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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상조업계 성장 발목잡는 행정편의주의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1/11/02 [09:15]

- 후불제의전·장례식장 강매 횡포 등 사각지대 단속 필요

- 한상협, “온라인 규제하는 고시 개정안, 소비자·업체에 악영향

- 후불제 의전·장례식장 강매 횡포 등 사각지대 단속 필요

 

 

공정위는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요 업무현황 보고를 통해 소비자 권익이 우선되는 시장경제 구현을 목표로 제도 개선에 힘썼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상조산업과 관련해서는 할부거래법 및 시행령 개정을 통해 크루즈 여행상품의 제도권 포섭, 자본금 유지 의무 부과 등을 신설했고, 그 밖에 소비자 편의를 위한 정보제공 확대와 상조업체 법 위반 행위 점검 등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상조업계 전반에서는 적절한 의견수렴과 이를 바탕으로 한 법안 개정에 대해 크게 반감이 없는 분위기이나 오늘날 소비자 피해의 온상으로 지적되는 후불제 의전업체에 대한 제재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추진 중인 고시 개정안 역시 현실적이지 못한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쓴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는 업무보고를 통해 할부거래법 개정과 소비자 관심 분야 및 피해 다발 분야 정보제공 확대 등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원활한 소비자 정보제공을 위해 상조회사의 해약환급금 산출시스템을 구축하고, 선수금 보전비율을 위반하거나 허위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할부거래법 위반 행위를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조사했다.

 

소비자 피해 취약분야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 점검과 피해 예방을 위해 공정위는 상조업체의 자본금 유지의무를 부과하는 할부거래법 개정을 통해 건전성 강화를 꾀했고, 할부거래법 시행령을 개정, 크루즈 여행상품과 가정의례 상품을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이 밖에도 이미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 대한 구제책 강화를 위해 단체소송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을 10월 국회에 제출한 한편, 소비자가 편리하고 정확한 민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채팅형 민원처리 통합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복수의 상조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 보호와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 대체로 합리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는 데 공감했다.

 

그러나 할부거래법 개정과 더불어 현재 함께 추진하고 있는 고시 개정안에 대해서는 온라인 상품에 대한 무분별한 제재가 가해질 수 있어 상조업계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후불제 의전업체와 같이 상조시장 외부에서 질서를 훼손하는 변종 영업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공정위 할부거래과에서 할부거래법 개정 등을 추진함에 있어 상조업계나 여행업체 의견을 듣고, 이를 수용해 적용 유예 등 연착륙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소비자 피해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업무를 추진해온 데 대해서는 과거의 편향적인 방향과는 다름을 느끼나 해온 일 만큼, 해야 할 일이 아직 산적해 있고, 오늘날 소비자 피해의 양상이 상조시장 외부에서 두드러지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생각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상품에 환급금 높이라는 공정위, 들어간 관리비 어쩌나

 

현재 상조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사안은 지난 5일 행정예고 기간이 종료된 고시 개정안으로 금년말 개정 완료를 앞둔 만큼, 중요하다 볼 수 있다. 고시 개정안은 기존의 상품 판매 방식이 아닌 온라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모객할 시 그 가입수단별로 해약환급금을 차등해 적용하도록 하는 표준약관 외의 새로운 해약환급금 산정기준 고시다.

 

공정위에 따르면 고시 개정을 통해 계약 해제에 따른 해약환급금 산정 시 개별 소비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고, 상품 종류 및 거래방식에 따라 모집수당 공제액 규모를 차등 적용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소비자 편의에 도움이 된다는 발상이다. 특히 이번 고시 개정안은 온라인 상품을 겨냥한 것으로 최근 비대면 경제활성화에 따라 상조상품의 가입 경로가 다양(전화, 인터넷 등)해지고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복수의 상조업체 관계자들은 고시를 개정하는 것 자체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우선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해약환급금 표준약관 역시 지난 2011년 소비자 단체의 일방 주장을 받아들여 최종환급률이 85%로 설정돼있는 만큼, 이미 상조업체에 부담이 가중됐던 상황이고 온라인 상품의 활성화 역시도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영업상의 피해를 완화할 수 있도록 내놓은 궁여지책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업계의 현실을 고려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해당 고시 개정안은 온라인 상품 판매 시 모집수당을 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해약환급금을 더욱 높여서 돌려주도록 하자는 공정위의 발상에는 온라인 상품 판매에 소요되는 관리비, 마케팅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 사고라며 반발을 토로하고 있다.

 

상조업체 한 관계자는 상조상품의 경우 사실 온라인 채널을 최근 활성화시키고 있다곤 하나 다이렉트로 판매되는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한 소비자가 상조업체의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신청을 하게 되면 대부분은 영업사원으로 연결되며, 해당 프로세스를 거친 후에는 기존에 판매하던 오프라인 상품과 마찬가지로 유지·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결국 관리비용은 기존 상품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들어가게 되고, 온라인 채널 확보를 위해 더 많은 투자금을 필요로 하는 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한상협, “상조업체 온라인 선회는 코로나19 생존전략

 

고시 개정안을 두고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에서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27개 회원사의 의견을 접수해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협회 역시 상조업계 여론 전반과 마찬가지로 상조상품의 판매 수단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영업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새로운 규제보다는 어려운 시장환경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홈쇼핑·인포머셜·온라인 마케팅 등 사업자가 비대면으로 소비자를 모집해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에서도 홍보비를 비롯한 콜센터 운영비, 전산 관리비 등 규모에 따라 다양한 직·간접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모집 방식에 따른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비대면이기 때문에 모집비용이 적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 모집인 수수료를 초과하는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 상조업체의 모집 수수료는 장기선급비용으로 재무상태표상 자산에 계상되는데 반해 광고 홍보비 등은 당기 비용으로 처리돼, 상조회사 회계지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입장을 표했다.

 

현재 고시에 따른 해약환급률 역시 업계 실정과 동떨어진 것으로, 고객이 해지할 때마다 적지 않은 손실을 감수해오고 있다며 모집수단별로 차등을 둘 경우 실질적으로 해약환급률의 상승을 꾀하면 전체 상조회사들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된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협회는 모집방식에 따라 모집수당의 차이를 두게되면 동일 가격대의 상품에 대해서 단순히 모집 방식의 차이 때문에 상품 서비스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어 소비자가 오히려 손해를 입을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고시 개정안을 통해 바뀐 모집 수당을 적용해 상품을 출시하거나 변경해야하는 사업자에게는 상품계약, 고객관리 등에 있어 부담을 줌으로써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소비자에게는 기존에 같은 가격으로 제공받던 서비스보다 낮은 수준의 상품을 제공받게 돼 결국엔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 지적했다.

 

 

후불제 의전업체 탈법행위 단속해야

장례식장, 상조 행사 거부·회원 가로채기 심각

 

업계 현실을 외면한 고시 개정안과 함께 후불제 의전업체에 대한 부실한 관리·감독도 남은 한 해의 주요 이슈로 꼽힌다. 특히 후불제 의전업체는 법적 가이드라인이 없고, 관리감독 기관도 없어 행사 현장에서의 무리한 영업행위로 숱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 제대로 된 구제를 받기 어려웠다. 공정위 역시 규율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탓에 할부거래법에 저촉되는 일부 후불제 의전업체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단속이 어려웠고, 마침 상조업계의 구조조정 시기를 틈 타 그 세를 확장해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후불제 의전업체를 규율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나 조사활동을 요구해왔으나 공정위에서는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이승혜 할부거래과장을 중심으로 여럿 상조 관련 제도 개선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사업자 단체가 출범하는 등 의사소통 창구가 마련됨에 따라 후불제 의전업체의 제재에 대해서 역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공정위에서는 우선 지난 7, 두 곳의 사업자 단체(한국상조산업협회, 대한상조산업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후불제 의전업체의 확산에 따른 소비자 피해 방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상조산업협회는 후불제 상조라고 불리는 이들 의전업체들은 자본금 요건을 갖추고 회계감사와 소비자피해보상보험 가입이 의무화된 선불식 상조회사와 달리 사업자 등록만 내면 운영이 가능하다문제는 상조업계의 재무가 부실하다거나 부패로 인한 피해가 많다는 등 상조시장을 비방하며 대대적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영업 중인 기형적 형태의 탈법업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금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미끼로 멤버십, 조합비 등의 명목으로 대금을 미리 받는 탈법업체도 존재하며, 이에 대한 조사와 장례의전 업체라고 하는 업종의 구분을 명확히 함으로써 선불식 상조업체와 동일시 되는 오해를 차단할 수 있도록 규제 방안이나 표시광고법에 따른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이후 공정위에 의견을 제출하면서 후불제 의전업체와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부당 행위를 일삼는 장례식장에 대한 피해 대책도 제안했다.

 

 

우선 관련 소비자 피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용품 강매의 경우, 최근 장례식장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상조업체를 대상으로 용품 강매를 하고 있으며 꽃 제단을 넘어 기초 고인용품, 장의 버스 등으로 더욱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례식장의 강매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상조업체 측에 접수된 장례 의전 시 시신인도를 거부하는 극단적인 폐해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유족들의 부담으로 귀결되고 있어 계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보훈병원 등 일부 장례식장의 경우 과거부터 상조업체의 장례행사를 거부해온 곳으로 잘 알려져있는데, 이는 장례식장 이용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이며, 해당 업체를 조사해 상조업체가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장례 규모가 축소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조를 이용하지 않을 시 빈소를 무료제공하거나 할인을 제안하면서 상조상품 대비 터무니없는 저가의 서비스를 제안해 가로채가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이 역시 사전에 피해를 방지하고 상생해나갈 수 있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간담회를 통해 사업자 단체 의견을 들은 공정위는 향후 전체 상조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보다 폭 넓은 이슈를 두고 얘기를 듣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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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02 [09:15]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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