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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상술 아닌 마음으로 다가가야
 
박대훈 발행인   기사입력  2022/07/03 [16:22]
▲ 박대훈 상조매거진 발행인

모두 잘 살아 보자고 앞만 보고 달려왔던 산업화 세대를 지나 오늘날의 기업들은 그동안 놓쳐왔던 인간성을 다시 돌아보고, 환원하는 성찰의 시대를 맞고 있다. 

 

삶의 대소사를 아우르는 상조는 더더욱 그렇다. 우리나라의 상조산업은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보편적 서비스로 전환되는 변곡점에 놓여 있다. 그러나 강도 높은 시장규제에 살아남고자 경쟁에 익숙해졌고, 생존이 희박한 곳과 이미 시장을 이탈한 유사업종의 위법행위가 난무하면서 산업 전체의 이미지가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륜지대사를 도맡는 상조가 본래 취해야 할 도덕적 능력은 위축되고, 인술 아닌 도를 넘은 상술이라는 비난까지 받아가며 미디어의 공격 소재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상술은 상조시장의 지척에서 난립하고 있는 무등록 의전업체가 있다. 이들은 법적 규제나 감독기관없이 자유롭게 ‘바가지’ 행태 등을 통해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면서 ‘공정위’의 이름을 팔아 소비자를 현혹하는가 하면, 유명 상조업체 브랜드를 사칭하며 폐업한 상조회사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불법영업을 자행하고 있다.

 

과거 천궁실버라이프, 아산상조가 폐업했을 당시 이러한 유형의 2차 피해가 처음 발생했고, 올해에는 한강라이프의 폐업을 기점으로 이러한 불법 영업사례가 더욱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상조업계에서도 그릇된 마케팅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있었다. 최근 대형상조업체인 K사는 만기가 15년 이상인 결합상품을 판매하면서 정당한 해약요청을 거부하고, 또 자회사인 다단계 회사의 판매원을 동원해 상조상품을 팔다 할부거래법 위반으로 서울시에 적발됐다. 이렇게 가입한 회원만 4만 5000명에 이른다.

 

결합상품은 만기 시 100%의 환급금을 돌려주는 마케팅의 특성상 업체의 재무건전성을 비롯한 투자능력, 자금 유동성 등 장기적인 비전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제때 고려하지 않고 단기간에 실적은 채운 결과로 위법이란 부메랑이 돌아온 셈이다. 이와 더불어 모 상조회사 역시 지난해 SNS를 통해 결합상품을 판매하면서 여기에 묶인 가전제품을 ‘공짜’인양 속여 팔아오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상술한 행위들은 결국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장례 산업 전체의 피해로 이어지면서 국민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불신과 충돌해야하는 아이러니를 낳고 있다.

 

그릇된 방식의 외적 성공보다 내적 성숙에 가치를 부여하는 업계가 돼야 한다. 애초에 소비자들이 상조를 선택한 것은 정성을 다하는 서비스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온갖 화려한 수사가 마케팅에 판을 치지만 상조의 근간을 잊어선 안된다.

 

안타깝게도 불법 행위에 대해 우리 업계의 대처는 수동적이다. ‘우리는 다르다’며 정도를 걸어왔지만 이를 제대로 내보인적은 전무하다. 소비자를 이윤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사람의 향기를 품고 걸어가야 한다. 이를 기업의 언어로 치환하자면 ESG나 CSR, 가치사슬 등 보다 직관적인 말들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먹고사는 것에 대한 허약한 속살로 경제 위기나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것엔 분명 한계가 있다. 기초를 튼튼히 다지고, 우리가 원래 잘하는 것을 보여주는 꾸준함이야말로 정도이자 정답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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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7/03 [16:22]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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