제돼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과거 공제조합에서 선수금 관련 내역을 문자로 발송한 데 대한 대다수 소비자들의 반응도 오히려 냉담했던 것을 감안하면 법 시행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는 크게 기대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한 소비자는 “직접 예치금을 조회한 적이 없었던 상황에서 갑작스레 문자 메시지를 전송받았는데 되레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며 “예치금이 잘 보전돼있어서 안심스럽다는 느낌보다는 우선 ‘설마 폐업인가’ 라는 걱정이 더욱 앞서 오히려 불안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처럼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이들은 갑작스런 문자 메시지 통보에 오히려 ‘보증사고’를 우려, 괜시리 해약을 요청하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는 비단 선수금 관련 통지에서뿐만 아니라 기타 여러 방식의 통지 과정에서도 드러났던 문제점으로, 각 상조업체들은 그때마다 불필요한 업무 증가에 따른 스트레스와 더불어 본래는 존재하지 않았을 민원들을 처리하는 데 진통을 겪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의 시스템만으로도 선수금 내역과 같은 각종 소비자의 중대한 궁금증들을 해소하기엔 충분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우선 공정위 스스로 운영하고 있는 ‘내 상조 찾아줘’를 통해서 상조업계 각종 정보 현황을 비롯한 해약환급금 산출 시스템 등 다양한 조회가 가능하다. 물론 선수금 관련 조회의 경우 유기적인 협조가 가능한 공제조합과 달리 은행 측 정보제공의 한계 탓에 시스템 마련이 어려운 점이 있으나 이 역시도 사실상 모든 상조업체들이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어 별다른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언제라도 원한다면 각 상조업체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회원정보를 입력, 선수금 보전 내역과 환급금 규모, 지금까지의 납입내역 등을 확인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며 이런 상황에서 구태여 ‘긁어 부스럼’ 식의 규제를 더하는 것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과거 선수금 관련 문자 메시지 통지 후 해약 늘어

기존 시스템만으로도 충분히 정보제공 가능해

 

이에 여러 상조업계 관계자들은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하나 방식을 선회해 진정으로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김호철 프리드라이프 사내이사는 “개정안 내용보다는 오히려 현존하는 시스템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예를 들어 현재 각 상조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선수금 내역 조회나 해약환급금 조회 시스템이 모두 구비돼있는데 이 부분이 정확히 고지가 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거나 은행의 경우 소비자가 내역을 조회하고자 할 때 애로점이 없는지 등을 파악해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소비자에 도움되는 조치일 것”이라며 “과거 통지방식도 당초 연 4회로 논의되다 2회로 줄고, 각종 통지 또한 우편으로 보내보니 정작 반송률도 높고, 문자 또한 해약이 끊이지 않는 등 부작용이 속출해 지금에 이르렀는데 이런 실질적인 업계의 배경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상조업계 관계자는 “잘 운영되고 있는 업체의 선수금 내역을 주기적으로 통지하기보다는 폐업한 업체의 폐업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더욱 현실적으로 필요할지 모른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비교하더라도 자신이 가입한 업체가 도산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 더욱 문제라 볼 수 있고,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피해보상 기한이 지난 시점에 뒤늦게 알게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4월 아직 상품을 사용하지도 않은 회원의 행사를 진행했다며 거짓 서류를 꾸미는 방식으로 예치금을 빼내다 도산했던 아산상조의 경우 이런 경우가 빈번한 상황으로, 해당 피해자들의 경우 처음부터 피해보상 대상에서 누락돼 폐업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 피해의 차단을 비롯한 예방을 위해서는 단순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방식의 규제 덧대기보다는 당면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파악과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최근 공정위가 상조업계 애로점을 경청하고, 또 법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오고 있지만 이미 도산한 회사에서 파생되는 문제점이나, 후불제 의전과 같은 주무부서의 범위를 벗어난 문제들에 대해선 파악이 용이하지 못한 상황이다”며 “이처럼 상조업계 내부보다 외부에서의 문제들이 더 심각성을 띤다는 점에서 업계와 관의 유기적인 소통, 의견개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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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8/27 [10:45]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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