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계 대내외 위기에 패러다임 전환 가속…약진 이어가
상조업계의 한 해를 결산하는 감사보고서의 공시가 마무리된 가운데, 선수금 100억원 이상을 보유한 금융감독원 공시업체는 40개사로 나타났다. 올해는 몇몇 업체가 폐업하거나, 요건이 되지 않아 전년과 달리 공시하지 않은 업체가 존재했고, 일부 순위에서의 변동도 존재했다. 자그마한 변화는 있었지만 성장 저력은 여전했다. 이들의 총 선수금 규모는 전기 7조 461억원 대비 1036억원 늘어난 8조 822억원을 달성하며 8조원 진입을 이뤘다. 이에 상조매거진은 코로나19의 여파와 경기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선수금 신장을 이뤄내고 있는 상조업계의 동향을 살펴보는 한편, 시장의 흐름세를 분석해봤다.
(선수금 100억원 이상 업체로 집계했으며 4월 26일 금감원 공시 현황을 기준으로 함.-편집자주)
2022년말 재무제표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선수금 100억원 이상 40개사의 총 선수금 규모는 8조 822억원으로 전기 7조 461억원 대비 약 15% 증가했다.
2021년말에도 마찬가지로 15%대의 성장을 이어간 상조업계는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8조원대 진입을 이뤘다. 가까스로 코로나19가 잦아들었지만 이번엔 경기악화까지 겹치면서 지난해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상조업계는 저마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비대면 인프라 확충에 따른 판매채널 다변화 등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며 위기 극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만 이러한 대응 전략의 유무, 회사의 재무 상태에 따라 세세하겐 희비가 엇갈리면서 지난해 역시도 대규모 상위권 업체의 약진이 중소업체 대비 두드러졌다. 이들 40개사의 총 선수금 규모가 지난해 정보공개(9월말 기준) 선수금 규모를 넘어섰다는 점만 보더라도 대형사 위주의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그만큼 영세 업체와의 격차 또한 더욱 벌어졌다.
40개사의 선수금 규모가 8조원에 진입하면서 올해 결산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상조업체 수는 줄었지만 여행업체가 올해부터 잇따라 새롭게 선불식 할부거래업자 등록을 마치면서 전체 업체 수는 80개사로 늘었고, 그에 따른 효과도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상위 10개사 선수금 ‘6조 4181억원’ …프리드라이프 1위
2·3위는 대명스테이션·교원라이프
금감원 공시업체 가운데 상조업계 상위 10개사의 2022년말 총 선수금 규모가 6조 41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기 5조 4420억원 대비 약 18%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불황 등 악조건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말 기준 선수금 규모 1위는 프리드라이프로 1조 8774억원을 기록하며 전기 1조 5496억원 대비 21.15%의 성장률을 보였다. 프리드라이프의 선수금 규모는 5월에 이르러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적극적인 자산운용과 함께 웰다잉 캠페인, 프리미엄 장사시설 쉴낙원 운영 등 업계에 긍정적 이미지 개선에 기여하며 약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어 모기업 인프라를 비롯한 이업종간 활발한 B2B로 다양한 멤버십 체계를 구축한 대명스테이션이 전기 8842억원에서 20.09% 증가한 1조 618억원을 기록하며 2위에 랭크, 상조업계 두 번째로 선수금 규모 1조원을 돌파했다. 3위는 여행업체 인수 등으로 약진을 꾀하고 있는 교원라이프가 차지했으며 전기 7167억원 대비 36.89% 증가한 9812억원을 기록했다. 4위는 6207억원의 선수금을 보유한 교직원공제회의 자회사 더케이예다함상조가 랭크됐다.
5위부터 7위에는 보람상조개발, 보람재향상조, 보람상조라이프가 각각 차지했다. 상조업계에서 늘곁애라이프온에 이어 가장 오래된 업력을 갖고 있는 보람상조는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정통’을 강조해왔다. 이와 관련 지난 2019년에는 ‘결합상품 없는 클린 서비스’를 선언하는 등 결합상품 시장에 극히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등 자체 경쟁력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그러나 같은 시기 상위권 경쟁업체 대부분은 판매채널 다변화를 비롯한 B2B, 상품 다각화에 주력해왔고, 펀드사 투자를 이끌어낸 프리드라이프가 꾸준히 1위 자리를 고수하는 등 보람상조와 격차를 점차 벌려나가게 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시장변화가 보람상조의 선수금 상승폭을 둔화시킨 요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보람상조 역시 올해들어선 쿠쿠와의 제휴상품을 출시하는 등 가전결합 시장에 제대로 뛰어드는 한편, 기존 인적조직 외에 GA 채널 확대에도 눈을 돌리고 있으나 이미 관련 시장에서 승기를 잡은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다소 출발인 늦었던 만큼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할 상황이다.
5위인 보람상조개발은 전기 4263억원에서 4475억원으로 4.97% 증가했고, 6위인 보람재향상조 역시 전기 3408억원에서 3501억원으로 2.72% 늘었다. 7위인 보람상조라이프 또한 3093억원을 기록하며 전기 3012억원 대비 2.67% 성장에 그쳤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외감 기준 10위업체였던 보람상조피플은 되레 선수금이 전기 대비 1% 대 감소하며 11위로 밀려났고, 일찍이 다수의 B2B와 활발한 GA 채널과의 제휴로 해마다 20% 이상의 선수금 신장을 이룬 더피플라이프에 순위를 내주게 됐다.
부모사랑·더리본 여행상품 판매 박차…8,9위 랭크
더피플라이프, 보람상조피플 제치고 10위권 안착
선수금 규모 8위는 부모사랑으로 전기 2758억원 대비 206억원(7.48%)증가한 2965억원을 기록했다. 부모사랑은 ‘고인 맞춤 추모 장례 서비스’를 필두로 한 프리미엄 상조 서비스와 더불어 일찍이 크루즈 여행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내며 상위권에 안착했다.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된 현재에는 여행상품과 관련한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9위는 차별화된 웨딩서비스와 뷔페사업 등 혁신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정평이 난 더리본이 차지했다. 더리본의 선수금 규모는 전기 2275억원에서 2582억원으로 306억원(13.45%)증가했다.
10위는 올해 새롭게 랭크된 더피플라이프가 차지했으며, 전기 1673억원에서 477억원이 증가한 2151억원의 선수금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피플라이프는 상조업계 권익을 대변하는 한국상조산업협회의 회장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풍부하고 다채로운 멤버십과 상품군, 이를 지탱하는 다양한 판매채널로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갱신하며 업계 리딩 컴퍼니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라상조 선수금 감소폭 최다…전기 대비 –85억원
이처럼 리딩 컴퍼니들의 선전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선수금이 전기 대비 감소한 업체는 총 8곳으로 나타났다. 보람상조실로암, 디에스라이프, 다나상조, 웰리빙라이프, 새부산상조, 대한라이프보증, 보람상조피플, 한라상조다.
이 가운데 보람상조피플과 한라상조는 각각 선수금 순위가 11위, 18로 상위권에 속해있고, 보람상조실로암도 26위로 낮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보람상조피플은 전기 10위에서 11위로 선수금 순위가 하락한 것은 물론, 수년째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이는 장례행사 외에는 보수적으로 운영해왔던 보람상조피플의 속성상 어쩔 수 없어 보인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충현 대표를 필두로 행사외의 영업 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한라상조 역시 해마다 선수금이 소폭씩 감소하고 있는데, 결합상품 판매와 가입 시 혜택을 추가하며 가입 독려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로 이어지진 않은 분위기다. 과거 한라상조의 결합마케팅을 담당했던 외주 업체는 별도의 상조업체를 인수하며 독립하기도 했고, 경영진들 역시 비상조인 출신으로 부동산 사업에 일신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상위권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한라상조는 선수금 감소업체 8개사 중 전기 대비 선수금 규모가 가장 많이 감소한 업체이기도 하다. 전기 807억원이었던 선수금이 지난해말 721억원으로 –85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