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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엽 변호사 칼럼/ 사적공간서 합의된 동성 군인 성관계, 처벌 대상 아냐
 
전상엽 변호사   기사입력  2022/07/18 [21:55]

 

▲ 전상엽 법무법인 원진 변호사   

최근 십년 동안 사회적으로 큰 변화라고 할 만한 것 중에 하나가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 및 정조의무의 비형사화를 들 수 있다. 대법원은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성범죄에 있어 피해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려 하고 있으며, 이미 대다수 국민이 알고 있듯이 간통죄가 폐지됨으로써 부부간 정조의무는 형사상의 문제가 아닌 철저하게 민사상의 문제(이혼 및 손해배상)로 귀결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성소수자들의 권리도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고 동성간의 혼인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성소수자들은 자신들의 성적 지향 및 권리를 페스티벌 등을 통해 알리려고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종교단체 등과 마찰을 빚고 있다. 국가는 성적 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되고, 이러한 움직임은 사적 영역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타인에게 직접적인 법익침해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이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수한 영역 특히 군대에서 동성간 성관계(아마도 남성간의 성관계가 대부분일 것이다)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대법원은 매우 진보적인 판결(2019도3047)을 내렸다.

 

군형법 제92조의 6은 남성군인간에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즉, 당사자간에 합의하여 한 동성간의 성관계에 대해서도 처벌하고 있다. 위 판결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남성 군인간에 근무시간 외에 여외에 있는 독신자 숙소에서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는데, 이러한 성관계가 군형법 제92조의 6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기소가 되었다. 1, 2심은 이에 대해 군형법 제92조의 6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라 이뤄지는 등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군형법 제92조의 6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면서 기존의 대법원 판결마저 변경하였다. 

 

대법원은 “동성 간 성행위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전제하고,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에 따른 성행위를 한 경우와 같이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두 가지 법인 중 어떤 것도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까지 처벌대상으로 삼는 해석은 허용될 수 없고, 이를 처벌하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의 과도한 제한으로 기본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대법원 재판관들의 소수의견으로 현행 규정의 보호법익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포함된다고 볼 수 없고, 상호 합의 여부를 현행 규정의 소극적 요소 중 하나로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이유로 대법원 다수의견은 문언해석을 넘어선 판결이라고 판시하였다. 

 

본 대법원 판결은 최근 성적 자기결정권의 확대 흐름에 비추어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전에는 하나의 가치관을 가지고 모든 국민이 이에 따라야 하였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의 소수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억압받을 수 밖에 없었다. 유교적인 정서가 강한 우리 사회에서 성적인 범주에서의 소수자들은 더더욱 자신의 권리를 침해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폐쇄성이 강하고 이른바 ‘군기’라는 것이 있는 군인간의 성관계에 대해 대법원에서 매우 전향적인 판결을 내린 것은 놀라운 사건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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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7/18 [21:55]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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