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비자연맹, 2020년 반려동물 관련 소비자피해분석 발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수는 860만 마리에 육박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규모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규모가 빠르게 늘면서 반려동물 관련 소비자피해도 꾸준히 늘고 있다. 반려동물 사망 시 장례를 치르는데,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는 사례가 잦아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 16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2020년 반려동물 관련 상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맹에 따르면 장례용품 선택에 따라 장례비용의 차이가 크고, 용품에 대한 정보 부족과 최고급 등 모호한 표현 대신 정확한 정보제공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에 위치하고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21곳의 동물 장묘업체의 장례비용과 장례 용품 등의 가격 모니터링을 한 결과, 조사대상 중 66.7%의 기본 장례비용이 20만원~30만원사이에 분포하고 있었다. 기본 장례비용 이외에 고급 장례비용도 게시한 10개 업체 중 최고가는 143만원이었고 이 비용에는 최고급 수의, 고급 유골함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인 장례절차는 비용과 관계없이 동일했으나 용품 선택에 따라 비용이 크게 차이가 났다. 조사한 장묘업체 21곳 대부분이 용품 가격과 용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5곳(71.4%)이 용품가격을 게시하지 않았고 16곳(76.2%)은 용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없이 ‘최고급 수의’, ‘고급관’, ‘수제’ 등 모호한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선택을 위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제공이 될 수 있도록 개선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노령 반려동물 증가에 따른 장례비용은 필수 지출항목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업체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미비해 소비자가 충분히 사전 정보탐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용품 품질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등 다양한 소비자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연맹은 노령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를 대상 조사를 통해 장묘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동물병원 진료비·분양·장례비 등 소비자 지출 수준을 조사하고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동물등록제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개선점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려동물 분양과정 소비자피해 최다

분양 받는 동물의 질병정보 관리 필요

반려동물 관련 소비자 피해 중 가장 많은 부문은 반려동물 분양 관련 피해가 1624건(73.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물병원 관련 피해가 314건(14.2%), 반려동물 이·미용서비스가 241건(10.9%), 반려동물 용품 관련 상담이 33건(1.5%)으로 나타났다.

분양을 받은 동물에게 발병·폐사 일자가 확인이 가능한 554건을 분석한 결과, 3일 이내에 발병·폐사가 발생한 경우가 38.3%로 나타났고 7일 이내 발생 비율은 59.8%로 과반수였다. 질병명과 폐사 원인은 주로 심장 기형과 같은 선천성 질환이나 파보바이러스, 코로나 등 생후 1달 이내의 개에게 많이 나타나는 치명적인 질병이 많았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소비자는 분양 받을 당시에 동물이 가지고 있는 질병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분양샵에서도 분양 이후 발생한 질병·폐사이므로 환불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 피해가 많은 것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 시에 분양비 할인이나 예방접종 비용 할인을 미끼로 동물병원, 보험 등 연계 서비스의 가입을 유도하는 판매방식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90건(5.5%) 접수됐다. 연계병원이 소비자의 거주지와 너무 멀어 이용하기 힘든 이유로 서비스 해지를 요구해도 환불을 거부당하거나 훈련 서비스를 가입했지만 훈련 효과에 불만족해 중도 해지를 요청했으나 거부된 피해사례도 있었다.

동물병원 진료비 관련한 소비자 피해를 과다청구, 과잉진료, 사전미고지, 가격관련으로 나누어 연도별로 살펴본 결과, 가격 관련한 불만이 전년대비 2020년에 증가하였고 과잉진료도 소폭 증가하였다. 가격과 관련한 피해는 주로 진료비 선납, 치료 도중 포기로 중도 환급, 비용 문의 등이다.

연맹 관계자는 “가격부담에 소비자의 불안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가격공시제와 함께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정보채널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정책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