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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공정위의 행정편의주의에 멍드는 상조업계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3/03/29 [10:32]

 

할부거래법·해약환급금 고시 등 이슈…합리적 개정 이뤄져야

상조업체의 선수금 통지 의무화…시행령 개정 앞서 업계 현실 반영해야

 

상조업체 소비자에게 선수금을 통지하도록 하고 자본금 15억원을 유지하지 못하면 등록취소가 가능한 할부거래법 개정안이 지난 2월 본회의를 통과 후 3월 21일자로 공포됐다.

따라서 내년 3월 21일부터는 개정 할부거래법에 의거한 상조업체의 새로운 소비자 통지 의무가 부과된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구체적인 방식을 담은 시행령 개정을 위해 현재 상조업계로부터 의견을 접수받고 있으며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세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법안 자체가 행정편의주의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잦은 통지로 인해 과거 소비자 해약을 초래한 전력이 있고, 중소업체의 자금 부담도 우려된다. 여기에 지난 3월 재행정예고한 고시 개정안 역시 ‘단순화’를 반복하고 있어 동일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공포된 할부거래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선수금과 관련된 내용을 소비자에게 통지하도록 규정했다. 이와함께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등록 후 자본금 15억 원 이상을 유지하지 못한 경우에 대한 등록취소 근거를 마련했다. 또, 감사인이 작성하지 않은 감사보고서 제출·공시 관련 과태료 부과근거를 신설하고 조사불출석·자료미제출·조사방해에 대한 과태료 부과금액을 상향했다.

 

이와 함께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등록사항 변경, 지위승계, 이전계약 신고에 대한 처리기한을 명시하고 수리를 요하는 신고임을 명시했고, 공정거래법의 과징금 연대 납부·결손처분 관련 규정을 준용토록 했다.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며 선수금 관련 내용 통지 조항은 공포 후 1년 후부터 시행되며, 이에 따라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소비자 통지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지난해 할부거래법 시행령 개정에따라 지난 2월 제도권에 포섭된 선불식 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업체도 이번 법 개정에 따른 선수금 통지 등이 의무화된다. 편유림 공정위 특수거래과장은 “소비자들이 계약한 상조상품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폐업 소비자의 경우 해약환급금의 수령비율도 증가하는 등 줄곧 고민해온 소비자 이슈 난제가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구체적인 통지 절차 및 방식에 대해서는 법 적용 기간 동안 공제조합과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법 개정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체에 선수금액, 납입횟수 등 선수금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통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의무 위반 시 시정조치 및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불식 할부계약과 관련되는 재화 등을 공급받기 전에 미리 수령한 선수금의 보전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해 소비자 보호를 보다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신고수리 여부 또는 처리기간 연장 통지기간을 법률에 명확하게 규정하고 선불식 할부거래업체의 지위승계 시 승계 효과의 기산점을 구체화하고, 과징금 징수 절차 및 과태료 기준을 정비하는 것은 현행 제도상의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함으로써 신고 민원의 투명하고 신속한 처리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 보호와 알 권리를 제고하고자 법안 개정이 이뤄졌다곤 하나 문제는 ‘현실’이다. 과거 공제조합에서는 비슷한 형태의 선수금 납입 등의 통지를 SMS를 통해 발송한 바 있는데, 소비자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납입 내역을 알아보기 전에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도 물론 있었으나, 다수의 소비자들은 자신이 가입한 상조업체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인해 통지를 받은 후 서둘러 해약을 요청하는 사례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추진 의지, 취지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이러한 소비자 통지가 또 다시 소비자에게 되레 혼란을 주지 않을까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공정위에서는 법안이 통과되기 이전, ‘내상조 찾아줘’에서 해당 제도가 필요한 지 여부를 직접 소비자에게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실제 소비자의 호응도를 살펴보기 위해 진행한 설문이었지만 결과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됐으니 무조건 통지를 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과거처럼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수준의 방법과 횟수를 정하는 것이다”라며 “이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여러 의견이 들리는데 연 1회 수준으로 하되, 소비자가 상시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나 오히려 횟수를 대폭 늘려 소비자에게 익숙해질 시간을 주자는 등 여러 의견과 논쟁이 오가는 중이다”고 말했다.

 

우편 등 고전적 통지는 효율 낮아…전자문서 등 모바일 전환 이뤄져야

무작정 내역 통지 시 소비자 불안 높아져, 통지수단 및 횟수 고민 필요

 

통지 방법과 관련해서는 오프라인에서 모바일 등 온라인 시대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우편과 같은 고전적 방식에서 벗어나 한번 시스템을 구축하면 비용 절감이 용이한 ‘카카오톡’ 혹은 문자메시지 발송이 이뤄져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각 지자체나, 보험사, 카드사, 은행 등 주요 업계에서 이미 모바일 환경을 활용한 ‘전자문서’나 ‘SMS’를 통해 여러 고지를 하고 있는 만큼 상조업계도 이와 유사한 방식의 전송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편의 경우 1통에 문자메시지의 10배가 넘는 가격이 책정돼있고 중소업체건, 회원 수가 100만을 넘는 대형업체든 모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물론, 문자메시지의 경우도 발송업체 대부분이 건당 20원이 넘는 수준으로 회원 수가 수십 만이라고 가정하면 연간 지출해야 하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에 일각에선 사업자 단체나 기존 문자발송 업무를 처리해 온 공제조합과 같은 기관에 위임해 온 업계를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해 비용을 줄이자는 의견도 나온다.

 

 

또한 이러한 통지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수신을 스스로 거부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둠으로써 무조건적인 통지로 인해 발생할 소비자의 불안요소를 차단하는 한편, 소비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는 웹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법안의 취지를 그대로 따라가되 업계의 부담은 줄이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이 밖에도 CCM인증회사나 협회 정회원사, 공제계약사 등에게 일종의 혜택을 둠으로써 변별력을 두고 운용함으로써 CCM 인증 장려 정책에 기여하는 등의 복지도 고려할 만한 요소라고 보여진다.

 

업체·공제조합·공정위 각각의 정보공개 활동에 ‘피로감’ 우려

통일되고 간결한 통지로 소비자 혼란 방지해야

 

특히 상조업계가 그간 부정적인 프레임 안에서 억울한 뭇매를 맞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지 수단은 물론, 통지의 내용 역시도 새롭게 제고돼야 할 것이다. 단순히 납입금의 내역 등을 숫자로 알려주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미지를 활용해 업계의 투명성을 강조하거나 보다 친소비자적 이미지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업계에서는 공제조합에서 발송하는 공제증서가 따로 있고, 여기에 더해 업체가 또 다시 별도의 통지를 해야하는 상황인데, 이와 동시에 공정위에서도 매년 4회에 걸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변경 사항을 보도자료를 통해 게재하는 등 소비자로서는 피로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절차가 문제되고 있다.

 

이처럼 통일되지 않은 각각의 방식은 받아들이는 소비자로서는 더욱 혼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판단됨에 따라 통지 방식을 보다 직관적으로 간소화하거나, 통지 단체를 일원화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다만 개정 할부거래법상 통지 주체가 선불식 할부거래업체로 제한된 만큼, 적법한 틀 안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적절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공정위, 여행상품 관련 고시 개정안 재행정예고

업계 “바뀌지 않는 약관, 시대착오적 기준들 현실 반영돼야”

 

이런 할부거래법 개정안이 ‘소비자 보호’라는 대명제에 업계의 현실이 가려진 채 법안이 통과됐다는 업계의 불안이 상존하는 가운데, 지난 3월 3일 재행정예고한 고시 개정안 역시도 단순한 접근으로 인해 업계의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재행정예고한 고시 개정안의 주요 내용에 따르면 할부거래법 규제 대상에 새롭게 포함된 ‘선불식 여행상품’을 고시 적용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고시 개정안 제3조 적용범위를 ‘할부거래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하고 있는 ‘선불식 할부계약’으로 넓히는 개정이 이뤄졌다.

 

이어 고시 개정안 제4조를 통해 선불식 여행상품 제공시기 확정 후 계약해제에 따른 해약환급금 산정기준을 마련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의 의사에 따라 선불식 여행상품의 제공시기가 확정되고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거해 재화 등의 제공시기가 확정된 이후에 발생한 비용(선구매 항목 취소에 따른 페널티 등)에 대해 일정부분 해약환급금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보완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고시 적용예를 살펴보면 소비자가 총 계약대금 360만원인 선불식 여행상품 계약을 체결해 월 3만원씩 120개월 동안 납부하기로 하는 경우, 소비자가 120개월 완납 후, 2개월 뒤 예정된 국외여행상품

을 확정했다가 선불식 할부계약을 해제하게 되면 위약금(관리비, 모집수당)을 제외한 306만원을 소비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또, 동일한 상황에서 소비자가 여행출발 9일 전 선불식 할부계약을 해제하게 되면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고시 상 9일전 취소 시 여행금액의 80% 환급(20% 배상)이 되므로 사업자에 대한 위약금 72만원이 발생한다.

 

따라서 최종 해약환급금은 306만원이 아닌 234만원이 된다. 이 밖에도 공정위는 고시 시행 전에 체결된 선불식 할부계약이 해제될 경우에는, 그 위약금 및 대금환급에 관해서도 개정 고시가 적용되도록 했다.

이에 상조업계 대표 사업자 단체인 한국상조산업협회에서는 고시 개정안에 대해 업계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보냈다.

 

 

협회가 제출한 의견에 따르면 먼저 고시 개정안 제4조 대금의 환급에 관한 기준과 관련해 제공시기 확정 후 계약해제에 따른 소비자 해약환급금 지급 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따르는 것이 아닌 여행표준약관의 특별약관에 따라 소비자에게 손해금액을 청구하거나 손실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공시기 확정 후 계약해제나 여행 취소 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따르게 되면, 확정일 전 취소 일정에 따라서는 소비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없으나 선구매비용(선사 및 항공사 비용)만 발생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해약환급금 산식에서 모집수당의 경우 10년 이상 공제한도가 50만원으로 제한돼있어 현재의 여행업 여건(상품가격 상승 등)에 맞도록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이와 함께 현 85%의 만기 시 해약환급율의 적용을 개정 이후 신규 계약에만 적용토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용 한국상조산업협회 사무총장은 “현재 선불식 여행상품은 대부분 500만원에서 1000만원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고, 500만원의 경우 기존 모집수당 50만원을 기준으로 적용 시 만기 환급율이 85%이상 산정된다”며 현실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시에 2011년 8월 31일 이전 만기 해약환급율은 81%이고, 2011년 9월 1일 이후에 85% 상향됐으므로 이러한 ‘별표’를 명확히 기술해 고시 이용자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사무총장은 “개정 법에 따라 새롭게 편입된 선불식 할부계약(여행, 가정의례)에 대해 계약시기를 불문하고 동일한 기준으로 환급금을 정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2022년 2월 3일 개정시행령 공포 이후 체결된 계약에 대해서 고시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라며 “이러한 현실적 여건들을 충분히 고려해야 소비자를 보호하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상조산업도 안정적인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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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3/29 [10:32]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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