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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5만 2718가구 ‘고독사 위험’, 공영장례 중요성 대두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3/07/12 [14:31]

 

-공영장례, 후불제 의전업체 도맡아 

-전문성 갖춘 장례문화 발전 위해 위탁 시 폭 넓은 기준 마련돼야

-상조업체 CSR 차원에서 무연고자 장례 진행하기도

 

서울시가 지난 10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고독사 예방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사회적 고립 위험 1인가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고독사에 따른 공영 장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서울시의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4개월간 25개 자치구와 함께, 동주민센터 공무원이 직접 가구를 방문하는 방식(필요시 비대면 병행)으로 총 5만 6248가구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이번 조사를 포함해 두 번의 실태 조사 결과, 고독사 위험 1인 가구 2만 4440가구를 추가 발굴했으며 총 고독사 위험군 가구는 5만 2718가구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남성은 53%, 여성은 47%였다. 연령은 60대 36.1%, 70대 26.5%, 50대 19.4%, 80대 이상 16.6% 순이었다.

 

1인 가구가 된 사유로는 이혼이 42.5%였으며, 직업이 없는 가구가 76.6%로 대다수를 차지해 소득 상황이 다소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 아예 없는 경우도 12%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독사 위험군 가구 대다수는 건강·소통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고독사 위험군 판단기준’ 중 아플 때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경우가 71.9%, 마음이 울적할 때 대화 나눌 사람이 없는 경우 49.3% 순이었고, 지난 1주일 간 소통 횟수가 1회 이하인 경우가 33.5%였다. 이 밖에도 최근 10년 간 실패, 상실 경험 2회 이상이 28.9%, 지난 1주일 내 외출 1회 이하가 24.7%로 뒤를 이었다.

 

고독사 위험군 가구의 대부분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만큼, 이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의료에 대한 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한 가운데 상·장례업계에서는 존엄성을 잊은 채 쓸쓸한 죽음을 맞고 있는 고독사 인구에 대한 최소한의 예를 갖추는 공영장례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 국회에서는 이러한 공영장례에 대한 법안 발의와 조례 등을 제정하며 늘어가는 고독사에 따른 공영장례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후불제 의전업체가 관련 입찰을 독점하다시피 하고있으며 상조업체 등 기타 업체의 참여 기회 역시 낮아 장례예산뿐만 아니라 세심한 서비스 내용까지 들여다볼 수 있도록 공신력을 높여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자체의 조례에서는 장례 서비스의 내용이나 장례절차에 대해 상세히 서술된 경우는 드문 실정이다. 또한 위탁업체를 선정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치르다보니 지자체의 담당자와 실제 행사를 진행하는 의전업체 간 제대로 된 정보 교환 역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이 이렇다보니 고독사, 무연고자 등에 대한 장례서비스의 질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고독사, 무연고자에 대한 의전행사 단가가 80만원 정도로, 일반적인 장례행사 대비 조촐하게 치러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다만 고인이 갖고 있는 저마다의 사연, 방문객과의 관계 등 조금의 배려와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쓸쓸한 죽음을 맞은 고인에게 위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공영장례는 형식적인 의례를 치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보다 예를 갖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고독사 위험군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고독사에 대한 장례 서비스 역시 보다 체계적이고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니즈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상조업계를 비롯한 장례산업 전반의 이미지가 다양한 형태의 소비자 피해 등으로 세간의 비판을 받아왔던 만큼, 이러한 공영장례에 관심을 가진다면 비록 수익성은 낮지만 올바른 장례문화 조성을 통한 이미지 쇄신 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만, 걸림돌이 있다면 대부분 공영장례가 후불제 의전업체 일색으로 추진되는 쉽지 않은 ‘진입장벽’이다. 이는 공영장례에 대한 지자체의 저렴한 예산과 담당자 자체의 무지가 한 몫 한다. 후불제 의전업체와 상조업체의 구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다.

 

이는 현재 다수 후불제 의전업체들이 상호명에 ‘상조’를 끼워넣는 탓이 크다. 때문에 외부에선 OO상조건, XX상조건 별다른 구분없이 모두 ‘상조업체’로 인식하는 일이 허다하다. 이에 일부 상조업체들은 자체적인 CSR 활동으로써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장례 행사를 제공하는 실정인데, 이 같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관련 지자체에선 이런 상조업계의 활동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공영장례 대부분은 ‘하던 대로’, ‘하던 업체와’ 진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다양한 데이터의 축적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는 공영장례가 시대 흐름을 뒷받침하는 ‘문화’로 자리잡기 어렵다”라며 “지금보다 폭 넓은 시각에서 업체 선정이나 입찰 환경과 기준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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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7/12 [14:31]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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