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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묘/ 일본의 장례문화, 어디까지 왔나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2/08/01 [15:03]
▲ 영상중계 장례업체 오오노소사이

 

-온라인 중계부터 애완동물 사육 서비스 등 ‘눈길’

  

코로나19의 여파로 장례식에 대한 사고방식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고 있다. 3일장을 스탠다드로 한 의전 행사가 가족장 및 1일장으로 간소화되고 저명한 경제인이나 문화인이라도 대규모 의식 대신 조용한 장례를 치르는 경우도 눈에 띄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닌 장례문화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상조매거진에서는 최근 장례문화의 변화에 따라 관련 산업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 주목해야 할 특이점을 살펴본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코로나19는 모임의 형태를 크게 바꿨다. 인원수를 제한하게 되면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장례식이 제한을 받았고, 유명인의 죽음 조차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의 장례식이 자취를 감추게 됐다. 현재는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소가족이 중심이 돼 고인을 배웅하는 ‘가족장’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위드코로나 기조인 지금도 이러한 문화가 굳어진 채 트렌드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그간 장례식이 대표적인 고비용 문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가 경비가 많이 드는 일반적인 장례 형태를 벗어나기 위한 계기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특히 종교적인 사정이 중요한 일본에서 관련 장법을 고려하지 않는 이른바 ‘마이웨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간소화된 장례식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커다란 장례식 장소를 이용하지 않는 동시에 일본 장례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승려를 부르지 않고 식을 진행하기도 한다.

 

일본의 일반장의 경우 고별식과 나눠 2일 간 걸쳐 실시되며 가족장은 단 1일로 종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별식 역시 소인원의 가족들만이 참석해 화장장으로 향하게 되며, 최근에는 고별식을 생략한 채 바로 화장장으로 향하는 ‘직장’, ‘화장식’이 등장하기도 했다. 고인이 병원에서 사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장례식은 하지 않고 간단한 가족장을 치르거나 직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장례문화의 변화는 단연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최근 일본 호조회에서는 병원을 설립하거나 종활 활동에 도움을 주는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장례업체들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장례문화 역시 독특한 장사법이 등장하면서 이를 다루는 전문업체가 인기를 끈다.

  

애완동물 케어 서비스 선보인 상조업체 ‘주목’

 

첫 번째 사업 다변화의 사례로 최근 수요가 높은 펫 시장과 장례, 요양을 더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1년에 4만 마리 이상의 개와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이 보건소에 반입되고 있다. 이러한 세태와 더불어 인구구조 역시 초고령 사회를 맞이한 가운데, 고령의 주인이 갑작스럽게 입원이나 요양 서비스를 받게 되거나, 사망하는 경우 남겨진 애완동물에 대한 케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본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기르지 못하게 됐을 때 애완동물을 기르는 책임을 다하고 싶다는 반응이 나타나면서 한 상조회사에서는 애완동물 후견 서비스를 출시해 관심을 얻고 있다. 해당 업체는 애완동물의 사망까지 사육하기 위한 일련의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입회금 10만엔과 월 회비 1000엔을 미리 적립해 사육비를 마련하는 선불식 할부거래상품을 마련했다.

 

상조업체에서는 해당 자금을 사용해 가입한 회원이 쓰러지거나 요양병원 등에 입원하게 됐을 때 애완동물을 위해 사육비로 사용하며, 보험과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회원의 사망 이후 남겨진 애완동물이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는 새로운 주인에게의 양도까지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동물이 고령이거나 병이 있어 양도가 어려울 때에는 별도의 노령 애완동물을 위한 시설을 통해 케어한다.

 

애완동물 후견 서비스 상조업체 모노와는 “끝까지 안심하고 애완동물과 살 수 있는 사회를 목표로 활동을 펼쳐 가겠다”라고 밝혔다.

 

▲ 안치장 업체 카논의 객실     

 

고인 추모의 의미를 더하는 ‘카논의 안치장’

 

코로나19 감염자의 경우 문상 자체가 금지되고, 곧장 화장됐기 때문에 고인과의 작별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이때 오롯이 고인을 추모하고 작별할 시간을 제공하고자 ‘안치장’을 선보인 장례업체 ‘상송암 카논’도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9년 한 학교 건물을 재정비해 장례식장과 영안실을 꾸민 이 업체에서는 새로운 조문 형태인 ‘안치장’으로 장례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일반적인 장례식의 경우 최근엔 직장과 가족장을 기준으로 고인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화장의 경우라면 1시간에 그친다.

 

특히 병원 영안실에서는 장시간 시신을 안치해둘 수 없고, 어렵게 수소문한 영안시설도 경우에 따라서는 장례식까지 고인을 보지 못하는 곳도 존재한다. 안치장은 장례절차에 무게를 두는 것이 아닌 고인과 함께 한 방에 26시간을 있으면서 작별의식에 초점을 맞춘 장례행사를 의미한다.

 

시신을 방에 안치한 후부터 유족들은 고인이 보고 싶을때 언제든지 면회의 형태로 마주할 수 있다. 장례식장과 더불어 14개의 객실이 준비됐으며 각 객실마다 다른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제공하고 있다.

 

카논 측이 제공한 이용 사례에 따르면 호코씨 자매는 상경하고 20년, 어머니는 고향에서 혼자 생활했다. 아버지의 묘소에 평소와 같이 들른 어느날,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4기의 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돼 도쿄의 병원에 모셨다고 한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생전에 좋아하던 온천에 갈수 없었던 대신, 천천히 추모할 공간과 시간을 찾고자 카논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카논의 미무라 대표는 “카논을 찾는 사람들은 작은 장례식일지라도 깊이 있게 고인과 작별하고 싶은 이들이다”라며 “1일장, 직장 등 장례 과정이 간소화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애도·추모시간을 소중히 하고 싶은 유족도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내는 마지막 시간이 충분하기를, 그리고 그 시간이 온화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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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8/01 [15:03]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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