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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 확정···‘웰다잉 문화 확산’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3/04/05 [15:48]

 

-보건복지부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 개최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22일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개최해 ‘제1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19~23)’의 2023년 시행계획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는 연명의료결정법 제8조에 따라 구성된 심의 기구로서, 호스피스와 연명의료 등 주요 정책을 심의하고 있으며 이번 계획을 통해 호스피스 전문기관 확대, 생애 말기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제도가 마련될 예정이다.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제1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에 따르면 호스피스 분야와 연명의료 분야에서 많은 개선책이 대두됐다. 먼저 호스피스 분야에서는 말기 환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게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유형별로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입원형 호스피스 전문기관 6개소와 소아청소년 대상 호스피스 전문기관 2개소가 추가로 확충된다. 유형별로는 입원형, 자문형(입원병동 없이 호스피스 상담진료 제공), 가정형(방문 상담진료), 요양병원형(요양병원 병동에서 서비스 제공), 소아청소년형(소아청소년 대상 전문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이 있다.

이와 함께 호스피스 병동이 없어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자문형 호스피스 전문기관 활성화를 위해 요양급여 암 적정성 평가 지표인 ‘호스피스 상담률’ 지표를 5대암으로 확대한다.

 

현행은 대장암, 위암, 페암에 국한돼있으며 앞으로 유방암, 간암을 추가키로 했다.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는 대상 질환을 확대하기 위해 각 질환별 말기 진단 가능 여부 및 우선순위에 대한 선정 근거를 마련(신부전, 심부전 등 우선 대상)할 예정이다. 또한, 제도 개선을 위해 호스피스 전문기관의 지정기한 설정과 수도권 호스피스 병상 대기 해소를 위한 ‘호스피스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으로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연명의료 관련 상담사 늘려 수요 대응

 

연명의료 분야에서는 ‘찾아가는 상담소’를 적극 육성해 수요자 지향적 운영을 강화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접근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찾아가는 상담소는 지난 2022년 실적이 4.6만 건으로 올해 5만 건으로 늘리며,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나 단체등록 수요 등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운다.

 

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사 노인일자리 연계 대상 기관 및 참여 인력 확대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노(老)-노(老) 상담에 따른 상담의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기존 비영리법인에서 지역보건의료기관, 의료기관, 노인복지관을 추가하고, 일자리를 늘려 2022년 105명에서 상담사 인원을 297명으로 늘린다.

 

의료기관윤리위원회 미설치 기관의 유입 및 설치된 기관의 연명의료중단 이행률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의료기관 평가지표를 적극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제도 유입의 필요성은 있으나, 참여율이 저조한 요양병원의 실질적 제도 참여를 위해 요양병원형 공용윤리위원회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결과 분석을 통해 향후 확대 방안을 마련한다.

 

서식 기록 관련 의료인에 대한 벌칙 규정을 완화하고 교육명령 이행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법률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벌칙 규정에 따르면 연명의료중단등 이행 관련 서류를 허위로 기록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으며, 고의에 의한 경우는 벌칙 규정을 유지하고 과실에 의한 경우는 교육이행명령 부과한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존엄하고 편안한 생애 마무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는 호스피스·연명의료결정제도는 앞으로 더욱 중요한 정책분야가 될 것”이라고 전하고, “앞으로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와 전문가,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제2차 연명의료종합계획(’24∼’28)을 수립하고, 실제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애 말기 지원을 위해 법률과 제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무의미한 연명치료 안받겠다”···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급증

 

한편, 이런 보건복지부의 움직임에 발 맞춰 각 지자체에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웰다잉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통에서의 웰다잉이란 대개 치료 효과 없이 단지 임종 시간만을 연장하는 인공호흡기, 항암제, 수혈 등의 의료행위를 거부하고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고 생을 마감하는 문화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내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를 미리 결정하는 것으로 임종 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으면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인공호흡기 착용 등 연명의료에 대해 본인이 중단 의사를 문서로 남기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8일 옥천군보건소에 따르면 옥천에서는 2019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 지정 이래 현재까지 857명이 사전의향서를 등록했다. 지난 3년간 83명에서 770여 명 넘게 급증한 것이다. 연령별로 70~79세 294명(34.3%)으로 가장 많고, 이어 80세 이상 270명(31.5%), 60~69세 193명(22.5%) 순으로 나타나며 주로 고령층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최근엔 젊은층 등록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30세 미만 5명, 40~49세는 22명, 50~59세는 73명 등이다.

 

군단위를 비롯해 시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충주시의 경우 지난 2020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 지정 이래 3년 만에 1355명이 사전의향서를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211명에서 1000여명 넘게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말기환자나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명의료 유보 또는 중단 의사를 남기는 연명의료 계획서 등을 포함하면 연말까지 등록자 수 2000명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충주시 보건소는 예측했다.

 

올해 처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신청받은 남양주에서도 웰다잉 확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남양주 풍양보건소와 대한노인회 남양주시지회 오남분회에 따르면 오남분회는 지난 2월 1일과 이달 9일, 2차례에 걸쳐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설명 및 신청서를 접수 받았다.

 

오남읍 시민들을 대상으로 2차례 실시된 이번 접수 기간 동안 신청자는 기간 동안 150여 명에 달했다.

이경희 오남분회장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신청 대상자들이 대부분 고령인데 접수 받는 곳은 한정돼 있어 이동에 큰 불편을 겪어 왔다”며 “많은 분의 요구가 있었고 관계기관의 도움을 받아 주민들이 집 근처에서 신청서를 제출할 기회를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첫날 100여 명에 이어 둘째 날 50여 명이 모이는 등 호응이 좋다. 사회적 인식도 점점 변화하는 만큼 시 전역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건 수는 전국적으로 올 2월 기준 160만 명에 달한다. 실제 의료기관에서 연명의료 중단이 이행된 건수도 26만 건을 넘어섰다.

 

연명치료 거부 움직임 이어 ‘조력존엄사법’도 수면 위로

 

이처럼 당사자가 죽음의 방식을 결정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관련 제도나 시스템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6월에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명 ‘조력존엄사법안’(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력존엄사’는 현재 법이 허용한 연명의료 중단을 넘어서서 말기에 이른 환자가 의사의 조력을 받아 스스로 삶을 종결하는 소위 ‘적극적 존엄사’에 해당한다.

 

그러나 생명을 다루는 사안인 만큼, 의료계·국민, 국회 간의 첨예한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고, 정부 역시 이러한 적극적 존엄사에 대해서는 충분하고 디테일한 협의가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즉, 법안의 실제 통과 가능성은 희박한 셈이다.

 

이와 관련,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조력존엄사 법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환자 스스로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입법 취지에 공감하고 여론이 찬성하고 있는 현실도 인정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이에 대해 찬반이 대립하고 있고 아직 충분한 사회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리하게 입법을 추진할 경우에는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민들은 이런 조력존엄사 법의 공론화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이는 그만큼 웰다잉 문화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정부정책과 지자체와 국민 간의 소통에 따른 사회적 합의로 더 나은 ‘웰다잉 문화’가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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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4/05 [15:48]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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