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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일본도 공공장례 ‘이슈’···무연고 무덤도 문제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3/10/24 [13:09]

 

-우리나라도 공영장례 ‘주목’···“고인 존엄성 지키기 위한 세심한 정책기반 필요”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최근 공공 부담으로 장례를 치르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 2022년은 지난 1956년부터 통계를 낸 이후 최다치를 갱신했다. 지난 23일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러한 무연고자의 공공 장례 증가에 대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일본은 화장 후에 인수하지 않는 ‘무연 유골’은 물론, 묘가 많은 특성상 방치된 무연묘 역시 계속적으로 증가하며 시설 부족현상을 겪는 등 초고령사회가 몰고온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맞딱뜨린 상황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2년도 생활보호법에 근거한 ‘장제부조’에 의해, 국가와 지자체가 장례비를 부담한 것은 전국에서 5만 2561건으로 나타났다. 기존 최다였던 2021년의 4만 8789건(104억엔)에서 약 3800건 늘어 처음 5만 건을 넘어섰다. 이러한 공공 부담에 따른 지출 총액은 국가와 지자체의 합계로 약 110억엔에 이를 것으로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일본의 장제부조는 유족이 장제비를 지출할 수 없는 경우나 익숙하지 않은 고인에 대해 집주인이나 병원장 등 제3자가 장제를 집행한다고 신청하면 행정이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다. 도시부에서 1건에 약 21만엔으로 규정돼있으며 나라가 4분의 3, 지자체가 4분의 1을 부담하고 있다. 

 

장례 건수가 가장 많았던 것은 도쿄로 9313건(전년도 대비 889건 증가). 오사카가 5252건(312건 증가)으로, 모두 전년 대비 최다치를 기록했다. 지자체의 부담은 도쿄에서 약 20억엔, 오사카시에서 약 11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무연고자 증가 요인···“유족들의 빈곤”도 문제

 

이처럼 일본에서도 신원은 알지만 인수자가 없는 ‘시신’, 즉 ‘무연고자’에 대한 공공 장례 등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연고자가 발생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경제적 사정’인 듯 하다. 이와 관련 일본의 요코스카 시 청사 내에는 인수자가 없는 약 200명의 유골이 보관돼 있는데, 이들은 모두 친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 조만간 무연고자 봉안당으로 옮겨지게 될 처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한 한 무연고자의 유족에 따르면 “친족이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이유는 친족도 생활에 곤궁하고 장례비용이 없거나 먼 곳에 살고 있는 유족조차 고령화로 체력적인 부담이 따르는 등 각자의 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밖에도 오랫동안 떨어져 살아 감정적으로 소원한 가족인 경우에도 인수를 거부할 것”이라며 “이처럼 유족들도 여러 가지 생각을 갖고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고민을 듣는 창구가 행정체계에 존재하지 않고, 사망하면 그저 비용만 발생한다는 것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일본은 이런 무연고자에 대한 공공 장례와 더불어 초고령 사회의 또 다른 사회적 문제인 고령자들의 빈곤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물론 공공 장례를 치르면서 소요되는 국민의 ‘세금’을 이용하는데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는 일 역시 적지 않은 부담이다. 여기에 묘가 많은 일본은 무연고자로 인해 점점 부족해지는 ‘공간’ 문제도 덩달아 겪고 있다. 

 

‘묘’가 많은 일본, 시설 부족도 문제

 

우선 무연고자의 증가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설 부족 문제를 들여다보면 지난 9월 26일 가나가와·사가미하라 시가 장사시설 ‘미네야마 영원’에는 묘지의 청소나 꽃을 제공해 조상을 공양하는 한편, 손질이 전혀 돼있지 않은 무덤도 많았는데 이들은 모두 관리하는 친족이 없는 이른바 ‘무연묘’로 알려졌다. 시가 관리하는 2개의 시설에서 합쳐 20개의 무덤이 이런 상태로 방치돼있고, 시에선 대응에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네야마 영원 관계자는 “우선 이렇게 관리가 되고 있지 않는 무덤들에 대해서는 통지를 하거나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연락처가 바뀌거나 하는 경우 친족을 찾아내는 조사기간만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라며 “결국 친족들을 찾지 못하는 경우 나머지 비용은 시가 부담하지 않을 수 없고, 지자체마다 이런 ‘무연묘’의 처리에 골치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묘지 행정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공영 묘지를 운영하는 전국의 지자체의 약 58%가 ‘무연묘’로 밝혀졌다. 아이치·도요타 시의 한 사찰에서는 2만기 이상의 묘석이나 지장이 부지 내에 늘어서 있으며 이들 모두가 무연묘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찰에 따르면 현재까진 공간적 여유가 있지만 금세 들이찰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각 기업이나 지자체에서는 최신 기술을 이용한 묘지 참배 서비스를 내세우는 등 기존 판도를 바꾸고자 시도하고 있다. 일례로 한 관혼상제 업체는 가상 공간에 ‘메타버스 묘지’를 건설하도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실제 무덤이 없어도 PC나 스마트폰이 있으면 어디서나 자신의 아바타로 공간에 참여해 묘지를 참배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하려 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상조업체 사이에서도 유명한 ‘사이버 추모관’의 기능을 대폭 확대해 실제 고인의 음성을 AI를 통해 학습시키고 고인과 메타버스상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도 함께 개발해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알파클럽 무사시노의 오가와 마코토 이사는 “AI를 활용해 100년, 200년이 지나도 고인과 대화가 가능해진다는 것을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2024년 7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보다 앞서 프리드라이프가 AI 업체인 딥브레인 AI와 지난해 11월 업무제휴를 체결, 고인 데이터에 대한 AI 딥러닝을 통한 ‘재회 서비스’가 가능한 ‘리메모리’를 선보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처럼 공공 장례의 부담과 그로 인해 파생된 다양한 사회적 논의들은 ‘무연고자’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돼 궁극적으론 ‘장사문화의 선진화’를 이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선례 바탕으로 선제적 대응 나서야

 

우리나라 역시 일본에 이어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현재 일본의 상황은 참고할만 한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각 지자체 별로 대부분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공영 장례 지원을 위한 조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무연고자와 더불어 연고자가 있지만 장례비용 부담으로 인해 시신을 인수할 수 없는 기초생활 수급자에 대해서도 공영 장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촘촘하게 운영되고 있다.

 

다만 현행 공영 장례 구조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무연고자’에 대한 존엄성을 훼손하는 장사 방식에 있다고 보여진다. 무연고자인만큼 시신 처리는 봉안당에 한데 모아 처리되고, 장례 식 역시 최소한의 ‘격식’을 갖춰 진행되는데 이런 장례식이야 감안할 수 밖에 없더라도 고인에 대한 존엄성까지 해치는 무더기 시신 처리 방식은 제고돼야 할 사안이라 판단된다.

 

이는 특히 최근 AI 기술을 결합하거나 가상 공간, 사이버 추모관 등 추모 방식이 보다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무연고자에 대한 처우는 더욱 아이러니하게 비쳐지는 대목이다. 이에 장사문화를 선도해 온 상조업체에서는 앞선 다양한 서비스 개발은 물론, 무연고자에 대한 장례까지도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정작 일부 지자체에서는 단순 행정의 시각으로 무연고자 장례를 치르는데 급급해 이런 ‘좋은’ 의전을 보여주는 일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최소한의 의전 절차로 진행되는 만큼, 예산의 폭이 크지 않아 아직까지 상조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연고자 장례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나 앞으로의 고령자 추세와 고독사 문제, 핵가족화 등 사회현상을 살펴보면 무연고자의 숫자는 더욱 치솟을 것이란 점에서 국가도, 관련 기업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머리를 맞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일본이라는 선례를 참고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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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24 [13:09]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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