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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별/ 전 세계를 뒤흔든 K-드라마의 위엄
 
이정석 객원기자   기사입력  2022/01/13 [14:03]

 

이혼한 채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기훈. 부족한 경제력에 아이는 재혼한 전부인과 살고 있고, 사채업자에게 쫓기며 아이의 생일마저 경마장에서 한 탕을 노려야 겨우 선물이라도 준비할 수 있는 처지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게임에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오고, 딸 가영이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는 소식에 결국 그 제의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가 끌려간 곳은 목숨을 담보로 게임을 하는 곳. 어떤 게임인지도 모르고 찾아온 사람들은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며 탈락할 때마다 무자비하게 살해당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연실색한다.

 

탈락자는 죽게되고, 탈락자 수만큼 상금이 쌓이는 시스템으로 최종 승자는 456억원이라는 막대한 상금을 손에 넣지만 결국 다른 참가자들은 모두 목숨을 잃어야 하는 상황. 참가자들은 계속 게임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들과 이런 위험한 게임을 계속할 수 없다는 이들로 갈려투표를 하게 되고, 결국 과반수가 게임의 중단에 찬성하며 이들은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돌아온 기훈은 파출소에 찾아가 신고하지만 황당하기만한 내용에 경찰들은 그의 말을 불신하고, 이후 자신도 모르게 오랜 지병을 앓고 있던 어머니가 위독해진 상황을 알게 되면서 결국 오징어 게임에 다시 참가하기로 결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훈과 같이 다시 돌아와 2번째 게임을 시작하게 된 오징어 게임. 기훈은 첫날 만난 노인 일남과 서울대 출신의 동네 후배 상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외국인 노동자 알리, 경마장에서 알게된 소매치기 새벽 등과 일행을 이뤄 게임에 참여한다. 한편, 사라진 형의 흔적을 쫓던 중 우연히 파출소에서 기훈의 얘기를 들은 경찰 준호는 자신의 형도 오징어 게임 명함을 갖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몰래 현장에 잠입하게 되는데…….

 

2021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되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의 줄거리다. 오징어 게임은 이정재, 박해수 등이 주연을 맡고,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로 흥행과 작품성을 인정 받은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9부작 드라마. 20219월 공개돼 17일만에 11000만 가구가 시청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하고,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10년 동안 누적한 유튜브 기록을 8주만에 뛰어 넘는 등 그야말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이 일었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호평 받고 할로윈 시기 가장 핫한 코스튬이 됐으며, 해외 유명 시상식에 수상, 또는 노미네이트된 그야말로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드높인 명작이다. 시즌 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 방영이 확정됐고, 시즌3에 대한 논의까지 진행 중이다.

오징어 게임은 자막을 보는 것에 익숙지 않은 영어권 시청자들에게 비영어권 작품이 어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편견을 깨고 사실상 2021년 한 해를 지배한 드라마가 됐다. 이는 이제는 익숙해진 소재 중 하나가 돼 버린 데스게임을 전면으로 다루면서도 다른 작품들과는 차별화되는 이 드라마만의 강점이 그만큼 차고 넘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린 시절 즐기던 추억의 게임을 데스게임의 소재로 삼은 점, 어린이들의 게임을 소재로 한 만큼 이에 어울리는 독특하고 판타지적인 색감으로 구현한 차별화된 시각적 정서와 무드, 현실 세계에 대한 냉철한 비판 의식, 해외에서 더욱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는 한국적 문화와 감성, 충격적일 정도로 신선한 창의적 사건과 다양하면서도 입체적이고 인상적인 인물 캐릭터들까지 국내외 수많은 매체와 평단, 시청자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이 드라마의 매력을 설명한다.

 

 

변수에 변수를 거듭하며 극대화되는 서스펜스

과거 대중문화의 중심은 전 세계적인 배급망을 갖춘 영화계에 있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필두로 하는 OTT라는 플랫폼의 등장은 세계 대중문화 시장에 엄청난 혁신을 가져왔으며, 특히 코로나 펜데믹 이후 네트워크를 타고 전 세계의 가정으로 침투하는 OTT는 문화계의 주도권을 이끄는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영화 뿐만 아니라 드라마 역시 각국 시청자뿐 아니라 처음부터 세계의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게됐고, 이는 한국 콘텐츠 시장에도 기회가 됐다. tvN, JTBC 등을 중심으로 멜로 일변도의 기존 공중파 드라마를 대체하는 장르물 등 다양한 드라마를 선보이며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던 한국 드라마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만나며 더욱 세계화 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드라마의 세계화로 상징되는 변화된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통상 두 세 시간 정도의 러닝타임을 갖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긴 호흡을 갖게 된다. 몰아보기가 가능한 OTT에서 그 시간동안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시청욕구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관점에서 매 회 등장하는 예상 밖의 변수와 사고는 그런 긴장감을 가져가는 핵심 요소다. 넷플릭스 흥행작들이 갖는 공통된 특징 또한 이것이다.

 

2020년 가장 핫했던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인간수업이 그렇고, 지금 언급되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 그렇다. 오징어 게임은 목숨을 건 게임이라는 기본 전제로 스릴러와 서스펜스 요소를중심 축에 두고 간다. 이는 동심의 세계에 현실의 잔혹성을 덧입힌 일종의 우화 같은 오징어 게임만의 특징과 함께 동심의 놀이 시스템과 공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성인들, 특히 각기 다른 성격과 경험을 가진 캐릭터들이 충돌하고, 각성하고, 욕구를 드러내고, 충동을 일으키며 다양한 변수들을 만들어간다. 여기에 깐부편의 구슬게임처럼 게임 방식에서도 예상 밖의 변수와 반전을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이 느끼는 충격과 서스펜스를 극대화한다. OTT와 현대 드라마에 먹힐만한 요소를 작품의 독창성과 함께 영민하게 배치하고 이끌어가며 흥행을 위한 성공 공식을 최적화한 작품인 셈이다.

인간군상을 통해 현실의 잔혹함을 이야기하며, 인간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십분 활용해 드라마적 재미를 완성한 최고의 작품. 오징어 게임을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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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1/13 [14:03]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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